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조성모의 노래 중 이 한 소절은 일명 '다중이'(다중인격)에 대한 코미디 소재로 쓰이기도 했다. 이랬다저랬다 코믹하게 표현되었던 '다중이' 때문이었을까? 이랬다저랬다 줏대 없이(?) 왔다 갔다 할 때 흔히들 농담처럼 다중이라고 말하곤 했으니까. 아니면, 다중인격은 극과 극으로 헐리웃 영화 등에서 음산한 분위기의 범죄 스릴러 장르에 쓰이기도 했다. 코미디 소재로 희화화되거나, 스릴러 장르의 어둡고 음산했던 다중인격이란 소재가 이젠 드라마로 등장했다.
다중인격, 해리성 인격 장애를 가진 주인공을 전면으로 내세운 드라마 바로 MBC '킬미, 힐미'이다. 여기서 지성(차도현 역 외 6인)은 일곱 개의 다중인격을 소유한 인물이다. 그리고 황정음(오리진 역)은 그와 로맨스를 만들어내면서 동시에 그를 치유해줄 정신과 의사이다. 다중인격을 다룬 드라마는 분명히 국내에서 생소하긴 하다. 그런데 어라? 희한하게도 왠지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아하, 그렇다. 바로 얼마 전에 종영했던 SBS의 '괜찮아, 사랑이야' 때문 아닌가?
물론 '괜찮아, 사랑이야'의 주인공이었던 조인성은 망각이나 환상 등이 나타나는 정신분열병인 '스키조'로 '킬미, 힐미'의 다중인격과 다르다. 그러나 자꾸만 비슷해 보이는 것은 그 동안 잘 다루지 않았던 '마음'에 대한 부분을 내세웠다는 점 때문일까? 그래서 두 드라마의 기획의도를 살펴보았다. 먼저 '킬미, 힐미'이다.
'인간에게 상처 입을 마음을 치료할 수 있는 것은 인간의 진심어린 위로와 사랑뿐이라는 것을. 상처 치유의 가장 강력한 백신은 '사랑'이라는 것을.'
이번엔 '괜찮아 사랑이야'다.
'마음이 감기에 걸리고, 마음이 암에 걸리고, 마음이 당뇨와 고혈압에 걸린다고 한번이라도 생각해본 적 있는가? 우리 마음의 상처, 마음의 병에 관한 이야기다.'
두 드라마의 기획의도를 살펴보면, 결국 마음의 병, 해리성 인격 장애와 스키조, 차이는 있지만, 그걸 치유하고 회복하는 데에 중요한 건 사랑과 위로, 따뜻한 시선이라는 것을 나타내고자 했다. 거기에 여주인공이 본의 아니게 정신과 의사라는 것과 추리소설가 캐릭터(조인성과 박서준)가 겹친다는 공통점 때문에 더더욱 비슷하게 느껴졌을지 모르겠다. 물론 두 드라마가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은 전혀 다르다. '괜찮아, 사랑이야'는 마음의 병에 대해 좀 더 무게감 있게 비중을 두었다면, '킬미, 힐미'의 2회까지 분위기는 로맨스가 중심이었으니까. 제작진은 앞으로 '킬미, 힐미'가 로맨틱 코미디에 미스터리 추리 양념을 곁들여 새로운 장르로 풀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초반의 비슷한 기획의도, 캐릭터는 그래,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세상의 비슷한 소재의 드라마, 얼마나 많은가. 중요한 건 스토리의 전개와 구성이 다르게 가는 것이다. '킬미, 힐미'는 '괜찮아, 사랑이야'와는 전혀 다른 컬러로, 마음을 위로하고 상처를 힐링하는 드라마가 되지 않을까? '킬미, 힐미'의 작가와 감독은 그 동안 시청자들에게 무한한 신뢰를 준 제작진이기에 분명 그렇게 되리라 믿는다.
같은 재료로 다른 요리를 만들어내는 건 요리사의 능력! '킬미, 힐미'를 믿는다. 그래서 제 별점은요~ ★★★☆ (3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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