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위트홈'에서 군인 역할로 시청자들을 시선을 사로잡았던 김지은(34)과 영화로 컴백한다. 이번엔 조연이 아닌, 여주인공으로 관객들과 만날 채비를 하고 있다.
김지은은 2009년 데뷔 후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작품에서 조연으로 연기 인생을 이어왔다. 2020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으로 한국과 해외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짧고 강렬한 인상을 남기면서, '스위트홈' 시즌2에서의 등장에도 기대감을 불어넣었다.
'스위트홈' 이후 약 2년간 활동 소식이 뜸했던 김지은은 모처럼 좋은 소식을 전하게 됐다. 그는 2023년 여름 개봉 예정인 영화 '허수아비 꿈'(감독 최율권희, 제작 ㈜사자네 픽쳐스)에 여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 '허수아비 춤'은 자폐 증세가 있는 딸을 돌보는 마취과 전문의 서후가 아내 성윤과 행복한 가정생활을 꿈꾸던 중 발생하는 에피소드를 그린 공포 스릴러다.
김지은이 작품에서 여주인공을 맡게 된 것은 데뷔 후 처음이다. 그래서일까, 김지은은 설렘과 동시에 긴장하며 촬영 시작을 준비 중이다. '허수아비 꿈'으로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시간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고 하는 김지은을 스타뉴스가 만나봤다.
◆ "데뷔 후 첫 주연!..흥행, 욕심 나죠"
김지은은 '허수아비 꿈'에 남다른 애정을 갖게 됐다. 이 작품은 2009년 영화 '4교시 추리영역'으로 데뷔한 후, 드라마와 영화를 통틀어 처음으로 주인공을 맡은 작품이기 때문. 김지은은 데뷔 후 '닥터 이방인' '파랑새의 집' '부탁해요, 엄마' '옥중화' '낭만닥터 김사부' '이리와 안아줘' '내 뒤에 테리우스' 등 수많은 드라마에 조연으로 출연했다. 미모를 지녔음에도 불구, 분량이 많지 않은 조연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널리 알리지 못했다. 그 아쉬움을 '스위트홈'에서 육군 대위 한유진 역을 맡아 조금이나마 풀 수 있었다.
'허수아비 꿈'의 감독, 제작사 대표가 여주인공으로 김지은을 단번에 선택했다. 김지은의 성장 가능성을 충분히 본 두 사람이다. 김지은은 자신을 캐스팅한 두 사람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면서, 출연을 결심하게 된 이유도 설명했다. 그녀는 "진짜 시나리오가 좋았다. 무섭지만, 재미있었다. 또 제가 맡은 역할이 쌍둥이 역할이다. 그래서 그런지 굉장히 특이하고 매력이 있다. 1인 2역을 하게 됐는데, 서로 다른 성향이라 저 역시 한 작품에서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 기대하고 있다. 관객들도 좋게 봐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지은은 첫 주연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자신의 인생 캐릭터까지 기대했다. 그는 "극 중 서로 다른 모습을 연기하게 된다. 저 역시 인생 캐릭터가 되지 않을까 싶다. 무엇보다 제 연기 인생에서도 터닝 포인트가 될 것 같은 기대감이 있다. 그래서 정말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첫 주연으로 흥행에 대한 부담감은 없는지 묻자 "흥행에 대한 욕심이 많이 나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가 장편이지만, 독립영화다. 그래서 '정말 많은 관객이 오면 좋겠다'라는 큰 욕심보다는 일단 제가 좋은 연기로 멋진 작품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 더 크다. 제가 잘한다면, 입소문을 타고 관객들이 와주시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김지은은 '허수아비 꿈'의 흥행과 관련해서 공약도 하나 내걸었다. 그는 "독립영화가 개봉 주에 상영관에 일주일 동안 있으면 잘 되는 거라고 한다. 그렇게 일주일 있으면, 극 중 분장을 하고 관객들을 만나러 가겠다"고 말했다. 설레하는 김지은의 모습에서는 흥행에 간절함이 느껴졌다.
◆ "오나라, 이보영 선배님처럼!"
김지은은 그간 많은 작품 중 유독 '비서' 역할을 많이 했다. '닥터 이방인' '하이드 지킬, 나' '파랑새의 집' '미세스 캅2' '황금주머니' '마녀의 법정' '내 뒤에 테리우스' 등에서 비서 역할을 했다. 비서 역할 외에도 다양한 역할을 소화했다. 이 중 유독 비서 역할이 많았던 것에 대해 그는 "(감독님들이) 비서 이미지가 저한테 맞는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다. 정말 비서 역할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김지은은 10년 넘게 배우로 활동하면서 자신이 맡았던 캐릭터 중의 인생 캐릭터에 대해선 '스위트홈'의 한유진을 손꼽았다. 그는 "사실 어떻게 보면 평범하고 무난한 역할을 많이 해왔다. 그런데, '스위트홈'에서는 그동안 제가 했던 역할과는 달랐다. 한유진이 여군 장교였다. 감독님이 제게 여군 장교 역할을 이야기하셨을 때 저도 의아했다. '뭘 보고 저를 선택한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가 보기에도 마른 체형이고 인상도 강렬하지 않다. 그래서 여군 장교 역할에 스스로 물음표를 던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자신이 가졌던 의아함에 감독이 '눈빛'을 언급했다면서 "'네 눈빛이 강렬하다'라고 감독님이 얘기하셨다. '눈빛에서 나오는 느낌이 좋을 것 같다' '목소리 톤도 중저음이니까 군인 역할을 잘 소화할 수 있을 것 같아'라고 하셨다. 저한테는 진짜 새로운 역할에 대한 도전이었다. 연기에 있어서 저의 또 다른 모습을 찾아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데뷔 14년 차, 100여 편이 넘는 작품 출연', 이 정도면 김지은의 인맥도 상당할 것 같다. 하지만 정작 김지은은 손사래를 쳤다. 많은 사람을 사귀지는 못하는데, 그게 성격 탓이라고 했다. 그는 "제가 보기와 다르게 내향적이다. 사람이 많으면 자연스럽게 구석에 가서 조용하게 있는 스타일이다. 사적으로 친구들은 있지만, 연예계에 친분이 있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김지은은 절친한 배우가 한 명도 없는지 묻자 한 사람을 손꼽았다. 바로 오나라였다. 그는 오나라와 친분에 대해 MBC 드라마 '옥중화'에 함께 출연한 게 인연이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때 작품에서 선배님이 기방 행수였고, 저는 그 기방 기생 중 한 명이었다. 제가 내향적이다 보니, 현장에서 제 촬영이 아니면 말도 잘못하고 있었다. 그런 저를 오나라 선배님이 정말 잘 챙겨주셨다. 그리고 많이 도와주셨다. 당시에 저를 특별하게 기억 못하실 수도 있었을 텐데, 그때부터 줄곧 저를 챙겨주셨다. 생일 때 선물도 주셨다. 그래서 오나라 선배님은 제가 친하게 지내는 언니가 됐다. 앞으로도 되게 잘 지내고 싶은 언니다. 연기도 잘하시고, 매력도 많으시고, 참 좋은 분이다"라고 말했다.
김지은은 데뷔 후 여러 작품을 통해 만난 배우 중, 다시 만나고 싶은 배우가 있는지 묻자 "제가 괜히 말했다가 민폐가 될까 봐"라면서 조심스러워했다. 대신 김지은은 "작품으로 만나지는 않았는데, 친목 모임에서 만난 장민영 언니가 있다. 언니도 배우인데, 고민도 같이 나눴던 친한 언니다. 이번에 영화 '허수아비 춤'을 함께 하게 됐다. 되게 반가웠다"고 밝혔다.
이외에 김지은은 앞으로 배우 활동하면서 꼭 만나 연기 호흡을 맞추고 싶은 배우가 있다고 했다. 그녀는 이제훈, 정해인이라고 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이제훈 선배님은 '비밀의 문'을 할 때 만난 적이 있다. 실제로 봤을 때 진중하고, 차분한 느낌이 멋있었다. 이후 영화 '박열'에서 앞서 작품 속 캐릭터와는 완전히 달랐다. 그게 멋있게 느껴졌다"라면서 "정해인 씨는 저와 동갑인데, 소년 같은 모습이 있다. 그런 모습이 참 좋다. 함께 연기해 보고 싶다"고 설명했다.
수줍은 모습이 가식이 아닌, 순수함으로 느껴지는 김지은이다. 많은 작품, 캐릭터를 소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신인처럼 때 묻지 않은 듯한 느낌이 강렬했다. 이런 김지은이 롤모델로 삼은 배우는 누구일까. 이에 김지은은 망설임 없이 오나라, 이보영을 손꼽았다. 그는 "오나라 선배님을 닮고 싶다. 앞서 얘기했지만 정말 매력이 많은 배우다. 그리고 이보영 선배님은, 제가 이미지가 비슷하다는 말도 들었는데 좋아하는 배우다. 예전에 선배님이 예쁘고 청순한, 연기 잘하는 배우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선배님이 출연한 드라마 '신의 선물 - 14일'을 봤다. 초반부에 선배님이 롱테이크로 오열하는 신이 있었다. 딸이 납치된 엄마의 상황을 표현했는데, 그 장면을 보면서 울컥했다. '아, 저게 진짜 연기구나'라고 느꼈다. 신선한 충격이었다. '나도 저런 배우가 되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진심을 토해내는 배우였다. 저도 그렇게 되고 싶다"고 말했다.
오나라, 이보영을 자신의 롤모델이라고 밝힌 김지은. 그녀는 앞으로 활동하며 얻고 싶은 수식어에 관해 묻자 곰곰이 생각했다. 그리고 "배우"라고 말문을 열었다. 김지은은 "'연예인 김지은'이라기보다 '좋은 배우다'라는 말을 듣고 싶다. 어떤 작품에서 제가 미친 역할을 했다면 ' 미친 김지은'으로, 온화한 역할을 했다면 '온화한 김지은'. 이런 식으로 대중에게 제가 맡았던 캐릭터로 보였으면 한다. '배우'라고 불렸으면 하고,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 "배우 김지은, 동명이인 검색 NO.1 됐으면 해요"
'배우 김지은'. 포털사이트에 검색하면, 가장 먼저 등장하는 게 최근 '천원짜리 변호사'에서 여주인공을 맡았던 배우가 검색된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포털사이트에서 '천원짜리 변호사'의 김지은이 아닌, '스위트홈'의 김지은이 가장 먼저 등장했다. 동명이인, 또 다른 김지은의 성공에 김지은은 "뿌듯하다"고 말했다.
NO. 1 동명이인 김지은의 성공에 대해 "사실, 질투도 좀 난다. 저도 배우니까, '나도 잘됐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이 있다. 저보다 잘되고 있는 그 분을 보면서 '나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라고 마음을 다잡아본다"라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이와 함께 김지은은 '동명이인 검색 NO·1이 되고 싶다. 거짓말하고 싶지는 않다. '내가 더 열심히 하면 된다'는 마음이다. 그리고, 동명이인의 배우들이 많다. 동명이인 김지은들을 응원한다. 우리가 다 잘 됐으면 좋겠다"고 자기 생각을 밝혔다.
'스위트홈'으로 대중에게 '여군 대위'로 얼굴을 알렸던 김지은. 그녀가 배우가 된 계기에 대해 "'어느 순간 해야겠다'가 아니었다. '한 번 사는 인생 내가 좋아하고, 해보고 싶은 일을 하자'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배우를 하고 싶은 마음은 항상 갖고 있었다. 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었다. 21세 때였는데, 선배들이 회계사를 준비하면 앞으로 좋을 거라고 했다. 선배들 따라서 회계사를 준비하게 됐는데, '회계사가 되어도 내가 행복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가지 생각하다가, '난 예전부터 하고 싶었던 게 배우였잖아. 정말 하고 싶었던 일을 해봐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배우를 하게 됐다"고 과거사를 털어놓았다.
김지은은 '배우의 꿈'을 품었던 것은 어린 시절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어릴 때부터 영화, 드라마를 굉장히 좋아했다. 영상은 책과 다른 매력이 있다. 책보다 역동적으로 다가온다. 가볍게는 심심함, 무료함을 달래기도 하고, 위로를 받기도 한다. 영화, 드라마를 보면서 경험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경험도 하게 되고, 새로운 사고방식도 생긴다. 또 꿈과 희망이 되는 경우가 있다. 무서울만큼 매력적이다. 저 같은 경우에는 직접적으로 이야기하는 화자인 배우가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그래서 어린 시절부터 배우가 되고 싶었다"고 밝혔다.
어린 시절 꿈을 이루게 된 김지은. 조연으로 때로는 단역으로 꾸준히 배우로 활동을 이어왔다. 꿈을 포기하지 않고 10년 넘는 세월을 보냈고, 영화 '허수아비 춤'으로 주연의 자리를 꿰찼다. 그녀는 이번을 계기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김지은은 2022년에 이루고자 했던 목표를 이뤄냈는지 묻자 "계획을 세우고, 목표를 향해 달려도 모든 게 다 이뤄지진 않는다. 저 역시 그랬다. 올해 좋은 작품을 많이 만나고 싶었다. 올해 안에 꼭 좋은 작품을 만나서 배우 인생에 터닝 포인트를 맞이하고 싶었다. 그게 '허수아비 춤'에 주인공을 맡게 되면서 이뤄냈다고 생각한다. 12월, 2022년 끝자락에 올해 이루고 싶었던 것을 이루게 됐다. 이제 작품에서 멋지게 나오길 바라는 마음뿐이다"고 말했다.
또한 김지은은 다가올 2023년 계획에 대해서는 "당연히 '허수아비 춤' 촬영과 개봉이 먼저다. 그리고 영화가 잘 돼서 영화제도 갔으면 한다. 개봉해서 흥행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좋은 회사(소속사)를 만났으면 좋겠다. 그리고, 또 다른 작품에도 캐스팅되고 싶다"고 밝혔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김지은은 이런 말을 남겼다. "나름 길게 활동을 해온 배우인데, 이번 인터뷰가 진짜 인터뷰로 처음이었다. 저한테는 굉장히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앞으로 이렇게 인터뷰로 많은 분을 만나는 것도 좋은 일인 것 같다. 첫 주연을 맡은 작품이 정말 잘 됐으면 좋겠다. 많은 분께 '배우 김지은'으로 각인됐으면 한다."
2023년 여름, '허수아비 춤'과 함께 돌아올 김지은. 그녀가 어떤 모습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게 될지, 이후 어떤 작품으로 자신만의 연기 춤사위를 뽐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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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호 기자 sky@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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