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길은혜 "죽이고 싶다는 욕도..해냈다"(인터뷰)

발행:
김성희 기자
KBS 2TV 월화드라마 '학교2013' 길은혜 역
배우 길은혜 <ⓒ사진=구혜정기자>
배우 길은혜 <ⓒ사진=구혜정기자>


아나운서를 시집을 잘 가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는 여고생의 등장은 시청자들에게 충격 그 자체였다.


지난달 28일 KBS 2TV 월화드라마 '학교 2013'(극본 이현주 고정원 연출 이민홍 이응복)이 호평 속에서 종영했다. 배움의 터전인 학교를 넓은 시각에서 바라봤고 현실을 그대로 살려냈다. 작품이 인기를 얻으면서 극중 2학년 2반 학생을 연기한 배우들은 차세대 스타로 떠올랐다.


그중에서도 얄미운 10대 연기로 여러 시청자들의 뒷목을 잡게 한 이가 있었으니 바로 길은혜 역을 맡았던 배우 길은혜(24)다.


배우 길은혜 <ⓒ사진=구혜정기자>


처음부터 악역은 NO! 착한학생 역으로 도전한 오디션


'학교 2013'은 기획 단계부터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전 시즌에서 장혁, 조인성, 배두나, 공유 등 당대를 대표하는 스타들이 배출된 등용문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길은혜는 원래는 이기적인 여고생이 아닌 착한학생 역할로 오디션에 도전했다고 밝혔다.


"1차는 자기 소개서와 대본을 통해 오디션을 봤고 2차 때는 감독님을 만났죠. 3차

때는 야외에서 카메라 테스트를 했고요. 자기소개서의 경우는 저를 어떻게 소개해야 할지 몰라서 한 장 썼다가 수정, 또 수정의 연속이었어요. 결국 오디션 보러간 날 완성본을 지우고 다서 썼어요. 3차 오디션 때는 대본이 바뀌어서 강주 역으로 도전했습니다."


연출진의 배려로 주요 인물을 제외한 2반 학생들은 본명으로 연기할 수 있었다. 자신의 이름을 알릴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그 만큼의 부담감도 있었을 법했다. 극중 길은혜는 얄미우면서 이기적인 여학생으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학교 2013'이 첫 작품인 신인들도 많아서 그런지 이민홍 감독님께서 촬영 전에 배우들을 모아서 '대사 없을 수도 있으니까 남을 사람은 남고 못할 사람은 나가도 좋다'고 말하셨어요. 어느 배우가 어떤 분량이 나올지도 모르다보니 조금이라도 이름을 알려주시기 위해 본명으로 출연하게 배려해주신 거죠."


배우 길은혜 <ⓒ사진=구혜정기자>


방송 후 수많은 악플, 뿌듯하기도 해


시청자들은 극중 길은혜에게 얄미움을 느꼈고 방송 후에는 악플로도 이어졌다. 화면에서 얄미웠던 길은혜는 카메라 뒤에서는 남들보다 더 노력했다. 남자 배우들과 부딪히는 장면에서 그들의 기에 눌리지 않기 위해 몸을 떨면서 몰입했다.


"'길은혜를 죽이고 싶은데 어떡하죠?' 등 악플을 보고 겁을 먹었어요. 못된 연기를 하는 게 스스로도 어색하고 불안했었어요. 오히려 '나쁘게 안 보이면 어쩌지'라고 고민할 정도였으니까요. 일단 방송 후 주위 반응을 보니 뿌듯하기도 했어요. '그래도 내가 해냈네'라고 말이에요."


극중 길은혜는 남경민(남경민 분)과 함께 2반 트러블메이커로 활약했다. 배우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 어떤 장면인지 궁금했다. 길은혜가 꼽은 장면은 15회에서 "아나운서가 되고 싶어요. 시집도 잘 갈 수 있고 재벌가 며느리도 될 수 있으니까요"라고 말했던 부분이다.


"정인재(장나라 분) 선생님과 상담하면서 아나운서가 꿈이라고 말했던 장면이 기억에 남아요. 가장 시청자들에게 욕을 먹었던 장면이기도 하구요. 저도 은혜를 연기하면서도 얘는 아직 고등학생인데 꿈보다 시집 잘 가서 재벌가 며느리가 되는 게 목표라니 깜짝 놀랐어요."


20대 초중반 또래들이 모인만큼 촬영장 분위기도 활발했다. 길은혜는 의외로 함께 앞자리에 있었던 송하경(박세영 분), 남경민(남경민 분) 등 공부파 멤버들과 가까워졌다. 극중에서는 서로 할퀴면서 경쟁했지만 실제로는 값진 우정을 쌓게 된 것이다.


"촬영하는 내내 다시 학교로 돌아간 기분이었어요. 남녀 상관없이 수다 떨고 쎄쎄쎄도 했었어요. 배우들 중에서 제 바로 뒷자리였던 남경민 언니와 친해졌어요. 남경민 언니와 밥 메뉴 정하는 걸로 얘기하기도 하고 간식도 이것저것 챙겨서 같이 나눠 먹었어요."


배우 길은혜 <ⓒ사진=구혜정기자>


씨스타 춤 어떠셨나요?


길은혜는 종영 후 이어진 특집방송에서 이강주 역의 효영, 오가은 역의 오가은과 함께 깜짝 공연을 선보였다. 걸그룹 씨스타 히트곡 '나 혼자' 댄스에 도전한 것이다. 작품 내내 악역으로 활약한 그가 걸그룹 춤을 추는 모습은 색다르게 다가왔다.


"제가 춤을 춰 본 적이 없어서 특집방송 공연 제의가 처음 왔을 때 고사했었어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캐릭터가 강하니까 조금 허술한 모습을 보여줘도 괜찮을 것 같아 참여 하게 됐어요. 녹화 당일 동작 아무것도 기억이 안 날 정도로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그 무대는 일부러 안 봤어요."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 길은혜는 앞으로 시트콤에서의 코믹연기, 청순가련한 캐릭터 등 다양한 연기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며 시청자들에게 당부했다.


"연기적으로 많이 배운 것 같아요. 이 길이 내 길이 맞나 라고 생각하면서 고민했었어요. 학교는 저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줬어요. 어떻게 보면 이게 시작이니까 중간에 멈추지 않고 달리면서 다른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인사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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