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초반 잇따른 실수를 이유로 전반 17분 만에 골키퍼 교체를 결정한 이고르 투도르(크로아티아) 토트넘 감독을 향해 거센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투도르 감독은 11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리야드 에어 메트로폴리타노에서 열린 2025~2026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아틀레티코(AT) 마드리드전에서 전반 15분 만에 3골을 실점한 2003년생 골키퍼 안토닌 킨스키를 2분 뒤 교체했다.
부상 등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경기 도중 골키퍼를 교체하는 것 자체가 흔치 않은 일인 데다, 심지어 경기 시작 20분도 채 안 된 시점에 골키퍼를 바꾼 건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결정이었다.
투도르 감독도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15년 간 감독 생활을 하면서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면서도 "선수와 팀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다. 킨스키는 팀에 사과했고, 팀원들과 저 모두 그를 지지한다. 킨스키도 이해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아무리 부진한 경기력이었다고 해도 전반 17분 만에 교체 결정을 내린 건 감독으로서 올바른 선택이 아니었다는 비판 목소리가 축구계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투도르 감독은 킨스키가 교체돼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과정에서 별다른 설명이나 위로 등도 하지 않은 채 외면했다.
토트넘에서도 속했던 골키퍼 조 하트는 경기 후 TNT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킨스키는 22살의 어린 선수다. 팀에 해를 끼치려는 의도 역시 전혀 없었다. 몇몇 실수는 있었지만, 그런 상황에서 선수를 교체하는 건 너무하다"며 "골키퍼라면 누구나 그런 상황을 겪을 수 있다. 잔루이지 부폰, 마누엘 노이어, 피터 슈마이켈도 그런 순간들이 있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적어도 인간적으로는 대우했어야 한다. 상황은 이해하지만 이번 문제는 심각하게 다뤄야 한다. 정말 어이없는 일이었다. 벤치에 있던 선수들은 마음이 무너지는 킨스키를 위로해 줄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리버풀·레알 마드리드 출신 윙어 맥마나만도 "최악의 선수 관리였다"며 "무슨 일이 있었고 실수가 있었다는 것도 모두가 안다. 중요한 건 교체가 아니라 '신경 쓰지 말라'고 말해주는 것이었다. 교체 자체를 떠나, 선수에게 다가가서 위로해줘야 했다. 5초면 충분했다. 어린 선수의 커리어엔 전혀 도움이 안 된다. 골키퍼는 끔찍한 밤을 보냈는데, 감독은 위로조차 해주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출신의 슈마이켈 역시 CBS 스포츠와 인터뷰를 통해서 "정말 안타깝다.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 이번 교체는 그의 남은 선수 커리어에도 큰 영향을 미칠 거다. 이제 축구계 모든 사람들은 그를 볼 때마다 이 순간(17분 교체)을 떠올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슈마이켈은 "감독으로서 선택이 필요했고, 0-3으로 뒤지고 있는 만큼 역전 가능성은 물론 희박했다. 하지만 적어도 전반전까지는 계속 그를 기용했어야 했다"며 "내 생각에 투도르 감독은 킨스키의 선수 커리어를 망쳐 버렸다. 그 충격에서 벗어나려면 정말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맨유 출신 골키퍼 다비드 데 헤아(피오렌티나)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골키퍼를 해보지 않은 이는 얼마나 힘든 포지션인지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고개를 들고 다시 뛰라"는 메시지를 적었다. 직접 이름을 언급하진 않았으나 현지 매체들은 일헤지 킨스키를 향한 응원 메시지로 해석하고 있다.
토트넘은 킨스키 교체 이후에도 2골을 더 실점하며 AT 마드리드에 2-5로 패배, 2차전에서 4골 차 이상으로 승리를 거둬야 하는 큰 부담을 안게 됐다. 이날 패배로 공식전 6연패 늪까지 빠졌는데, 이는 1882년 창단된 토트넘의 143년여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