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 몰린 한국 야구 대표팀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시나리오를 완성시키며 극적으로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에 진출했다. 그러나 희비가 엇갈린 대만은 절망에 빠졌다. 그리고 대만 현지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는 한국 기업은 이러한 정서를 활용해 도를 넘은 마케팅으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대만 매체 나우뉴스는 12일 "'두끼', 한국팀 점수 조작 사과 마케팅 대참사, 대만과 한국 팬 모두에게 뭇매 맞고 결국 긴급 사과"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떡볶이 브랜드로 잘 알려진 '두끼'는 대만을 비롯해 해외에서도 사업을 이어가고 있는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8강 진출을 두고 희비가 엇갈린 한국과 대만의 상황을 활용해 마케팅을 벌인 게 화근이 됐다.
두끼는 11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두끼 대만(dookki_taiwan)' 계정을 통해 "3월 9일(호주전) 9회초 '떡볶이군(두끼 마스코트)'이 점수를 조절하기 위해 선 채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삼진을 당했다. 이러한 소극적인 태도에 대해 두끼 사장님은 격노했다. 현재 떡볶이군은 3군으로 강등됐으며 벽을 보고 반성 중"이라며 "대만 전역의 야구 팬들을 혈압 오르게 한 점에 대해 두끼는 떡볶이군을 대신해 깊은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 팬 여러분께서 부디 너그러운 마음으로 떡볶이군의 잘못을 용서해주시고 계속해서 야구와 두끼를 사랑해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죄송한 마음을 담아 사장님께서 전용 혜택을 준비했다"며 2인 동행시 540 대만 달러에 대만 전역에서 특별 이벤트를 연다는 것이다.
함께 3장의 사진을 게시했는데 해당 브랜드의 직원이 자필로 적은 메시지를 들고 무릎을 꿇은 채 사죄의 뜻을 전했다. "죄송합니다. 우리가 점수를 조작하지 말았어야 했다", "대인(너그러운 팬들)께서는 떡볶이군의 허물을 개의치 말아 달라", "2인 동행 540달러(우측 상단에 조그맣게 5:4라고 적혀 있음)"라고 적혀 있었다.
문보경을 해당 브랜드 마스코트인 '떡볶이군'에 비유하며 삼진에 대해 사과하는 동시에 대만이 한국을 5-4로 꺾었던 것을 겨냥해 2인 세트의 이벤트 금액을 '540 대만 달러'로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는 아픔이 된 일을 마케팅을 위해 노골적으로 조롱하듯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한국은 희박한 경우의 수를 안고 호주전에 나섰는데 5점 차 이상, 2실점 이하라는 조건을 충족시켰다. 문보경의 삼진이 다소 무기력해보인 건 사실이지만 한국이 점수를 더 내더라도 추가 실점을 하지 않는 이상 대만이 8강에 진출할 확률은 없었다. 그렇기에 앞서 문보경을 향한 대만 야구 팬들의 비난이 납득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두끼는 이러한 대만 야구 팬들의 정서를 이용해 마케팅을 벌였지만 대만 내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지 못했다.
이 게시물은 순식간에 퍼져나갔고 한국은 물론이고 대만 내에서도 논란을 일으켰다. 결국 두끼는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고 사과문까지 올렸다. 두끼는 "어제 게시글의 내용은 야구의 열띤 분위기를 빌려 팬들과 소통하고자 했던 것이나, 기획과 소통 과정에서 세심함이 부족해 팬들게 불편함을 드렸다"며 "이번 사태를 엄중히 받아들여 즉각 내부 검토에 착수했으면 향후 마케팅 프로세스를 전면 재점검해 사회적 통념에 어긋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 과정에서 한국 야구 팬들은 물론이고 대만 내에서도 이성적인 목소리를 내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나우뉴스에 따르면 스포츠 전문 커뮤니티 등에서 "한국은 7점이든 8점이든 어차피 진출하는 상황이었다"며 자신들의 성적을 뒤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대만과 한국 팬 모두를 완벽하게 적으로 돌린 최악의 마케팅"이라는 등 비판 섞인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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