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위즈의 첫 홈 경기 승리를 이끈 외인 에이스 케일럽 보쉴리(33)가 섣부른 세리머니에 대해 반성의 뜻을 밝혔다.
KT는 5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삼성 라이온즈에 2-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2연패 뒤 1승으로 스윕을 면한 KT는 6승 2패를 기록, 이번주를 5할 승률로 마쳤다. 4연승에서 막힌 삼성은 4승 1무 3패로 위닝시리즈에 만족했다.
이날 승리의 주역은 선발 투수 케일럽 보쉴리였다. 보쉴리는 6이닝(92구) 5피안타 2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에 성공, 시즌 2승째를 거뒀다. 투심 패스트볼 42구, 체인지업 29구, 커터 8구, 커브 7구, 스위퍼 5구, 직구 1구 등 총 92구를 효과적으로 던져 팔색조 매력을 뽐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보쉴리는 "대부분 다 괜찮았는데 체인지업이 결정적이었다. 체인지업 제구가 잘 되면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좌타자 9명이 출격한 삼성 라인업은 빅리그 경험이 있는 베테랑인 그에게도 낯선 것이었다. 이날 삼성은 주전 유격수 이재현의 부상으로 1번부터 9번까지 좌타자로 도배된 선발 라인업을 들고나왔는데, 이는 KBO 45년 역사에서도 처음이었다.
보쉴리는 "이렇게 9명 다 좌타자는 처음이다. 그 부분은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것이라 신경 쓰지 않았다. 투심 패스트볼은 좌타자에게 몰리면 배트 중심에 맞을 확률이 매우 높아 제구에 신경 썼다. 또 바깥쪽으로 많이 던지려 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주무기인 투심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은 땅볼을 끌어내기에 효과적인 구종으로 꼽힌다. 이날도 최형우의 병살타 2개 포함 6개의 땅볼 아웃을 끌어냈다. 마지막 땅볼이 하이라이트였다. 5회까지 단 한 개의 볼넷도 주지 않던 보쉴리는 6회 함수호와 구자욱에게 연거푸 볼넷을 줬다. 르윈 디아즈의 뜬공에 1사 1, 3루가 됐고 타석에는 골든글러브 지명타자 최형우가 섰다.
최형우는 보쉴리의 2구째 바깥쪽 공을 건드렸고 타구는 유격수 이강민 앞으로 굴러갔다. 이강민이 안전히 잡아 가볍게 2루로 뿌리고 김상수가 여유 있게 1루로 송구해 이닝을 끝냈다. 이때 보쉴리의 행동이 재밌었다. 이강민이 포구하자마자 바로 포효하면서 김상수의 송구가 끝나기 전 몸을 돌린 것. 뒤도 볼 것 없이 아웃이라는 느낌이었다.
이에 보쉴리는 "난 우리 미들 내야수(유격수, 2루수)들을 정말 많이 믿고 있다. 캠프 때부터 그런 병살 플레이를 만드는 걸 많이 봤다. 그래서 타구가 나오자마자 근육이 기억해 그런 세리머니가 나온 것 같다"라고 멋쩍은 웃음을 내보였다. 그러면서도 "지금 생각하면 세리머니가 그렇게 빨리 나온 것은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정말 나오자마자 병살이라 생각했다"고 반성의 뜻을 보였다.
그만큼 믿어서 그랬다는 뜻과 같다. 국가대표 유격수 김상수는 말할 것도 없고 이강민도 19세 고졸 신인임에도 스프링캠프부터 주전 유격수로 낙점받았다. 1군 기용에 있어 수비력을 중시하는 이강철(60) KT 감독은 말할 것도 없고, 최근에는 명 유격수 출신 박진만(50) 삼성 감독의 인정도 받았다. 이강민은 고교 시절 박진만 감독의 현역 시절을 연상케 하는 빠른 타구 판단과 핸들링으로 안정적인 수비를 한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박진만 감독은 4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이강민의 수비에 "나이답지 않게 여유가 있더라. 처음 프로에 오면 적응하는 시간도 있고 급할 수도 있다. 그런데 캠프 때부터 봤을 때 1년 차 신인이 아니라 최소 3~4년 차 같은 여유를 가지고 있다. 어제(3일)도 보니 (송구에) 강약을 어느 정도 조절하는 것 같더라"고 놀라워했다.
그러면서 "강약을 조절하는 건 상대 타자 주력이나 몇 가지 고려할 것이 있다. 그런 건 경험을 토대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몇 년을 지나야 할 텐데 신인이 벌써 그렇게 하고 있더라. 유격수는 시야가 넓어야 한다. 앞으로 그렇게 꾸준하게 게임을 뛰다 보면 시야도 더 넓어지고 좋은 활약을 할 것 같다"고 기대했다.
보쉴리뿐 아니라 투심 패스트볼의 소형준, 체인지업의 고영표 등 땅볼 유도에 강점이 있는 투수들이 많은 KT에 안정적인 내야 수비는 큰 버팀목이 된다.
보쉴리는 "(6회 종료 후) 그 이닝을 잘 끝냈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사실 6회 때 살짝 부담과 압박을 느꼈는데 다행히 그 이닝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한국은 팬들이 정말 긍정적인 의미로 미친 듯이 응원해준다. 나 역시 너무 잘 즐기고 있고 이런 문화가 즐겁다고 느낀다"라며 "첫 홈 2경기를 홈팬들 앞에 너무 아쉽게 내줬는데 오늘은 이겨서 정말 좋다. 지난 3경기 동안 팬들의 응원에 정말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진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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