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홍승희가 빛을 내기 시작했다. 연기 생활 3년 만에 첫 주연 작품으로 호평을 얻으며 '신 스틸러'란 호칭을 얻었다.
홍승희는 26일 tvN 월화드라마 '나빌레라'(극본 이은미, 연출 한동화) 종영 관련 인터뷰를 진행해 스타뉴스와 만났다. '나빌레라'는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둔 작품으로, 나이 일흔에 발레를 시작한 덕출(박인환 분)과 스물셋 꿈 앞에서 방황하는 발레리노 채록(송강 분)의 성장 드라마다. 지난 27일 종영한 '나빌레라'는 수도권 기준 평균 4.0% 최고 5.3%를, 전국 기준 평균 3.7%, 최고 4.8%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또한 tvN 타깃인 남녀 2049 시청률은 수도권 기준 평균 1.5%, 최고 2.2%를, 전국 기준 평균 1.8%, 최고 2.6%를 기록, 케이블과 종편을 포함한 동 시간대 1위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닐슨코리아 제공)
그는 극 중 심은호 역을 맡았다. 심은호는 덕출의 손녀로, 어릴 때부터 엄격한 부모 아래 공부하며 대기업 효경그룹 인턴에 합격한 인물이다. 어릴 때부터 시키는 대로만 해왔기 때문에 관심 있는 것도, 꿈도 없지만 덕출과 채록의 변화된 모습을 보며 꿈을 찾아가는 인물이다.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좋은 분들과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촬영한 작품이다. 보는 분들이 느끼셨으면 좋겠다. 은호로 인사드릴 수 있어서 감사하다"라며 종영 소감을 전했다.
앞서 언급했듯이, 홍승희는 '나빌레라'를 통해 처음으로 주연에 이름을 올렸다. 주연으로서 12부작을 끌고 가는 일은 상당한 부담이 있다. 홍승희 또한 "당연히 부담감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첫 주연작이라는 타이틀이 있었고 워낙 선배님들도 많았기 때문에 (작품에) 누가 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많았다. 그런데 첫날만 그랬고 좋은 분들이라 편안한 현장을 만들어주셨다. 감독님도 잘 이끌어주셔서 부담감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웹툰 '나빌레라' 속 심혜진은 할아버지가 발레를 하는 걸 지켜보고 본격적으로 그를 돕는 캐릭터다. 그러나 드라마 속 심은호는 '창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다른 모습을 보인다. 심은호의 사연이 깊이 있게 다뤄지는 것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 큰 성장을 이루기도 한다.
"원작과 다르다는 건 장단점이 있다. 사실 이런 게 어떻게 보면 어려울 수도, 쉬울 수도 있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원작과) 달라서 감정 자체는 얽매이지 않았고 드라마 '나빌레라'를 만들기에 충분했다."
취업 준비하는 심은호는 여느 20대들과 닮아있다. 이에 공감하고 함께 아파하는 2030 시청자들이 많았다. 홍승희도 자신의 캐릭터가 이들에게 위로되길 바랐다. 특히 그는 캐릭터 구축 당시 유튜브를 통해 취준(취업 준비) 브이로그 등을 찾아봤다며 "정말 취업을 준비하시는 분들께 박수 쳐주고 싶다"고 전했다.
"은호를 보면서 은호와 비슷하게 사는, 실제 심호은호가 응원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게 심은호가 있는 이유다. 인턴 준비, 취업 준비 등을 직접 경험하진 못했지만 내 주위 친구들은 심은호처럼 살고 있다. 위로를 받길 원했다. 연기해보니 알겠다. 이분들은 정말 대단한 분들이다."
극 중 심은호는 부모님이 말씀하는 대로 공부하고 회사에 취직한다. 그러나 정규직 전환에 실패하고 인생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갖게 된다. 심은호는 이 과정 중 부모님에 맞서기도 한다. 홍승희는 이번 작품을 촬영하며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다름 아닌 엄마 애란(신은정 분)이었다.
"엄마로 나왔던 애란이 정말 기억에 남는다. 애란은 엄마로서, 본인의 삶을 포기하고 엄마로 살아간다. 현실에도 이런 분들이 많지 않나. 많은 걸 포기하고 선택한다. 그래서 '애란'이 보시는 분들에게 힘이 되고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
'나빌레라' 현장에는 명배우들이 많았다. 박인환을 시작으로 나문희까지. 이들은 모두 오랜 연기 경력을 갖고 있으며 가만히 있어도 흐름을 잡는 사람이었다. 홍승희 또한 첫 촬영 당시 걱정과 고민이 많았으나 편안한 현장이었다고 털어놨다.
"박인환, 나문희 선배님들은 마치 내 실제 할아버지와 할머니 같았다. 내가 바닥에 앉아있으면 '엉덩이가 차갑지 않냐'며 챙겨주시곤 했다.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춘 송강 또한 성격도 너무 좋고 유쾌하신 분이다. 본 촬영을 들어가기 전까지 장난치고 웃음이 났던 것만 기억이 난다."
홍승희와 심은호는 비슷한 나이대 인물이다 보니 두 사람의 공통점이 많으리라 생각됐다. 홍승희는 고등학생 땐 심은호와 같았다고 고백했다. 하고 싶은 게 없고 꿈이 없는 학생이었던 홍승희는 부모님의 권유로 연기를 시작했다. 그 이후 흥미가 생겨 배우의 길을 걸었다.
"내가 하고 싶은 게 없다고 하니 뭐라도 해보라고 연기학원을 보내셨다. 그런데 정말 재밌었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한다고 하니 걱정하시더라. 부모님은 내가 드라마에 나오는 게 안 믿긴다고 하셨다. 집에가면 그냥 딸인데 드라마에선 전혀 다른 사람이라고 하시더라."
'나빌레라'로 활약한 홍승희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무브 투 헤븐 : 나는 유품정리사 입니다'(극본 윤지련, 연출 김성호, 이하 '무브 투 헤븐')에 출연한다. '무브 투 헤븐'은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는 유품정리사 그루와 그의 후견인 상구가 세상을 떠난 이들의 마지막 이사를 도우며 그들이 미처 전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남은 이들에게 대신 전달하는 과정을 담는다.
"배우 이제훈과 탕준상, 그리고 나의 케미가 관점 포인트다. 모든 배역이 개성있다. 정말 셋 다 다르므로 귀여운 모습이 보일 것 같다. 이번 작품은 자극적이기보다는 감동받을 것이다."
이제 막 연기 생활 4년차에 접어든 홍승희. 그는 신인인 만큼 앞으로 포부도 대단했다. 하루하루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겠다는 그는 "인생 캐릭터를 만나고 싶다"라고 고백했다.
"지금처럼 주어진 작품을 통해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 나를 '어떻게 보면 좋겠다'는 건 욕심 같다. 내가 그렇게 봐주길 원한다고 해도 안 된다는 걸 안다. 그저 '괜찮다' 정도로 봐주셔도 감사하다. 앞으로 인생 캐릭터를 만나고 싶다. 이름을 뺏길 정도로. 이런 건 모든 게 맞아 떨어지고 하늘에서 떨어진 선물처럼 오는 거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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