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뚝딱', 막나가도 해피엔딩만 되면 된다?

발행:
김현록 기자
'금 나와라 뚝딱' 마지막회 / 사진=방송화면 캡처
'금 나와라 뚝딱' 마지막회 / 사진=방송화면 캡처


모두가 작심한 듯 해피엔딩을 향해 달렸다. MBC 주말드라마 '금나와라 뚝딱'(극본 하청옥·연출 이형선 윤지훈, 이하 '금뚝딱')이 지난 22일 종영했다. 드라마도 시청률도 해피엔딩이었다. 막장 가족은 예외 없이 환한 웃음을 지으며 시청자와 작별했다. 시청률도 치솟아 22.3%로 경쟁 드라마들을 큰 차이로 제쳤다. (닐슨코리아 전국가구시청률 기준) MBC도 해피하다. 2010년 11월 주말 뉴스 시간대를 오후 8시로 옮긴 뒤 9시대에 편성한 드라마들은 하나같이 시청률이 저조했다. 이 시청률의 무덤을 극복하고 히트에 성공한 첫 작품이 바로 '금뚝딱'이다.


'금뚝딱'은 출발부터 막장 드라마의 공식을 충분히 따랐다. 어디서 본 듯한 통속 코드가 마구 얽혔다. 3명의 아내에게서 각기 3명의 아들을 얻은 박순상(한진희 분) 일가를 중심으로 한 막장 가족관계는 종으로 횡으로 확장했다. 첫째 며느리의 출생의 비밀, 둘째 며느리의 숨겨놓은 자식은 과거 한 남자를 두고 경쟁했던 동서간 악연으로 발전했다. 재벌가 대역 생활은 쌍둥이 친자매의 삼각관계로 이어졌다. 셋째 아들의 플라토닉 외도에다, 딸은 가엾고 예비며느리는 고까운 이중적 어머니도 등장해 양념을 더했다. 자신의 아들을 후계자로 올리려는 아내들의 암투는 살인으로까지 이어질 뻔 했다.


그러나 '금뚝딱'은 여기서 한발 더 나갔다. 극단적 설정, 강렬한 캐릭터를 내세워 놓고 그 인성을 자유자재로 바꾸는 것으로 모자라 로맨스와 코미디를 아우르는 드라마틱한 장르 전환까지 시도했다. 첫째 부인에게 외도 누명을 씌워 내쫓고 그 아들을 죽이려 했던 둘째 부인 장덕희(이혜숙 분)가 대표적. 아들이 대신 사고를 당하고 생사의 고비를 넘기자 그간의 악행을 모두 뉘우치고 부릅떴던 눈도 다소곳하게 내리 깔며 180도 다른 여인이 됐다. 찬바람 쌩쌩 불던 안하무인의 첫째 며느리 유나(한지혜 분)는 도도하지만 정 많고 실수도 많은 러블리 새댁으로 변신했다. 그녀는 주인공이었던 쌍둥이 동생 몽희(한지혜 분)를 감싸 안는 한편 분량이며 러브라인 면에서 완전히 동생을 제치고 '금뚝딱'의 위너에 등극했다.


캐릭터 변신한 장덕희 여사가 짐 싸들고 침통하게 집을 나간 직후, 아내 유나를 경멸하면서 쌍둥이 몽희를 사랑한다 했던 현수(연정훈 분)가 유나 앞에 무릎 꿇고 사랑을 고백한 장면은 그 백미였다. 로맨틱 무드를 한껏 부추긴 셋째 현태(박서준 분)-몽현(백진희 분) 부부가 축하 박수를 치는 리액션이 더해졌다. 드라마 박바지의 이 강렬한 분위기 전환은 실소를 자아내는 한편 어지럼증을 더했다. 종영까지 이런 순간은 몇 차례 더 반복됐다.


갈등과 반목, 암투와 음모의 폭발직전 재벌가 드라마로 시작해 용서-화해-사랑-웃음이 어우러진 로맨틱 코미디로. 모로 가도 해피엔딩으로만 가면 된다는 신념을 끝끝내 관철시키면서 강렬한 흡인력으로 시청자들을 브라운관 앞에 잡아 둔 '금뚝딱'은 특별한 드라마로 당분간 기억될 것 같다. 드라마 왕국을 넘어 막장극 왕국으로 톡톡히 재미를 본 MBC가 결국 일을 냈다. 바야흐로 신개념 막장드라마의 탄생이요, 막장극의 진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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