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수 왕국으로 불렸던 KT 위즈가 '힘 법사(힘+마법사)'로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
KT는 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리그 정규시즌 방문 경기에서 한화 이글스에 14-11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화에 위닝 시리즈를 확보한 KT는 개막 4연승을 달리며 유일한 무패 팀으로서 단독 1위에 올랐다. 4연승 상대가 지난해 한국시리즈 진출팀인 LG 트윈스와 한화인 것이 놀랍다.
올해 KT는 개막 시작부터 지난해 우승팀 LG, 준우승팀 한화, 우승 후보 삼성 라이온즈를 차례로 만나는 등 불리한 일정을 받았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우승 후보들을 차례로 깨부수며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예년과 다르게 탄탄한 마운드가 아닌 화력으로 단독 1위로 올라선 과정도 특이점이다. 그동안 KT는 투수의 팀으로 여겨졌다. KBO 투수 레전드 이강철(60) 감독이 이끄는 KT는 뛰어난 투수진과 안정적인 수비가 팀 컬러였다.
하지만 지난해 '케릴라(KT+고릴라)' 안현민(23)의 등장을 시작으로, 겨우내 대대적인 보강으로 체질 개선을 시도했다. 포수 한승택(32)을 4년 10억 원에 잡은 것을 시작으로 김현수(38)를 3년 50억 원 전액 보장, 최원준(29)을 4년 최대 48억 원에 차례로 데려와 외부 FA 영입에만 108억 원을 썼다.
외국인 타자도 장타력이 강점인 메이저리그 44홈런 경력의 샘 힐리어드(33)를 데려왔다. 콜로라도 로키스 시절 팀 선배 찰리 블랙먼이 2022년 지역지 덴버 포스트와 인터뷰에서 "파워와 스피드가 가장 매력적인 선수다. 우리 팀에서 그가 가장 파워 툴이 뛰어난 선수"라는 극찬할 정도였다.
그렇게 KT는 지난해 개막전과 비교해 3루수 허경민을 제외한 선발 라인업 8명이 바뀔 정도로 2019년 이후 가장 급격한 변화를 겪었다. 새로운 KT는 화력의 팀으로 탈바꿈했다. 4경기 종료 시점에서 KBO 리그 팀 타율 1위(타율 0.350)와 OPS(출루율+장타율) 1위(0.982)가 KT다. 2026시즌 1호 선발 전원 안타도 리그 최강 타선으로 언급되던 LG나 삼성이 아닌 KT가 해냈다.
무려 개막전에서 LG 1선발 요니 치리노스에 1회에만 6점을 뽑아내며 KBO 단 6팀만 해냈던 진기록도 썼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개막전 선발 전원 안타는 1987년 4월 4일 잠실야구장에서 OB 베어스, 1993년 4월 10일 대구 시민야구장에서 삼성, 2005년 4월 2일 광주 무등야구장에서 한화, 2015년 3월 28일 대구 시민야구장에서 삼성, 2024년 3월 23일 잠실야구장에서 LG가 기록한 이후 2026년 KT가 6번째였다.
그 기세를 이어가 이날도 한화 마운드를 무자비하게 두들겼다. 그 중심에 이적생들이 중심이 된 것도 고무적이다. 리드오프로 선발 출전한 최원준은 5타수 3안타 1볼넷 5타점 3득점으로 끊임없이 밥상을 차렸고, 4번의 힐리어드가 5타수 2안타 1타점으로 중심에서 균형을 잡았다.
이에 자극받은 기존 선수들도 존재감을 뽐냈다. 안현민은 1회초 류현진을 상대로 0B2S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시작했음에도 풀카운트까지 간 끝에 8구째 공을 중앙 담장 밖으로 넘겼다. 난타전의 시작을 알리는 마수걸이 포였다. 첫 선발 출장한 오윤석은 4타수 3안타 1타점 1볼넷 3득점으로 4출루 경기를 하면서 한층 강해진 KT 뎁스를 입증했다.
하이라이트는 6타수 3안타 4타점의 김현수였다. 뛰어난 클러치 능력으로 왜 자신이 지난해 한국시리즈 MVP였는지 입증했다. 김현수는 양 팀이 11-11로 팽팽히 맞선 9회초 2사 만루 김도빈을 상대로 5구째 체인지업을 올려 쳐 우익선상 적시 2루타로 싹쓸이 3타점을 기록했다. KT가 양 팀 도합 28안타를 주고받는 난타전을 이겨내고, KBO 리그 타격 1황(압도적인 퍼포먼스로 1위일 때를 일컫는 시쳇말)으로 올라서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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