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디가 안티냐는 말도 들었어요."
"스캔들 좀 났으면 좋겠어. 남자손 한번 잡아 봤으면..."
"이지훈 씨요? 완전 친하죠."
거침없이 톡톡 튀는 시원시원한 얘기가 쏟아져 나온다. '명랑 발랄 상쾌'의 주인공 이다해(23)를 두고 하는 말이다. 신세대 연기자답게 하고 싶은 말 다한다. 하지만 한마디 한마디가 알차다. 속이 꽉찬 만두 같다.
봄기운이 느껴지는 어느날, 전파를 타고 있는 KBS 2TV 월화미니시리즈 '헬로 애기씨'(극본 박영숙ㆍ연출 이민홍)에 출연 중인 이다해를 만났다. 말투만큼이나 상큼한 외모다. 연일 계속되는 드라마 촬영에 CF촬영까지 힘들 법도 한데 지친 기색이 없다. 마주하니 커다란 눈동자에서 초롱초롱한 빛을 쏟아낸다. '에너자이저' 같다.
"하하하. SBS '마이걸' 때보다 대사가 많고, 바쁘게 촬영하는 것 빼고는 한가해요." '나 바빠요'라는 말 대신 기자에 대한 배려를 드러내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열심히 하고 있어요. 방송 초반보다 많이 익숙해졌고, 서서히 자리를 잡은 것 같아요. 요즘에는 마음 편안하게 일하고 있죠."
방송 전 제작발표회에서 '마이걸'의 발랄한 캐릭터와 비교되는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던 이다해지만 한층 여유로워졌다는 설명이다.
"첫방송 이후 시청자 게시판에 '마이걸'과 '낭랑 18세'를 섞어 놓은 듯한 느낌이라고 한 지적을 봤어요. 처음엔 그런 느낌이 있었지만, 뻔하다면 뻔할 수 있는데 전혀 다른 이야기지요. 그리고 똑같은 대사지만 좀 더 다르게, 좀 더 이다해 식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이다해 식 연기는 뭘까. 발랄 명랑한 '코믹걸'이라는 인상이 강하다. 하지만 그의 데뷔작이다시피한 MBC 일일극 '왕꽃선녀님' 속 진진한 모습의 이다해를 생각해볼 때 그녀를 '코믹걸'로만 규정지을 수 없다. 아직까지 숨겨둔 끼를 다 꺼내지 못했다는 말이다.
"사실 멜로영화의 청순 가련한 여주인공도 좋고, 섹시한 모습도 좋아요. 코믹 멜로인 '마이걸'이 끝난 뒤 1년이라는 공백을 보내면서 차기작에 대해 많은 고심을 했어요. 차기작 역시 코믹멜로를 또 택한 이유는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코믹멜로 연기를 해야한다는 생각 때문이죠. 하하하. 나이 더 들어서 '주책맞다'는 말 듣으면 안되잖아요. 하하하하."
이다해의 이같은 노력의 결과는 긍정적. 경쟁드라마인 고현정 주연의 MBC '히트'와 시청률 20%대를 육박하며 엎치락 뒤치락 시청률 경쟁을 펼치고 있다.
"처음에는 시청률에 대해서 기대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첫방송 시청률이 기대 이상으로 나와서 더 욕심이 나요. 모든 드라마는 처음보다 끝이 중요하잖아요. '왕꽃선녀님'도 처음에는 시청자들의 맹비난을 받았고, '마이걸'때도 그랬어요. 이 드라마도 끝이 좋은 드라마가 됐으면 좋겠어요."
또한 방송가 안팎에 관심을 모으며 고현정과 자연스럽게 비교되고 있다.
"고현정 선배님과 비교 대상이 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감사한 일이죠. 사실 드라마가 방송되면서 '헬로 애기씨'도 VOD 다시보기를 이용할 정도로 시간이 없어서 '히트'를 보지는 못했어요. 하지만 고현정 선배님은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분이세요. 선배님이 출연한 MBC '여우야 뭐하니' 등 출연작은 대부분 봤어요."
'헬로 애기씨'에 출연한 덕에 고현정과 비교된다는 것만으로 감사하다는 이다해에게 웃지못할 즐거움이 또 있다.
"좀 다르게 하고 싶었죠. 통통 튀는 성격의 애기씨 캐릭터를 잘 반영할 수 있게 의상을 좀 더 튀고 좀더 촌스럽게 보이려고 신경 많이 썼어요. 그랬더니 갑자기 '촌스러움의 극치다', '워스트 패션이다','코디가 안티냐'고 난리가 났더라구요. 하하. 기분은 그렇지만 의도한 대로 해석해 주셔서 고마워요." 즐거운 미소가 입가에 번진다.

어디 즐거운 게 이 뿐이랴. 촬영장에서도 연신 즐겁다. '마이걸'에서는 이동욱과 찰떡 호흡을 과시했다면 이 드라마에선 이지훈과 환상의 호흡을 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배역과 주거니 받거니 호흡이 척척 맞으니 일단 촬영장으로 향하는 발걸음도 가벼운 법이다. 촬영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이지훈씨요? 환상이죠. 상대 배역이라는 사실을 떠나서 너무 잘 지내고 있어요. 자연스런 연기가 나오려면 친해져야죠. 우린 찰떡궁합이에요. 하하하"
드라마 상대역마다 '베스트 커플'로 꼽히지만 왜 스캔들이 없을까. 이동욱도 그렇고 이지훈과도 핑크빛 기류가 감돌지 않는다.
"하하하하. 작품할 때마다 너무 친하게 지내는데 정말 스캔들이 없더라구요. 스스로 찔리는 게 없다보니 더 자연스럽게 행동하게 되는 거고, 또 그렇게 행동하다보니 사람들이 '설마'라는 생각을 못하더라구요. 많은 분들이 '진실'을 보시는 거죠. 하하하하"
"사실 나도 스캔들이 좀 났으면 좋겠어요. 나도 남자랑 손이라도 잡아보고 싶어요. '헬로 애기씨'에 같이 출연하는 (장)영란 언니랑 정말 친해졌는데, 언니랑 저랑 '정말 연애하고 싶다'는 얘기 자주해요."
이다해의 거침없는 이야기는 이에 그치지 않는다.
"'천생연분'이 나타나면 언제든지 결혼할 수 있어요. 하하하하. 사실 제가 집에서 요리하는 거 굉장히 좋아해요. 부대찌개를 가장 잘 끓이죠. 가끔 매니저 오빠들을 집으로 초대해서 내가 만든 요리를 대접하곤 해요. 그럼 언제나 반응이 '최고'죠. 하하하."
촬영장은 인터뷰를 마치며 건네는 이다해의 유쾌한 웃음소리로 뒤덮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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