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드컵 우승을 공언했던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의 호언장담은 허풍이 아니었다. 일본 축구대표팀이 축구의 성지 웸블리에서 종가 잉글랜드를 침몰시키는 거대한 파란을 일으키며 전 세계 축구계를 경악하게 만들었다.
일본은 1일 오전 3시 45분(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와 친선경기에서 미토마 가오루(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일본은 최근 A매치 5연승을 질주하며 북중미월드컵의 강력한 다크호스임을 입증했다. 반면 토마스 투헬 감독 체제의 잉글랜드는 안방에서 당한 충격패로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깊은 시름에 빠졌다.
일본 에이스 미토마의 발끝이 승부를 갈랐다. 전반 23분, 미토마는 콜 파머(첼시)의 공을 가로챈 뒤 폭발적인 드리블로 코비 마이누(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따돌렸다. 이어 나카무라 케이토(랭스)와 패스를 주고받은 미토마는 정교한 마무리로 잉글랜드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 득점으로 2024년 10월 이후 922분 동안 이어지던 조던 픽포드(에버턴) 골키퍼의 A매치 무실점 행진도 마침표를 찍었다.
잉글랜드는 발등 부상으로 결장한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의 빈자리를 뼈저리게 느꼈다. 투헬 감독은 파머와 필 포든(맨체스터 시티)을 전방에 배치하는 4-2-4 실험적인 전술을 꺼내 들었지만, 일본의 탄탄한 조직력 앞에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했다. 전반 12분에는 마크 게히(크리스탈 팰리스)의 슈팅이 막히고 엘리엇 앤더슨(노팅엄 포레스트)의 슈팅이 골대를 맞히는 등 불운까지 겹쳤다.
오히려 일본이 추가골 기회를 잡으며 잉글랜드를 압도했다. 전반 42분, 사노 카이슈(마인츠)의 패스를 받은 우에다 아야세(페예노르트)의 슈팅이 에즈리 콘사(아스톤 빌라)의 몸에 맞고 골대를 강타하며 잉글랜드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잉글랜드 현지 매체를 종합하면 일본은 전반전에 3-4-2-1 전형을 바탕으로 31%의 낮은 점유율 속에서도 효율적인 역습과 강력한 압박으로 잉글랜드의 패스 길목을 완벽히 차단했다.
후반 들어 투헬 감독은 마커스 래시포드(FC바르셀로나), 해리 매과이어(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댄 번(뉴캐슬 유나이티드) 등을 투입하며 반전을 꾀했다. 경기 막판 잉글랜드는 매과이어의 헤더와 모건 로저스(아스톤 빌라)의 슈팅으로 동점을 노렸지만, 스가와라 유키나리(베르더 브레멘)의 육탄 방어와 스즈키 자이온(파르마)의 선방에 막혀 끝내 무릎을 꿇었다.
'가디언'에 따르면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웸블리를 가득 메운 잉글랜드 홈팬들은 야유를 쏟아냈다. 세네갈전 패배와 우루과이전 무승부에 이어 일본에게까지 덜미를 잡힌 투헬 감독은 고개를 숙였다. 매체는 "잉글랜드의 월드컵 출정식은 야유 속에 끝났다"며 "일본의 조직적인 수비와 미토마의 속도에 잉글랜드가 완전히 농락당했다"고 평했다.
'BBC'도 혹평을 쏟아냈다. 매체는 "잉글랜드는 뒤늦게 공격을 시도했지만, 끝내 교체 투입된 수비수 매과이어를 향해 롱볼을 붙이는 원초적인 방식에 의존했다"며 "이러한 공격 방식은 보기 흉한 수준이었다. 일본전에서는 전혀 효과적이지 못했다"라고 덧붙였다.
반면 일본은 월드컵 본선 무대 중 역대급 상승세를 탔다. 지난해 10월 브라질전(3-2 승)부터 가나(2-0), 볼리비아(3-0), 스코틀랜드(1-0)에 이어 거함 잉글랜드까지 잡는 파란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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