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드컵 4회 우승에 빛나는 이탈리아가 3회 연속 본선 진출 실패라는 사상 초유의 대참사를 맞이했다. 끝내 가브리엘레 그라비나 이탈리아 축구협회(FIGC) 회장과 전설적인 수문장 지안루이지 부폰 단장이 동시에 사임 의사를 표했다.
이탈리아축구협회는 3일(한국시간) 그라비나 회장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본선행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전격 사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월드컵 본선행 실패 여파다. 로마 협회 본부에서 열린 회의 직후 사퇴를 발표한 그라비나 회장은 2018년 취임 후 유로 2020 우승을 이끄는 성과를 내기도 했지만, 끝내 이탈리아를 월드컵 무대로 복귀시키는 데 실패하며 불명예스럽게 물러나게 됐다.
같은 날 이탈리아 국가대표팀 단장을 맡고 있던 부폰 역시 사임을 발표했다. 2006년 월드컵 우승 주역인 부폰은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목표는 이탈리아를 월드컵으로 돌려놓는 것이었다. 하지만 성공하지 못했다"며 "그라비나 회장의 사퇴에 맞춰 책임감 있는 행동으로 물러나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후임 회장이 자신이 생각하는 최적의 단장을 선임할 수 있도록 자유를 주는 것이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이탈리아 축구의 몰락은 기록적이다. 지난 1일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에서 열린 유럽 지역 플레이오프 패스A 결승전에서 이탈리아는 보스니아와 연장전까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패배했다. 이로써 이탈리아는 2018년 러시아, 2022년 카타르 대회에 이어 2026년 대회까지 본선행 티켓을 놓쳤다. 월드컵 우승국 중 3개 대회 연속 본선행에 실패한 사례는 이탈리아가 처음이다.
당시 경기에서 젠나로 가투소 감독은 지안루이지 돈나룸마(맨체스터 시티), 니콜로 바렐라(인터밀란), 모이스 킨(피오렌티나) 등 최정예 멤버를 가동했다. 전반 15분, 모이스 킨의 선제골로 앞서간 이탈리아는 전반 40분 알레산드로 바스토니(인터밀란)가 퇴장당하며 수적 열세에 빠지며 크게 흔들렸다. 결국 후반 34분 하리스 타바코비치에게 동점골을 허용했고, 승부차기에서 피오 에스포지토와 브라이언 크리스탄테가 연달아 실축하며 비극의 주인공이 됐다.
이탈리아 축구의 위기는 경기장 밖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알렉산데르 체페린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은 이탈리아의 낙후된 축구 인프라를 지적하며 유로 2032 공동 개최권 박탈 가능성을 경고했다.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에 따르면 체페린 회장은 "이탈리아 정치인들은 왜 자국 인프라가 유럽 최악 수준인지 스스로 물어야 한다"며 "경기장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이탈리아에서 2023 유로 대회를 치를 수 없을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FIGC는 오는 6월 22일 차기 회장 선거를 치를 예정이다. 후보로는 조반니 말라고 전 이탈리아 올림픽위원회 회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한편 그라비나 회장은 사퇴 전 가투소 감독에게 본선 진출 실패에도 불구하고 팀에 남아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