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크쇼긴 토크쇼인데 어째 장소가 애매하다. 사우나에서 수건을 두르고 있는가 하면 선수촌에서 트레이닝복을 입고 등장하지 않나. 라디오 부스가 통째로 등장하는가 하면 용하다는 점집에서는 게스트가 카메라가 아닌 '무릎팍도사' 얼굴을 쳐다보고 앉아있다. 이제는 낚시터까지 등장한다니 새삼 세트 만드는 제작진이 고생이 많겠다는 걱정까지 든다. 이유가 뭘까.
◆그냥하면 재미없잖아. 차별화로 간다!
같은 MC와 게스트라도 배경과 설정이 다르면 신선한 느낌을 준다.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는 울긋불긋한 화려한 점집을 옮겨놓은 세트가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기 충분할 뿐더러 연지곤지 찍고 한복을 둘러 입은 강호동의 모습은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의 돼랑이와 차별화를 준다.
꾸준히 높은 시청률을 유지하는 KBS 2TV '해피투게더3' 역시 유재석, 박명수, 신봉선 등 겹치기 출연이 많은 이들을 사우나라는 공간을 통해 지루함을 희석시켰다. 사우나 컨셉트는 MC는 물론 게스트까지 편한 복장으로 등장해 별다른 폭탄 발언 없이도 땀을 뻘뻘 흘리며 '쌩얼'을 공개할 수 있게 했다.
새롭게 시작한 KBS 2TV '신동엽 신봉선의 샴페인'은 '샤워토크-너 때문이야' 코너에서 MC들이 우비를 입고 등장한다. 각각 다른 팀을 맡은 이들은 상대편의 이야기가 더 재밌을 경우 물세례를 받는다. 빗줄기가 흐를 때마다 MC들은 고통스럽지만 시청자들은 시원하다.
◆장소에 따라 게스트 마음가짐도 달라진다?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는 유난히 막말 방송 논란이 많다. 4명의 MC가 시끄럽게 떠들기도 하지만 그보다 출연하는 게스트들도 방송이라기보다는 라디오 녹음이라고 생각하고 편하게 말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 실제 '라디오 스타' 촬영장에 가면 라디오 부스를 그대로 옮겨놓은 세트 때문에 이런 착각을 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들 정도다. 장소에 따라 게스트 마음가짐도 변한단 말씀.
지난 28일 '해피투게더3'에는 미스코리아 출신 김성령이 출연했다. 방송에서 좀처럼 망가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던 불혹의 여배우는 사우나에서 벌건 얼굴로 박명수와 대결을 서슴지 않는다. 김지호, 선우재덕, 오대규, 홍은희처럼 예능 방송 출연을 드물게 하는 이들도 '해피투게더'의 사우나 안에서는 편하게 이야기에 참여한다. 원래 목욕을 함께 하면 편해진다고 하지 않는가.
'무릎팍도사'는 '스타들의 고민을 들어준다'는 설정으로 스타들의 '속풀이' 장이 됐다. '무릎팍도사'는 누가 질문하고 누구에게 말하느냐에 따라 게스트의 마음가짐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 선례였다. 그래서일까. 물의를 일으킨 스타들의 면죄부 방송이 아니냐는 논란을 빚기도 했다. 그러나 최민수, 추성훈, 이미연, 박진영, 류승완 감독 등 평소 좀처럼 이야기를 털어놓지 않는 스타들이 등장, 대중들의 궁금증을 시원하게 풀어준 점에서 설정 덕을 톡톡히 봤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설정 토크쇼는 중간 중간 양념을 치기 쉽다~
MBC '황금어장-라디오 스타'는 일반 라디오 방송의 설정을 그대로 차용해 '나를 행복하게 했던 노래' 등의 코너를 진행한다. 이 코너는 주제를 정해 게스트에게 신청곡을 받고 그에 따른 사연을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 '무릎팍도사'에서도 '무릎팍 무릎 팍팍~'이란 음악에 맞춰 게스트에게 춤을 권하는 부분은 또 다른 재미다.
SBS '야심만만2-예능선수촌'에서는 '올킬'이라는 게임이 등장하기도 했다. 올킬은 다른 출연진이 갖지 못한 자기만 갖고 있는 특별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 '올킬'이라고 외치고 그 사연이 합당하면 승자가 되는 게임이다. 탁재훈은 이 자리에서 "에로 영화의 스태프로 일했다"라고 고백하기도 했고, 장근석은 "김제동에게 서운한 일이 있다"며 MC 김제동과 그간 오해를 풀기도 했다.
지난주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한 MBC '놀러와'는 한가위 특집으로 낚시터 토크를 마련한다. 출연진이 낚시터 세트에 앉아 '내 인생의 월척'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다. 출연진이 자신의 낚시대를 들어올리면 '월척 소품'이 공개되고 그에 대한 사연을 말하는 설정으로 신선함을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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