운명의 장난인가.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본선 1라운드 최대 분수령인 한국과 호주의 맞대결에서 한국 타선이 넘어야 할 산은 다름 아닌 'KBO 리그'에서 뛰고 있는 LG 트윈스 소속 라클란 웰스(29)다. 웰스는 LG 트윈스 동료인 손주영과 선발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8일 일본 도쿄돔에서 일본전을 마친 데이브 닐슨 호주 감독은 패장 자격으로 공식 기자회견장에 나선 자리에서 9일 오후 7시 열리는 한국전 선발 투수를 웰스라고 발표했다. 닐슨 감독은 "대회를 앞둔 시점부터 한국전 선발은 웰스였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한국은 호주전 선발 투수로 좌완 손주영을 예고했다.
호주가 선택한 카드는 예상대로 '한국 전문가' 웰스였다. 지난 2025시즌 키움 히어로즈에서 대체 선수로 활약하며 KBO 리그를 경험한 웰스는 올 시즌 LG 트윈스의 '아시아쿼터 1호' 선수로 낙점되며 한국 야구와 깊은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2025시즌 키움 소속으로 4경기에 나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3.15의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좋은 평가를 받아 2026 시즌에도 한국 무대에서 뛰게 된다.
호주 입장에서는 한국 타자들의 성향과 약점을 낱낱이 파악하고 있는 웰스가 최적의 선택지다. 특히 웰스는 지난 2월 LG 스프링캠프에서 최고 구속이 시속 148km 직구와 예리한 체인지업을 선보이며 구위가 정점에 올라 있음을 증명한 바 있다.
웰스가 마주할 한국 대표팀 라인업에는 '얄궂게도' 소속팀 LG 동료들이 즐비하다. 박동원, 문보경, 신민재, 박해민 등 무려 7명의 LG 선수가 태극마크를 달고 웰스를 무너뜨려야 하는 상황이다.
손주영은 8일 대만전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일본전을 앞두고 호주전 선발로 나가는 걸로 결정됐다. 일본전에 자진 등판해 세 타자 정도 상대하며 감을 잡았고, 몸 상태도 좋다. 전력투구해야 하고, 홈런을 맞지 말아야 한다. 볼넷을 주더라도 날카롭게 제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손주영은 "부담은 있지만 소속팀 LG에서도 이런 위기를 몇 번 이겨낸 기억이 있다. 컨디션 회복 잘하고, 최선을 다해 던지겠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지난 2023년 WBC에서 호주에 당한 패배로 1라운드 탈락이라는 아픔을 겪었다. 이번 경기마저 내준다면 사실상 8강 진출은 좌절된다. 특히 8일 대만에 패한 대표팀 입장에서는 무조건 2실점 이하를 해야 하고 호주를 5점 차 이상으로 제압해야 한다.
벼랑 끝에 몰린 한국 대표팀 입장에서 웰스는 반드시 넘어야 할 벽이자, 역설적으로 가장 잘 알고 있는 상대다. 과연 도쿄돔의 마운드 위에서 '동료'가 아닌 대표팀의 승리를 위해 공을 뿌릴 두 투수 가운데 마지막에 웃을 승자는 누가 될지, 야구팬들의 시선이 9일 오후 7시 도쿄돔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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