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얼굴이 등장했다. 최근 여럿 신예 배우가 등장하며 치열한 작품 싸움을 벌였다. 다양한 캐릭터와 자신만의 스타일로 이름을 알려야 했기 때문이다. 이 속에서 눈에 띄는 성장을 보인 배우가 있다.
배우 조지안은 지난 2019년 넷플릭스 오리지널 '좋아하면 울리는', 딩고 스튜디오 웹드라마 '라이크'으로 데뷔했다. 웹 상에서 머물던 배우가 최근 OCN 드라마 '다크홀'(극본 정이도, 연출 김봉주, 제작 영화사 우상, 공동제작 아센디오, 총 12부작)을 통해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첫 TV 드라마임에도 불구하고 어리숙함을 모두 버리고 숙련된 모습으로 대중 앞에 섰다.
'다크홀'은 싱크홀에서 나온 검은 연기를 마신 변종인간들, 그 사이에서 살아남은 자들의 처절한 생존기를 그린다. 조지안은 극 중 조현호 역을 맡았다. 조현호는 사회 초년생답게 싹싹하고 예의 바른 모습의 경찰이지만 가끔 아이 같은 엉뚱함과 허당끼의 소유자. 그는 곧 태어날 아이를 기다리며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는데 무지시에 검은 연기가 들이닥치면서 아내가 있는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박순일(임원희 분) 견장과 함께 무지 병원에 갇히게 된다.
사회 초년생인 조현호, 신인 배우인 조지안. 무언가 시작한다는 점에서 닮아서 였을까. 능숙한 연기를 선보이며 조지안은 시청자들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다음은 조지안과 나눈 인터뷰
-'다크홀' 종영 소감 한 마디 부탁드린다.
▶ 이번 드라마가 TV 정극으로 처음이다. 많은 시청자 분이 '다크홀'을 보면서 시원함을 느끼셨기를 바란다. 드라마가 종영하니 시원섭섭하다.
-'다크홀'은 어떻게 시작했나.
▶ 오디션 보고 캐스팅 됐다. 감독님께서 나를 보고 조현호 역할을 준비하라고 하시더라. 감독님이 기회를 주신 거 같다. 그래서 열심히 준비했다. 처음 캐스팅 됐다는 소식을 들었을때 실감이 안났다. 이후 촬영장에 가서야 실감이 났다. 천운이 따른 거 같다.
-조지안도 신인 배우, 조현호 역도 사회초년생이다. 어떻게 보면 비슷한 부분이 많아 연기가 자연스러웠던 거 같은데 어떤 식으로 연기를 준비했나.
▶ 나와 제일 많이 같이 하는 배우는 임원희 선배님이다. 임원희 선배님과 어떻게 하면 잘 어울리는지, 콤비처럼 보일 수 있을지 고민했다.
또, 조현호는 기혼자다. 그래서 임신한 아내와 남편이 어떻게 소통하는지, 감정을 공유하는지 알아야 했다. 주변에 아이가 있는 친구들이 있어서 물어봤더니 책임감이 가장 많이 필요하다고 하더라.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을 느끼고 가정을 지켜야 하는, 앞으로 미래를 걱정하더라.
-기혼자 역할을 하며 개인적으로 결혼에 대한 생각이 바뀌기도 했나.
▶ 다정한 부부의 이야기는 아니라서 '결혼'에 대한 많은 걸 할 수는 없었지만 ('다크홀'은) 극한의 상황에 놓여 있다. 그래서 내 사람에 대한 책임감, 소중함에 대한 생각이 강해졌다.
-'다크홀'을 하면서 해보고 싶었던 역할은 있었는지.
▶ 변종 인간이 되고 싶었다. 나는 변종이 되지 않고 해피엔딩을 맞이했다. 그런데 분장도 하고 싶고 사람들을 위협해보고 싶기도 하더라. 실제로 촬영할 때 (변종 인간이) 무서웠다. 11회에서 내가 변종 인간에게 목을 졸린다. 당시 극한의 느낌을 간접적으로 느끼고 실감나게 연기할 수 있었다.
기존 좀비물은 (좀비가) 그냥 위협적인 역할이었다. 그런데 '다크홀'의 좀비(변종 인간)는 각자 트라우마로 인해 변종 단계를 거친다. 이 부분이 기존 좀비와 차별성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또 '다크홀'이 주는 메시지가 있지 않나. 작품의 의미를 되짚어주기도 한다.
-이 작품을 준비, 연기하며 느낀 매력이 많은 거 같다. 어떤 부분에서 가장 좋았나.
▶ (매력을) 가장 강하게 느낀 건 캐릭터마다 변종에 대한 가치관 충돌. 상황 대처에 따른 방법이 다르다는 것이다. 이 부분이 재미있게 느꼈다. 또 현장에 선배님들이 많아서 연기를 배웠다. 공부하는 마음으로 지켜봤다.
내가 (TV정극 드라마가) 처음인 걸 아시고 현장에서 선배님들이 잘 알려주셨다. 임원희 선배님 같은 경우엔 '이런 씬은 이 각도가 화면에 잘 나온다' 등 많이 알려주셨다. 감사한 마음으로 임했다.
-함께 연기한 임원희는 어땠나.
▶ 내가 SBS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를 좋아했다. 그래서 임원희 선배님을 만나 행복했다. 같이 맞춰가는 느낌이었다. 내 의견도 물어보기도 했다. 2화때 싱크홀을 발견하고 폴리스라인 치는 씬있다. 그런데 내가 실수로 거꾸로 폴리스라인을 친 것이다. 이 모습을 임원희 선배님이 살을 붙였다. 실수였지만 연기적으로 새로운 장면을 만드는 모습을 보고 배웠다.
다른 선배님들도 좋았다. 우리는 대기실이나 분장을 하고 있을 때도 대본에 대한 얘기를 많이 했다. 우리끼리 '언제 죽어?'란 장난을 치기도 했다. 겨울 촬영이어서 추웠는데 선배님들이 난로도 많이 해주시고 챙겨줬다. 밖은 추워도 안은 따뜻한 거 같았다. 이준혁 선배님은 나에게 '형이라고 불러라'라고 했었다. 이렇게 말할 정도로 편하게 대해주셨다. 김옥빈 선배님은 9화때 처음 만나서 떨렸다. 뵙자 마자 편하게 대해주시고 귀엽다고 해주더라 조금 실수해도 귀여워주셨다.
-'다크홀'에서 실수해서 아쉽거나 '좀 더 잘할 수 있었는데'라고 생각되는 장면이 있나.
▶ 내가 액션을 한번도 해본 적이 없다. 그런데 11화부터 변종 인간과 액션씬이 있었다. 합을 맞추고 서투른 모습이 보인 거 같다. 감독인은 그 모습이 현호 같아서 좋다고 하셨지만 나는 아쉬운 부분이다. 나중에 액션을 하게 된다면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데뷔가 조금 늦은데 원래 무슨 일(혹은 전공)을 했었나.
▶ 예술대학교 서양학과를 전공했다. 대학에서 다양한 수업을 했었다. 사진과 모델이나 다양한 활동을 접하면서 '연기도 해볼까'란 생각을 하고 자연스럽게 (연기를) 접하게 됐다.
-연기를 선택하고 미술 전공을 포기한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나.
▶ 뭔가를 관찰하고 표현하는 게 예술이다. 예술이란 카테고리 안에서 (연기와 미술이)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해서 아쉬움은 없었다. 나는 미술할 때도 인간에 대해서 많이 다뤘다. 그래서 오히려 (연기를 하니) 발전한 거 같다. 난 본래 밖에 나가서 노는 걸 좋아하지 않아서 (미술을)취미로 하고 있다. 그래서 그림 그리고 나면 생각도 많이 정리된다. 포기했다기 보다는 같이 가고 있다.
-늦은 나이에 데뷔해서 불안함은 없나.
▶ 나는 군 전역하고 나서 연기를 시작했다. 당시 병장 패기로 시작했다. 연기 하던 친구들이 함께 있었던 동기들 중에 있진 않았고 다양한 문화 체험을 했었다. 그때 군 연극을 했었다. 연극이 끝나고 나서 평소에 말을 안 거는 간부님이 '연기 좋다'고 하더라. 그때 약간 '날 알아봐주다니' 라고 생각했다. 이후 내가 연기를 하기로 결심하고 나서 '결국은 연기 했네'라는 말을 들었다. 모두들 응원하는 분위기였다. 늦게 데뷔해서 주변에선 걱정을 많이 하긴 했다. 어렸을 때부터 하던 일이 아니라. 어쨌든 나는 연기는 일상을 많이 연기하지 않나. 난 29년을 살고 지금도 일상을 살고 있다. 경험을 많이 해봐서 더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배우가 아니었을 때 모습이 더 많기 때문에 나만의 일상 경험이 무기다. 불안함은 없었다.
-새로운 걸 시작한다는 부담감은 없었는지.
▶ 늘 새로운 건 재미있다. 나는 워낙 도전적인 성격이 있다. 오히려 한 길만 갔다고 생각하면 지쳤을 것 같다. 그리고 그때 새로운 도전을 했을 것이다. 아마 나에겐 그게 연기였다. 미술을 했을 당시엔 선생님의 권유였다면, 지금은 성인으로서 결정한 부분이다. 그래서 후회도 없고 행복하게 앞에 나갈 일만 생각해면서 지내고 있다.
-특별하게 '배우가 되고 싶다'라고 생각하게 만든 작품이 있나.
▶ 영화 '말아톤'을 보고 생각이 들었다. 그때 '배우 조승우'가 연기하는 게 아니라 실제 인물인줄 알았다. 그러다가 조승우 선배님이 연기하시는 여러 작품을 보게 됐고 배우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연기를 시작하고 부모님의 반대는 없었나.
▶ 없었다. 그래서 어머니께 감사함을 느낀다. 많은 지지와 응원을 주셨다. 그런 부분에서는 걱정 없었다. 반대보다는 걱정을 많이 했다. 어릴 때부터 걱정했다면 미술도 반대했을 것이다. 반대는 안하시고 결국은 내가 하고 싶은 걸 하게 해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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