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의 성추행 피해 사실 고백으로 촉발된 '#미투'(성폭력 사건 폭로·피해자 지지) 운동이 연일 이어지고 있지만 본질을 흐리는 각종 의혹도 여전하다.
미투 운동 피해자가 어렵게 용기를 냈음에도 고백 시점 등을 두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것. 전문가들은 이 같은 시선이 2차 피해를 가중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김어준이 쏘아올린 '공작론'… "문재인 정부 지지자 분열하려"= 방송인 김어준은 미투 운동을 공작론적 관점에서 바라본 대표 인물이다. 김어준은 지난달 방송된 팟캐스트에서 피해자들을 동원해 진보 지지자들을 분열시키는 공작이 행해졌을 수 있다며 미투 운동 악용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어준은 "'미투 운동을 지지해야겠다'라는 것이 일반적·정상적인 사고방식"이라면서도 "'공작의 사고방식'으로 보면 섹스는 주목도 높은 좋은 소재고 (어떤 세력들이) 피해자들을 준비해 진보 매체에 등장시키고, 문재인 정부의 진보적 지지자들을 분열시킬 기회"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공작론이 피해자들을 성폭력 피해자가 아닌 공작에 동원된 이들로 보게 한다는 것이다. 큰 용기를 내 피해 사실을 고백한 이들에게 2차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피해자 비난·정치적 기회 삼으려… "#위드유 자세 필요"=야당에서 미투 운동을 계기로 여당을 비판하는 기회로 삼는 데 대한 비판도 있다. 심각한 인권침해를 정치적 기회로 삼아 미투 본질을 흐리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또 '왜 더 강력하게 성폭력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했냐'거나, '피해자의 행실에도 문제가 있었다'는 등 피해자에게서 피해 원인을 찾는 것 역시 미투 운동의 본질을 흐리는 일로 꼽힌다.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학부 교수는 미투 운동의 본질을 흐리는 각종 주장들에 대해 "자신들의 남성적 논리로 이 상황을 해석해 2차 가해를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전까지 여성은 '성적 대상화'돼 사람이 아닌 사물처럼 여겨져왔는데, 미투 운동이 대중운동화하면서 여성들이 주체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말하기 시작했다"면서 "여성들의 생각을 이해할 수 없고, 여기에 대응할 만한 자세가 돼 있지 않은 이들이 본인의 관점에 사로잡혀 상황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투 운동이 계속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한편 피해자에 대한 지지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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