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호령하며 손흥민(34·LAFC)과 공동 득점왕에 올랐던 모하메드 살라(34)가 다소 초라하게 리버풀을 떠난다. 영국 현지에서도 살라와 리버풀의 이별 소식에 큰 충격을 받았다.
영국 유력지 'BBC'는 25일(한국시간) "이렇게 끝날 줄은 몰랐다. 살라가 이번 시즌을 끝으로 리버풀과 동행을 마무리한다"고 집중 조명했다.
리버풀 구단 역시 같은 날 공식 발표를 통해 "살라는 2025~2026 EPL을 마지막으로 리버풀에서의 커리어를 마감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리빙 레전드의 마지막이다. 살라는 리버풀 유니폼을 입고 공식전 435경기에 출전해 255골을 기록하며 이안 러시, 로저 헌트에 이어 구단 역대 최다 득점자 3위에 이름을 올렸다. 2017년 AS로마에서 합류한 이후 EPL 우승 2회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 등 총 8개의 주요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개인 기록 면에서도 독보적이다. 프리미어리그 골든 부트 4회 수상과 PFA 올해의 선수상 3회 수상 등 압도적인 족적을 남겼다. 살라가 리버풀에 합류한 이후 프리미어리그에서 살라보다 많은 골(189골)이나 도움(92개)을 기록한 선수는 없다.
하지만 이토록 위대한 여정의 끝은 그리 아름답지만은 않다. 'BBC'는 "이렇게 끝날 줄은 몰랐다"며 "살라는 사실상 계약을 단축하는 데 합의했다. 리버풀은 이번 여름 그를 자유계약선수(FA)로 보내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불과 1년 전 2027년까지 재계약을 체결하며 구단 최고의 선수로서 입지를 지켰던 모습과는 상반된 결과다.
살라의 몰락은 기록으로도 명확히 드러난다. 지난 시즌 29골 18도움으로 득점왕과 도움왕을 싹쓸이했던 것과 달리 올 시즌 EPL 22경기에서 5골 6도움에 그치고 있다. 모든 대회를 통틀어도 10골 9도움에 불과한데 이는 지난 시즌 같은 기간 기록했던 공격포인트 44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심지어 레전드마저 살라의 이적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레엄 수네스는 "살라는 절벽에서 떨어지듯 급격히 추락하고 있다"며 "시즌 첫 경기부터 살라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살라가 공격포인트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이 리버풀이 흔들리는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결별 과정에서 잡음도 상당했다. 살라는 지난 10월 프랑크푸르트전에서 벤치로 밀려난 이후 아르네 슬롯 감독과 관계에 균열이 생겼다. 이후 리즈 유나이티드전 명단 제외 직후 살라는 현지 취재진에 인터뷰를 자청해 "슬롯 감독과의 관계가 무너졌고, 구단 누군가가 나를 내보내길 원한다"며 "리버풀이 나를 희생양으로 삼는 것 같다"며 구단을 저격하기도 했다.
'BBC' 등에 따르면 살라 본인도 자신이 더 이상 주전 자원이 아님을 직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구단은 이적료 한 푼 건지지 못하는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살라와 동행을 끝내기로 했다.
이러한 살라와 리버풀의 이별은 과거 손흥민의 행보와 극명하게 비교된다. 손흥민은 토트넘을 떠나며 2000만 파운드(약 400억 원)의 막대한 이적료를 안겨주고 미국 무대로 향했다. 구단으로부터 런던 시내 대형 벽화 제작 등 최고의 예우를 받기도 했다.
살라는 리버풀을 위한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BBC'는 "살라는 팬들에 대한 존중의 표시로 구단이 가능한 한 빨리 이적을 발표해 줄 것을 요청했다. 살라가 자신의 뜻대로 떠나는 건 그가 마땅히 받아야 할 최소한의 권리"라며 "살라의 이별 과정이 어떠했든 간에, 그가 따뜻한 작별 인사를 받게 될 것이라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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