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 이어서

'의리의 사나이' 김보성은 지난해 9월 종합격투기 도전을 선언했다. 로드FC와 김보성은 소아암 환아들을 돕기 위해 파이트 머니와 입장 수익 전액을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취지는 좋았지만 프로 경험이 없는 김보성의 출전을 놓고 설왕설래가 많았다. 용기 있는 그의 도전을 응원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폄하시키는 이들도 더러 있었다.
김보성은 지난해 12월 10일 열린 로드 FC 데뷔전에서 웰터급에 출전, 일본의 콘도 테츠오와 맞붙었다. 결과는 김보성의 패배였다.
하지만 김보성은 그리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경기 초반 만해도 콘도의 암바 공격에 위기를 맞았지만, 극적으로 풀어내고 반격했다. 그는 오른쪽 눈 부상으로 경기를 포기하기 전까지 끈질기게 싸웠고, 심판의 경기 종료 선언과 함께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윤형빈씨는 김보성씨가 로드FC에 도전한다고 했을 때 어땠나요.
▶(윤형빈)저는 너무 좋았어요.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거든요. 저희들의 도전이 폄하될 때 '케이지에 오르는 사람이 전 세계에 1%도 안 된다'고 선수들이 얘기를 해줘요. 보성 형님도 그 안에 용기 내서 들어온 거니까요. 대단한 도전이죠. 정말 응원했어요.
▶(김보성)사실 제가 액션 배우를 했고, 그동안 '터프 가이'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에 굉장히 부담이 컸어요. 잘못하면 쌓아왔던 이미지에 타격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아내 반대도 심했지만 입장료와 개런티 모두 소아암 환자에게 기부된다는 타이틀이 있었기 때문에 설득이 가능했어요. 어쨌거나 눈 부상을 당하면서 패배하긴 했지만 진정성은 오히려 잘 전달된 것 같아 만족하고 있어요
-윤형빈씨는 김보성씨 경기 어떻게 보셨어요?
▶(윤형빈)전 예상보다 잘했다고 봐요. 형님이 초반에는 우세했거든요.
▶(김보성)제가 와이프와 약속을 못 지켰기 때문에 벌 받은 것 같습니다. 와이프에게 출전 허락을 받을 때도 오른쪽 눈만은 보호하겠다고 했는데, 끝까지 가드를 하지 않고 내렸거든요.(김보성은 왼쪽 눈이 보이지 않는 시각 장애인 6급이다.) 가드를 계속 했어야 하는데 두 번째 암바를 풀고 일어나니까 생각이 안 나는 거에요. 갑자기 '멘붕'이 돼서 홀린 듯 가드를 내렸죠.
▶(윤형빈)상대가 유도를 전문적으로 한 사람이라 저도 암바가 거의 걸렸다고 봤어요. 그걸 뺀다는 게 쉽지 않거든요.
-그때 관중 열기가 매우 뜨거웠어요.
▶(김보성)정신력으로 했죠. 그런데 맞고 나서 3분 동안 앞이 안 보였어요. 이젠 정신력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굉장히 놀랐습니다. 서서히 형상이 뜨면서 눈 닥터에게 '보인다'고 했죠. 보이면서 가족들이 막 생각나더군요.
-암바 빼고 나서 잠깐 상대에게 파운딩을 꽂았잖아요. 그땐 이기는 줄 알았어요.
▶(김보성)약간 방심 비슷하게 하게 되더라고요. 저도 이겼나 싶었어요. 하하.
▶(윤형빈)연습하고 준비할 때도 한 번 보러 갔었는데, 형님이 타격이 좋았거든요. 역시 타격에서 우세한 것 같더라고요.
▶(김보성)형빈이가 격투기로는 선배님이까, 하하. 조언도 많이 해줬죠. 너무 고마워요. 마음에 큰 위로와 격려가 되고, 힘이 됐습니다.
▶(윤형빈)준비하는 과정들이 많이 안 나왔지만, 형님이 어린 친구들에게 엄청 얻어 맞으셨어요. 하하. 기절도 한 번 하지 않으셨어요?
▶(김보성)하하하. 한 번.
-경기 결과가 많이 아쉽겠어요.
▶(김보성)네 아쉽죠.
▶(윤형빈)전 안 아쉽습니다. 승패로 보면 아쉬운데 경기 내용을 보면 너무 잘하셨다고 생각해요. 많이 감탄했어요. 상대가 유도를 베이스로 한 선수라 전 그라운드로 끌려갔으면 끝났을 것 같아요.
▶(김보성)물론 이겼으면 더 환호를 받았겠지만 소아암 아이를 위한 거니까 오히려 지고 부상을 당하면서 진심이 더 잘 전달된 것 같아요.
▶(윤형빈)저희가 승패가 중요한 선수는 아니잖아요. 좋은 경기를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너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말에 나왔으니 윤형빈, 김보성 씨 이후로 연예인의 종합격투기 도전이 늘어나는 것 같아요. 섣불리 도전했다가 싱겁게 끝나는 경우도 있고, 일부 곱지 않은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이에요.
▶(윤형빈)생각하기 나름인 것 같아요. 준비하시는 분들도 제대로 준비한다면 부끄러울 게 없다고 생각해요.
▶(김보성)전 그래서 더 제 진심이 잘 전달되길 바랐던 것 같아요. 대중이 힘들고 아픈 아이들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했죠. 저도 모르게 승리를 위한 기도는 안 하고 감동적인 경기가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하고 있더라고요.
-김보성씨 아드님들도 경기장에 오셨다고요.
▶(김보성)처음에 경기장에 못 오게 하려고 했는데, 온다고 하더라고요. 사춘기라 조금 관계가 서원했는데, 이번에 승리를 하면 아이들을 불러서 승리의 포옹을 하려고 했어요. 당시 만해도 지고 다운이 많이 됐는데 아이들이 케이지에 올라와서 와락 안아주더라고요. 당시 위안이 많이 됐습니다.
-소아암 환자에게 원래 관심이 많으셨나요.
▶(김보성)난치병 어린이에 대한 관심이 많아요. 소아암은 워낙 수술비가 고액이라 우선적으로 생각을 했어요.
-다음에 나가실 계획은
▶(김보성)제가 지금 시점에서 많은 분들이 걱정해주시고 그런데 뭐라 말씀드리기가 그래요. 지금 잘못 얘기했다고 와이프한테 또 정색을 당할 수 있거든요. 경기 끝나고 농담 삼아 얘기했다가 진짜 정색을 하고 화를 냈어요. 영원히 안 한다고 말하긴 그렇지만, 지금은 언급하기 그래요. 만약에 하게 된다면 다음엔 시각 장애인을 위해서 (하려고요) 제가 시각장애인 6급인데 3분 동안 1급이신 분들의 기분을 절실하게 느꼈거든요. 아! 격투기 한다고 '머스트'로 쓰지 마십쇼. 큰일나요. 하하.
▶(윤형빈)(격투기 다시) 하실 거 같은데..
▶(김보성)지금은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니까. 하하.
-인터뷰③에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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