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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 먹어도 춤출 수 있어" 배해선, 당당한 자신감[★FULL인터뷰]

발행:
안윤지 기자
2021.12.09 배우 배해선 인터뷰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2021.12.09 배우 배해선 인터뷰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배우 배해선의 시대가 열리기 시작했다. tvN 드라마 '해피니스'(극본 한상운, 연출 안길호)를 시작으로 JTBC 드라마 '구경이'(극본 성초이, 연출 이정흠), 웨이브 오리지널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연출 윤성호)까지 모두 출연하며 자신의 개성을 뽐냈다.


그는 '해피니스'에선 악랄한 악역을 연기했다면 '구경이'에서는 누군가를 포용하는 이모의 역할로 나섰다. 또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에서는 독특하면서도 살아남기 위해 뭐든 하는 정치인으로 승부했다. 각 다른 매력을 가진 캐릭터이지만 훌륭하게 소화하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특히 김성령은 배해선을 언급하며 "배해선의 시대가 올 것 같다. 연기를 너무 잘한다"라고 극찬한 바 있다. 배해선은 그만큼 역할의 크기를 가리지 않고도 빛나는 법을 아는 사람이었다.


배해선은 스타뉴스와 만나 '해피니스', '구경이',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의 뒷 이야기는 물론 연기하면서 생각했던 모든 것을 털어놨다. 솔직 담백한 그의 말엔 언제나 진심이 담겨있었다.


◆ 배해선과 나눈 인터뷰 전문


2021.12.09 배우 배해선 인터뷰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해피니스'는 12부작으로 종영한다. 비교적 짧은 회차라 아쉬울 것 같은데.


▶ 이제 얘기가 시작되는 거 같은데 이렇게 빨리 끝나나 싶다. 너무 아쉽다. 어떤 분이 '시즌2를 해야 하는 거 아니냐'라고 하더라. 솔직히 우리도 그렇게 생각했다. 정말 빨리 끝난다.


-'해피니스'의 전개는 빠르기도 하고 예측할 수 없어서 흥미를 느끼게 한다. 실제로 연기하는 배우로서 어떤가.


▶ 대본을 미리 볼 수 없어서 너무 궁금했다. 연기를 어떻게 해야하는지 모르는 부분도 있었다. (대본을) 굉장히 기다리고 긴장했다. 솔직히 난 1차로 죽을 줄 알았다. 너무 많은 사람이 의심하기도 하고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았나. 그런데 정말 의외의 전개여서 놀랐다.


-'해피니스' 시즌2에 대한 요청이 대단하다. 개인적으론 어떻게 생각하나.


▶ 시청자에 따라 (시즌2 제작은) 달라지지 않겠나. 어쨌든 (시즌1으로) 이야기 마무리 짓기는 힘들다고 생각했다. '해피니스'는 주인공 한 두명이 이끄는 드라마가 아니다. 누가 빌런인지, 주인공인지 모르고 뒤죽박죽이다. 마지막의 아쉬움이 클수록 잔상을 남길 수도 있겠다. 시간이 길어져서 '해피니스'가 업그레이드 돼 찾아올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해피니스'의 메시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궁금하다. 말하는 걸 보니 '해피니스'에 대한 마음이 깊은 것 같다.


▶ 단순 호러물, 좀비물과 다르다. 신체 변화가 오는 광인병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사실 정신적인 얘기도 하고 있다. 빌런도, 주인공도 주변 사람들을 수세에 몰리게 하는 느낌이다. 내가 당하기도 하고 그 사람들이 해하기도 장면이 있다. 누가 선인지, 악인지 구분되지 않을 정도다.


모든 것들이 아이러니 하다. 그런 극한의 상황에 몰렸을 때 생기는 불안감, 이기심들이 있지 않나. 그래서 (광인병에 걸린 사람을) 죽이려고 하는 것 또한 사랑해주는 사람을 지키려는 것일 수 있다. 사건이 터지면 바로 방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자기를 지키는 보호본능으로 공격성을 나타내는 것이다. 결국 인간의 나약한 심리, 변모하면서 처절하게 된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정말 잘 그려냈다고 생각했다.


2021.12.09 배우 배해선 인터뷰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해피니스', '구경이' 그리고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가 동시에 공개됐다. 세 작품을 같이 촬영한 건가.


▶ 그건 아니다. 다 일정 기간을 두고 촬영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공개 시기가 밀려서 동시 오픈하게 됐다. 난 원래 작업을 이렇게 하지 않는다.


-세 작품 속 이미지가 모두 다 다르다.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했던 부분은 무엇인가.


▶ 중심을 잘 잡아야 겠다는 생각했다. 인물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 꽤 있었다. 특히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의 경우 엄청 재밌었고 극 자체가 빠르더라. 사실 한 드라마 내에선 다양한 여성상을 그리기 힘들다. 그런데 그걸 다 표현하는 게 바로 정치인 아닌가. 차정원 역이 정말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구경이'는 전작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감독님과의 연이었다. 난 이정흠 감독님의 작품을 시청자 입장에서 기다린다. 늘 '이정흠스러운 작품이 보고싶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안이 왔을 때 열심히 준비했다.


'해피니스'는 기대 이상으로 좋은 작품이기도 했고 사랑을 많이 받아 행복하다. 사실 작품에서 한 사람만 화제가 된다면 좀 아쉽지 않나. 그런데 전체적으로 봐주는 분들이 많아 긍정적이다. 요즘 행운의 시기인 것 같다.


-세 작품 속 본인과 가장 비슷한 캐릭터는 누구인가.


▶ 난 빈구석도 많고 동시다발적으로 하지 못한다. 난 '구경이' 속 케이 이모인 정연 역이 좋다.


2021.12.09 배우 배해선 인터뷰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차정원 역이 인기몰이했다. 전작 속 모습과 약간 다르기도 한데 이미지 변신을 생각했던 건가.


▶ 작품의 결이 독특했다. 난 항상 윤성호 감독님같은 분과 작업하고 싶었다. 이런 작품에서 경험하면 역할의 크기를 떠나 큰 공부가 된다. 차정원 역은 정말 강렬하다. 여기 체리가 있는데 달콤하고 코가 찡하고 맛이 강하다. 수많은 음식이 있어도 '이 체리가 가장 맛있다'고 한다. 차정원이 바로 이런 역할이다. 하는 말도 솔직하고 단단한 여성이다.


-상대 역인 배우 이학주와 호흡은 어땠나.


▶ 이학주가 그렇게 섹시한지 몰랐다. 키스를 좀 길게 할 걸 그랬나.(하하) 키스 장면이 서로 처음 연기한 장면이다. 현장에서 정해진 신이다. 학주 씨가 엄청 차분한 성격인데 말하면 오래 알았던 사람같이 편안했다.


-매체 연기를 시작한지 얼마 안됐지만 드라마는 20개 이상 촬영했더라.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 이유 혹은 원동력은 무엇인가.


▶ 난 사실 많이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카메오도 그냥 내게 힘이 됐다. 난 계속 공연을 해왔는데 잠깐 빈 시간에 시나리오를 하나 받았다. 당시 SBS 드라마 '용팔이'였는데 '역할이 크지 않지만 중요한 배역이니 봐달라'고 하더라. 만약 당시 대사가 많았다면 난 도망갔을 것이다. 그런데 대사가 없었고 주인공 옆에 자주 있어서 다른 분들 촬영을 구경할 수 있어서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이후로 감독님들과 연이 닿아 꾸준히 작품하게 됐다.


-'용팔이' 당시에도 악역으로 많은 반응을 끌었고 이번에도 화제된 캐릭터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데스노트에 적고 싶은 인물 1위'로 본인을 꼽기도 하더라.


▶ 난 사실 욕 먹는 걸 좋아한다. 조용한 것보다 보람이 있다. 드라마에 푹 빠져서 본다는 의미 아닌가. '용팔이' 때 생긴 것만 봐도 기분 나쁘다고 하더라. 난 사실 뮤지컬할 때도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래서 욕에 대해서 (상처를 받는 일은) 없다. 드라마를 보고 욕한다는 건 몰입의 증거다. 내 앞에서 욕 해달라고 할 수도 있다. '해피니스'에서 욕을 먹어도 춤을 출 수 있다.


사실 더 미움 받을 수 있었는데 더 후회된다. 난 미움받을 의향이 있다. 벌 받을 준비가 돼 있다. 더 독하고 악랄하게 할 걸.(웃음)


2021.12.09 배우 배해선 인터뷰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앞서 김성령이 인터뷰를 통해 "배해선의 시대가 온다"라고 극찬했다. 이 얘기를 들은 적 있나.


▶ 나도 이렇게 말할 때가 있다. 누군가 너무 잘해서 '이 사람의 시대가 왔으면 좋겠다'라고 말할 때 진짜 오면 통쾌하다. 타이밍들은 모두 공평하게 온다. 어떤 시대, 상황에 맞게 연결된다. 그때까지 기다리면서 예술하고 가치를 논하고 고통을 감내하면 '내가 (드라마에서) 몇번 죽어보길 잘했다', '진흙탕에서 숨 쉬길 잘했다'라고 생각한다. 성공의 기준이 뭔지 모르겠지만 조금이라도 많은 기회를 찾고 보여드릴 수 있는 세상이 오길 바란다.


안윤지 기자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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