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 2TV 월요 심야 토크쇼 '미녀들의 수다'의 우즈베키스탄 출신 미녀 자밀라의 앞날이 불투명하다. KBS 시청자위원회 등이 자밀라를 두고 여성의 외모와 섹시미에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제작진은 일단 문제제기를 받아들이기로 하고 한발 물러선 상태. 예정된 녹화에 자밀라를 등장시키지 않기로 했지만 퇴출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니어서 앞으로 자밀라를 '미녀들의 수다'에서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모델로 활동 중인 자밀라는 '미수다'에 출연한 지 채 2달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자밀라는 처음부터 '뜨거운 감자'였다. 눈길을 끄는 외모와 말투, 그에 쏠린 이상한 열기, 자밀라를 부각시킨 연출 등이 맞물리며 그는 기이한 신드롬의 주인공이 됐다.
늘씬한 외모와 교태 짙은 말투, 신고식 삼아 선보인 '텔미댄스' 등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다음날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그의 이름을 쳐넣기 바빴다. 이후에도 '섹시밀라', '교태밀라' 등 그의 섹시미를 부각시킨 별명들이 인터넷과 뉴스에 오르내렸고, 각종 논란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논란이 자밀라 개인의 출연 제동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어딘가 이상하다.
과연 문제는 자밀라 개인에게만 있는가.
한국말도 어눌한 방송 경력 두 달의 외국인 아가씨의 잘못을 따지기 전에 먼저 분명히 지적해야 한다. 그 자체가 아니라 그를 다루는 방식, 그가 다뤄지는 방식을.
제작진은 자밀라의 첫 출연 당시부터 대단한 미녀가 등장했다며 보도자료를 보내 호들갑을 떨었다. 방송도 마찬가지였다. 출연하는 남성 출연자마다 그의 미모와 섹시미에 감탄을 마지 않았다. 불편해하는 다른 외국인 여성 출연자들의 모습까지 '질투심' 처럼 비쳤다.
지난달 말 나온 민언련의 논평은 이 문제를 분명하게 지적하고 있다. "사회자인 남희석부터 남성패널, 제작 PD까지 자밀라의 섹시함이나 애교에 지나친 관심을 보이고 이를 여과없이 내보내며 강조하고 있어 자밀라가 출연한 3주 동안의 방송을 보면 미모의 외국인 여성을 불러 얼마나 애교가 넘치고, 섹시한가를 보이기 위해 방송을 만드는 게 아닌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라고 지적했다.
'미수다' 프로그램을 통해 만들어진 자밀라의 섹시 아이콘 이미지는 각종 뉴스와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확대재생산됐다. 많은 네티즌들은 그의 발언은 물론이고 결혼 사이트 회원 가입, 문신 등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까지 그의 섹시한 이미지와 결부시켜 떠들기에 바빴다.
물론 가슴선이 깊이 팬 의상을 즐겨 입는 자밀라는 섹시 아이콘으로서 유명세를 즐기는 듯 보이기도 한다. 방송 중 심심찮게 등장하는 자밀라의 "오빠 나 어때" 등의 발언이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제작진이 수차례 밝혔듯 자밀라의 흐느적거리는 몸놀림과 교태어린 말투는 방송을 위한 연출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진짜 연출은 그런 자밀라를 어떤 식으로 시청자들에게 전하느냐에 이르러 힘이 발휘된다.
지금껏 섹시 이미지를 통해 자밀라가 웬만한 스타 못잖은 인기를 누리면서 프로그램의 화제성에 큰 힘을 보탠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득보다 실이 클 수 있음을 제작진 역시 명심해야 한다.
섹시 아이콘으로만 그려지는 자밀라 논란을 보라. 부작용은 이미 나타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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