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②에 이어서
이런 천생연분 부부가 또 있을까. 박수홍은 아내 김다예를 "인생의 기적"이라고 표현한다. 김다예는 남편 박수홍을 위해 그 어렵다는 시험관 시술도 기꺼이 자처하고 2세 계획을 결심했다.
실제 마주한 박수홍은 리얼리티 예능에서 보여준 모습보다도 더욱 지독했다. 기승전 아내 김다예, 이토록 지독할 수가 없는 '아내 바보' 사랑꾼이었던 것. 어떠한 대화 주제에서도 본능(?)적으로 아내에 대한 찬양으로 이어지며, 가히 박수홍이 왜 '결혼 전도사', '출산 전도사'로 떠올랐는지 몸소 체감케 했다.
입이 마르도록 찬사를 늘어놓는 그의 진심이 와닿는 이유는, 박수홍 본인 인생을 살린 존재가 김다예이기 때문이다. 그는 "제가 사람이 겪을 수 있는 정신적 경험을 다 겪었다. 살아주셔서 감사하다는 말까지 듣고, 불과 2~3년 전만 해도 앞이 안 보일 만큼 암울한 날들뿐이었다. 제가 하지도 않은 일로 오해 같은 것도 받아서 힘들어하고 있을 때 우리 아내가 '시간이 지나면 진실은 다 드러난다'며 절 데리고 서울 시내 곳곳을 다녔다. 하루 5시간씩, 당시 족저근막염이 생길 정도로 계속 걷게 했다. 발에 불이 나도록 걸으니까, 너무 힘들어서 아무 생각이 안 들더라"고 전했다.
김다예의 현명함은 실로 놀라웠다. 박수홍이 스스로 삶의 의지를 다질 수 있도록 생기를 불어넣어 준 것도 바로 그녀였다. 박수홍은 "그냥 걷게 한 게 아니라, 아내가 부동산에 관심이 많아서 임장을 다니게 했다. 그 덕에 지금의 아파트를 계약한 거다. 태어나서 제 이름으로 직접 계약서에 사인을 한 게 처음이었다"고 회상하며 감격에 젖었다.
박수홍은 "아내는 정말 제 인생에서 어떤 걸 다 줘도 바꿀 수 없는 존재이다. 하나님이 주신 인생의 선물 같은 사람이다. 아내를 만난 덕분에 예쁜 딸도 만나게 됐다"며 "저희가 나이 차가 많다고 오해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부부는 살아보면 똑같다. 정말 살면서 느끼는 건데 나이 생각이 안 난다. 또 고맙게도 우리 아내는 생각이 깊고 어른스럽다. 저는 누구한테도 제 모습을 다 보여준 적이 없다. 아내한테 만큼은 치부까지도 다 보여준다. 삶과 죽음의 전선을 같이 넘나들어 부부애를 넘어선 전우애마저 느껴진다"고 말했다.
자나 깨나 김다예 걱정인 박수홍. 이에 그는 둘째 계획을 묻는 말에도 "저는 생각이 없다. 아내가 너무 고생하는 걸 봤으니까. 근데 엄마들은 참 희한한 거 같다. 절대 다시는 못 낳을 정도의 고통을 겪었음에도 둘째 생각을 하더라. 아내는 남동생을 낳아서 재이를 지키게 하고 싶다고 그랬다. 하지만 저는 아내가 시험관 시술 부작용에 임당 오고 살도 찌고, 출산 때도 후유증에 다른 산모들보다 더 오래 입원해 있던 걸 봐서 그런지 생각을 못 하겠다. 정맥주사 아홉 개씩 맞는 걸 다 봤다. 아내가 진짜 죽다 살아났다. 엄마는 정말 너무너무 위대하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 고귀한 출산의 과정을 거쳐 탄생한 딸 재이가 벌써 10월 14일 첫 돌을 맞이한다. 박수홍은 돌잡이로 기대하는 물품에 대해 "재이가 마이크를 잡으면 좋을 거 같다. 변호사, 검사, 의사 등 너무 어려운 공부는 안 했으면 좋겠다. 다 사회에 너무 꼭 필요한 직업이지만 말이다. 무엇을 하든 뒷받침할 수 있는 아빠가 되기 위해 물불 안 가리고 일하겠지만, 그래도 아빠처럼 연예인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그리고 실제로도 재이가 흥이 많다. 제니의 '라이크 제니'(like JENNIE) 노래를 틀으면 몸이 반응을 하더라"고 자랑해 웃음을 자아냈다.
인터뷰가 끝나갈 무렵, 박수홍의 뒤로 미모의 엄마가 동화 속에서 튀어나온 듯한 아기를 안은 채 카페를 활보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나이 지긋한 노년의 손님들이 아기를 반기자, 손녀를 자랑하듯 친근하게 화답한 엄마, 다름 아닌 김다예-재이 모녀였다. 박수홍의 말대로 김다예는 사람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는 소탈함이 매력적이었다.
갑작스러운 재이 본인 등판에, 그의 '춤 실력(?)'을 인증하는 시간도 가졌다. 재이는 엄마 품에 안긴 채 본인의 춤 동영상에서 흐르는 제니 노래에 맞춰 열심히 발재간을 보여줬고, 절로 함박웃음을 짓게 했다. 김다예는 "'제니', '재이' 발음이 비슷해서 유독 이 곡에 반응을 보이는 거 같다"고 얘기했다.
뒤이어 김다예도 막간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아빠는 재이 돌잡이 때 '마이크'를 잡았으면 하더라"고 언급하자 "뭘 잡아도 상관없어서, 저도 마이크를 잡아도 좋다. (박수홍이) 이루지 못한 가수 꿈이 있어서 더 원하는 거 같다. 저도 재이가 재능만 있다면, 아이유 같은 만능 엔터테이너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어쨌든 크리에이티브 직종을 했으면 좋겠다"고 박수홍과 같은 뜻을 전했다.
누가 잉꼬부부 아니랄까 봐, 김다예 또한 가정적인 박수홍의 자랑을 늘어놨다. 그는 "요즘 재이가 아빠만 찾는다. 아이는 거짓말을 할 수 없지 않나. 아빠가 재이를 정말 아끼고 사랑하고, 육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아내를 위해, 딸을 위해 열심히 사는 성실하고 착한 그런 남편이다"고 치켜세웠다.
김다예가 최근 제작사를 차리고 팀도 꾸리며 사실상 '맞벌이' 부부가 됐음에도, 일각에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것에 대해 박수홍은 억울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언급을 말리는 김다예의 허락을 구한 뒤 "사람들이 젊은 아내가 어떻게 그런 아파트에 사냐고, 제가 다 해준 줄 안다. 그런데 아니다. 이 집을 알아본 것도 발품 팔아 임장을 다닌 아내이고, 집 대출금도 아내가 많은 부분을 내고 있다"며 "작년 한 해 동안 벌어들인 유튜브 수익금을 다 기부했는데, 아내가 그것도 제 이름으로 했다. 사실 유튜브 채널은 아내가 제작하고 운영하고 편집해서, 제가 아닌 아내가 수고한 일이다. 굳이 제 이름으로 할 필요가 없는데 가장 큰 금액을 남편 이름으로 하고 나머지 금액을 가족 이름으로 기부했더라. 여보가 노력한 걸 왜 내 이름을 제일 앞에 내세웠냐니까, '여보가 가장이잖아. 여보가 있어 너무 고맙다' 그러더라"라고 속 깊은 면모를 대신 전했다.
'이러한 무분별한 오해가 속상하진 않느냐'는 물음에 김다예는 "전혀 상관없다"며 호탕하게 웃으며 이야기했다. 이에 박수홍은 "정말 이런 성격이다"고 고개를 저으며, 현실 부부의 유쾌한 일상을 엿보게 했다.
이내 김다예는 "제가 경제 활동을 하고 있지만, 남편이 다 해줬다고 잘못 알고 계셔도 전혀 신경 쓰이지 않는다. 아이가 생기니까 네 거 내 거 따질 거 없이 부양에 있어 공동 책임자란 생각이 들고 부부끼리 공동체 의식이 생기다 보니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게 된 거 같다. 이러나저러나 싶고, 누가 뭘 했든 간에 아이를 지키기 위해 열심히 사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고 성숙한 내면을 드러냈다.
박수홍에게 오직 아내와 딸이 전부이듯, 김다예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김다예가 부작용을 견뎌가며 시험관 시술 도전을 결심했던 것도 박수홍 때문이었다.
김다예는 "남편이 예전에 힘들 때부터 휴대전화 메모장에 일기처럼 매일 기록했던 글들이 있다. 정말 다 삶에 부정적인 처절한 심경이 적혀 있었는데 유일하게 희망의 메시지 하나를 봤다. 그 내용이 '다홍이 동생 하나 생기면 소원이 없겠다'는 바람이었다. 다홍이가 본인을 살 수 있게 해 준 존재이지 않나. 다홍이 동생을 바라는 희망적인 미래를 꿈꾸며, '나도 행복해지고 싶다' 하는데 제가 그걸 꼭 이뤄주고 싶었다"고 털어놔 뭉클함을 자극했다.
이에 박수홍은 "사실 아내는 임신할 수 있었는데 저 때문에 시험관을 한 거다. 그래서 더 고맙고, 그래서 미안하다. 너무너무 힘든 과정에 자책도 하고 실망감과 회한으로 점철된 글들 중에서 유일한 희망적인 메시지를 봤다고 저를 위해 그런 결심을 해준 거다. 제가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이다"며 끝내 울컥했다.
김다예는 그런 박수홍에게 "잘하는 정도가 아니라, 이미 우리한테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다독이며, 인터뷰를 따뜻하게 마무리했다.
-끝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