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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는 거인을 이긴다, '스펀지' 마술 비법 공개 중단(종합)

개미는 거인을 이긴다, '스펀지' 마술 비법 공개 중단(종합)

발행 :

최문정 기자
KBS 2TV '스펀지 2.0' ⓒKBS
KBS 2TV '스펀지 2.0' ⓒKBS

주식 시장에서 개미(소규모 개인 투자자)들은 판도를 흔들 수 있는 힘이 가지고 있다. 자기 몸보다 몇 배는 더 큰 벌레도 너끈히 죽여 옮기는 것이 개미다. 그런 개미의 힘이 다시 한 번 증명됐다.


30일 한 마술사의 서울 여의도 KBS 별관 앞 1인 시위로 논란이 불거진 KBS 2TV '스펀지2.0'(이하 '스펀지')의 마술 비법 공개가 결국 코너 하차로 매듭졌다.


9일 '스펀지' 제작진은 "다음주 방송분까지 정상적으로 방영한 후 마술 비법 공개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KBS라는 큰 조직"이라고 KBS를 일컬으며 걱정스러운 마음도 숨기지 않던 마술사들은 코너 하차 결정에 "우리가 이겼다"며 "너무 즐겁다"고 기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1. 방송에 대한 적극화된 행동


삐에로 차림을 한 마술사의 1인 시위는 순식간에 이슈가 됐다. 그리고 그의 행동에 이어 나온 마술사들의 발언과 공식 행동에 이슈는 순식간에 큰 논란거리가 됐다.


30일 1인 시위와 이에 대한 제작진의 해명 그리고 이에 대응해 스타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밝힌 마술사들의 첫 공식 입장 등 최초의 사안은 핑퐁게임 같았다.


'스펀지' 측은 "마술 비법 공개는 마술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높이고자 하는 것"이라며 방송 강행 의사를 표명했다. 사안이 장기화되자 제작진은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밝힐 수 없다"는 입장 표명을 하며 신중을 기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9일 결국 코너는 하차로 결론이 났다.


이 과정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사안을 앞서 끌었던 것이 대규모 협회가 아닌 마술사들 개개인의 힘이었다는 것이다.


프로그램 홈페이지 게시판에 하나 둘 항의글이 올라오며 모이기 시작한 마술사들의 생각은 "협회와 마술학회 등 국내 마술 관련 공식 기관의 대응을 기다렸지만 너무 느린 반응에 직접 나서게 됐다"며 행동으로 본격화됐다.


게시판에 글을 하나씩 올리며 티도 안 나게 '스펀지'라는 거목의 나뭇잎을 갉던 이들은 1인 시위와 매체를 통한 공식 입장 표명, 대책 위원회 설립에 기자 회견 준비 등 한층 더 나간 계획까지 수립하며 직접 거목의 밑둥을 갉아들가는 적극성을 더했다.


그렇게 개미들은 우뚝 서있던 나무를 이겼다.


최초 1인 시위에 나섰던 김주엽 마술사는 스타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나 아니어도 누군가 했을 일이다"며 "이번 일은 정말 다 같이 고생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이번 일의 진행에 앞장 섰던 최우석 마술사는 "개인들이 나서서 큰 성과를 냈음을 높이 평가한다"며 뿌듯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대중'이라는 말을 넘어 언론에 적극성을 더한 의사전달로 권익 수호에 나선 마술사들은 당당히 자신들의 입장을 관철시키며 새로운 국면을 열었다.


#2. 코너 중단, 이후 마술계는?


이번 사안에 맞서 최초 '스펀지 대책 위원회'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단체는 '마술인 권익보호 위원회'라는 이름으로 변모했다.


이는 첫번째 문제는 '스펀지'였지만 이 이후에도 문제가 발생할 경우 마술인의 권익 보호를 위해 다시 움직일 것이라는 의도를 담은 명칭 변경이라고 한다.


그들이 명칭까지 바꾸며 앞날을 기약했던 것 처럼 우선 코너는 하차로 결론났지만 코너 하차 이후에도 해결해야 할 사안들은 많이 남아있다.


최우석 마술사도 "홀가분하다. 해결이 됐다는 것에 대해 안도감을 느낀다"면서도 "그동안 벌어졌던 것에 대해 회의를 통해 수습할 예정이다"고 아직 가야할 길이 남아있음을 밝혔다.


우선 첫번째 사안은 이슈가 됐던 법정 대응의 지속 여부다.


애초 마술인 권익보호 위원회 측은 적극적으로 법적 소송을 할 계획은 없었지만 해외 저작권자들이 국내 소송을 원한다면 한국쪽 대리인을 해줄 의사가 있다"며 국내 소송을 고려 중인 이들이 있음을 밝혔다.


최 마술사는 "마술 비법공개가 지속될 우려가 없고 '스펀지'측에서 과실을 인정했으니 최소한 이점들을 고려해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생각해 볼 것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이미 일이 발단이 벌어진 상태"라며 일말의 부정적 가능성도 지우지 않았다.


또 최 마술사는 "'스펀지'가 강경입장을 밝힘에 따라 국내에서 '타이거 마스크'로 유명한 해외 발렌티노 마술사의 법적 문제를 해결했던 국제 단체인 WAM 측에 타이거 마스크 관련 자료 요청 공문을 보내고 답변을 기다리던 중이었다"며 또 하나의 해결 과제를 공개했다.


'스펀지' 출연과 관련해 마술협회에서 제명됐던 최현우 마술사의 거취문제도 또 하나의 해결 과제다.


그는 "연락을 받은 지 오래되지 않아 위원진들의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제명이라는 것이 상징적인 의미인 만큼 최현우 마술사가 이후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 지를 지켜보며 결정해야 할 사안이 아닐까한다"고 밝혔다.


마술인 권익보호 위원회는 남아 있는 해결 사안들의 논의를 위해 빠른 시일 내에 위원진들이 모여 논의를 할 예정이다.


그들은 이 자리에서 위의 두 가지 문제 뿐 아니라 마술인 권익보호 위원회를 해체할지 혹은 재정비하여 새로운 조직으로 지속할 지 여부와 남아있는 해결 과제들과 관련한 '스펀지'와의 재논의 가능성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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