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준비해 온 과정을 되새겨보면 너무나 억울하고 분하다."
벼랑 끝에 몰린 류지현(55) 한국 야구 대표팀 감독이 호주와의 운명의 일전을 앞두고 선수단에 '독기'와 '믿음'을 동시에 심었다.
류지현(55)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9일 오후 7시 일본 도쿄돔에서 2026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C조 4차전 호주전을 치른다. 8일 대만전을 내줘 1승 2패로 탈락 위기에 몰린 한국은 이번 경기에서 2실점 이하의 조건과 함께 호주에 5점 차 이상의 승리를 거둬야 하는 상황이다. 나머지 경우의 수는 한국의 8강행 무산이다.
경기를 앞두고 공식 기자회견에 나선 류지현 감독은 도쿄돔으로 나서기 전 선수단 미팅 내용을 공개하며 담담하지만 강한 어조로 말을 이어갔다. 그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어찌 보면 우리에게 다시 기회를 준 경기이기도 하다"며 "조금 더 긍정적인 생각을 해달라고 선수들에게 당부했다"고 밝혔다.
특히 '5점 차 이상 승리·2실점 이하'라는 가혹한 승리 조건에 매몰되지 말 것을 주문했다. 류 감독은 "구체적인 스코어에 너무 얽매여 쫓기고 급해지면 오히려 안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며 "경기 시간 3시간 안에 자기 역할만 다해준다면 분명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우리에겐 충분한 시간이 있다"고 강조했다.
류지현 감독은 2025년 2월부터 WBC 준비에 매진했다. 지난 1월부터 사이판 캠프부터 쉴 새 없이 대회를 준비한 것은 이미 유명하다. 이번 대회 세대교체와 메이저리거 합류로 그 어느 때보다 철저히 준비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만전 석패 등으로 자력 진출이 무산된 상황에 대한 솔직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류 감독은 "우리가 지금까지 왔던 과정들을 되새겨보면 너무나 억울하고 분하다"며 "그런 마음가짐이 있다면 분명히 경기장에서 힘이 될 것이다. 끝까지 무언가 될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경기하자고 했다"고 덧붙였다.
마운드 역시 총력전이다. 류 감독은 "등판이 불가능한 투수 4명(고영표, 곽빈, 류현진, 고우석)을 제외하고 모든 투수가 나간다"며 사실상 '전원 대기령'을 내렸다.
한국은 김도영(3루수·KIA 타이거즈)-저마이 존스(좌익수·디트로이트 타이거즈)-이정후(중견수·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안현민(우익수·KT 위즈)-문보경(지명타자·LG 트윈스)-노시환(1루수·한화 이글스)-김주원(유격수·NC 다이노스)-박동원(포수·LG 트윈스)-신민재(2루수·LG 트윈스) 순으로 라인업을 꾸렸다.
전날(8일) 대만전과 비교해 노시환과 신민재가 새롭게 들어왔고, 셰이 위트컴과 김혜성이 빠졌다. 류지현 감독 설명에 따르면 김혜성은 대만전에서 10회 도루를 시도하다 손가락이 불편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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