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 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 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윤동주 '별 헤는 밤'
깊어가는 가을, 우리네 시인과 이웃들의 삶을 통해 들려주는 가을 편지들은 이미 영글대로 영글어버린 풍성한 곡식만큼이나 우리의 마음을 넉넉하게 해 준다.
문화의 달을 맞아 MBC는 특집 '즐거운 문화읽기-가을편지'를 마련해 우리 이웃들의 평범하지 않은 삶으로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가을에 받은 편지 하나-고요한 여백 판화가 이철수
깊어가는 가을, 고요한 여백의 판화가 이철수씨를 만나 그의 예술이야기를 들어본다.
충북 제천에서 농사를 짓고 목판을 깎으며 조용하게 살아가는 판화가 이철수씨. 민중미술 계열의 판화에서 작품을 시작했던 그가 이제는 보는 이로 하여금 아름다움과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하는 고요한 판화 작품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는 "굳이 전시회라는 형식을 빌지 않아도 책이나 엽서, 달력 등의 다양한 형태만으로 관람객을 만나는 것도 미술의 역할이며 문화의 지평을 넓히는 일"이라고 말한다.
◆가을에 받은 편지 둘-시인 김용택의 가을, 시, 그리고 편지
아름다운 섬진강변에서 자연을 노래하는 시인 김용택(사진)이 들려주는 가을, 시, 그리고 편지 이야기. 초등학교 선생님이기도 한 그는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여전히 자신의 모교이자 근무지인 덕치 초등학교에서 교단에 서고 있다.
2학년 아이들의 부모 역할을 하는 그는 최근 아이들과의 일상, 자연의 변화 등을 글로 엮어 '김용택 시인의 풍경일기-花雨葉雪'이라는 에세이집을 냈다. 책 속엔 고향 임실의 아름다운 자연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지금도 어머니가 살고 계신 고향집에는 그를 찾아오는 팬들과 지인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콩, 너는 죽었다' '일하는 손'등은 소소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놓치지 않는 그의 어머니를 근간으로 한 동시들이다. 그는 자신이 무명시절에 적은 습작 노트와 화가 김병종, 시인 이시영, 채광석 등의 편지를 최초로 공개했다.
◆낙엽에 쓴 편지-가을의 시를 만나다
책갈피 사이에 단풍잎을 말리고 고운 편지지에 시를 적어 보내던 사춘기 시절의 우리. 그 가을의 감성을 되살려주는 하이쿠, 한시, 한국현대시 등 가을의 시 몇 편을 골라 영상으로 만날 수 있다.
◆책이 된 편지-예술가의 서간집 모음
예술가들의 편지는 그 작가들의 예술세계와 내면을 잘 드러낼 뿐 아니라 그 자체로 또 하나의 예술작품이 된다. 반 고흐, 카프카, 이중섭, 루쉰 등 동서고금의 예술가들이 쓴 편지를 모은 책들을 영상으로 소개한다.
◆영화,노래,거리에서 만난 편지 '가을엔 편지를 쓰겠어요'
편지가 중요한 모티프가 된 예술작품들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 중에서도 우리들의 가슴속에 오래토록 기억된 '편지' 영화들을 모아보고 편지를 담은 노래도 들어보자. 한편으로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이 회고하는 '내 인생을 바꾼 편지'의 추억은 어떤 것일까.
◆가을에 온 편지 셋- 강화 양명학파를 아십니까?
드라이브나 관광코스, 사찰 순례 코스로 많은 사람들이 다녀오곤 하는 강화도. 물론 가을 풍광만으로도 충분한 아름다움을 주는 섬이지만 우리나라 역사와 사상의 흔적이 깊이 새겨진 땅이기도 하다. 특히 주자학만이 절대적인 철학이었던 조선시대 이단으로 몰려 박해 당했던 양명학의 중요한 흐름인 강화학파는 강화도의 숨은 역사이자 문화다. 300년 전 하곡 정제두 선생이 이단으로 배척받는 양명학을 연구하기 위해 강화로 내려와 그의 제자들과 함께 연구한 것이 바로 오늘날 '강화양명학파'를 이루어낸 터전이 됐다.
국제학술대회를 열만큼 '강화학파'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오늘, 강화에 남아있는 정제두, 이건창 선생의 묘소와 생가를 둘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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