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 하나의 KBS 마니아 드라마가 탄생하는가.
KBS 월화 미니시리즈 '얼렁뚱땅 흥신소'(극본 박연선·연출)가 초반부터 마니아 드라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15일 3회가 방송된 '얼렁뚱땅 흥신소'의 시청률은 불과 3.6%(TNS미디어코리아 기준). 20%에 육박하는 경쟁 드라마 SBS '왕과 나', MBC '이산'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그러나 시청자들의 반응은 못지않게 뜨겁다. 게시판에는 "너무 재미있다", "캐릭터가 끝내준다"는 열띤 반응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마니아 드라마를 판단하는 척도의 하나로 여겨지는 디시인사이드 단독 게시판이 방송 3회만에 마련됐다.
로맨스에 빠진 대형 사극 틈새에서 빛나는 아이디어로 꽉 찬 드라마라는 게 '얼렁뚱땅 흥신소'의 초반부에 푹 빠진 팬들의 평가다. 이들은 매회 이어지는 패러디, 예지원 이민기 류승수 등의 맞춤 배역에도 한결같은 찬사를 보내고 있다.
열광적인 팬층이 존재한다는 것은 분명 축복이지만 방송사로서는 '마니아 드라마'라는 타이틀이 반갑지만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올들어 '마왕', '경성스캔들', '한성별곡' 등 줄줄이 좋은 평가를 내놓는 드라마를 내놓으면서도 시청률 한자릿수의 벽을 좀처럼 넘지 못한 KBS로서는 더더욱 그렇다.
2TV에서 편성한 개성 강하고 독특한 드라마들이 컬트적 인기에도 불구하고 연이어 대중적인 지지를 얻지 못하면서 시름도 깊어진다. 광고수익이 형편없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첫 주 3∼4%의 시청률을 기록한 '얼렁뚱땅 흥신소'에는 15일 단 3개의 광고가 따라붙었다. 눈치빠른 팬들마저 알아보고 아쉬워할 정도다.
그러나 아직은 방송 초반인 만큼 엇비슷한 사극에 지겨워진 시청자들이 새로운 방향으로 눈을 돌리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존재한다. 초반에는 낮은 시청률로 출발했지만 적극적인 재방송 등으로 뒷심을 발휘하며 MBC '주몽'과의 경쟁에서도 두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했던 '포도밭 그 사나이' 같은 경우가 대표적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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