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현 작가에는 '김수현 사단'이라고 불리는 배우진이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는 '부모님 전상서', '완전한 사랑', '눈꽃'에 이어 '내 남자의 여자'까지 함께 했던 김희애가 유명하다. 이외에도 이유리, 정애리, 윤여정 등이 '김수현 사단'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김수현 사단'이라는 명칭으로 묶이는 연기자들만 봐도 알 수 있겠지만 김수현 작가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배우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김수현 작가는 14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여의도 공원에서 진행된 20008서울드라마페스티벌 'Enjoy Star&story' 무대를 통해 첫 팬미팅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그녀는 작품 속 등장하는 배우들에 대한 자신의 평가나 등장인물 선정에 대한 변을 밝히며 '김수현 사단'에 대한 궁금증의 일각을 녹여줬다.
김수현 작가의 작품에 등장하는 배우들에게서 무엇보다 분명하게 보이는 특징은 출연 배우들이 대부분 꽃미남, 꽃미녀보다는 연기력으로 더욱 인정받으며 시청자에게 인지도를 쌓는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김수현 작가는 "자기가 굉장하다고 할 수 있는 조건을 가진 배우들은 나와 작품을 하려고 안 한다"며 그가 스타작가인 만큼 모두가 함께 하자고 나설 것이라는 일각의 선입견에 철퇴를 가했다.
김수현 작가는 "그들은 스스로를 완성품이라고 생각한다. 죽어도 일주일에 한 번 대본 리딩을 하고 잔소리 들어야 하는 일은 안 하려고 할 것"이라며 "나도 굳이 꽃미남이 필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김수현 작가는 "그래도 물론 장동건이 정말 세일을 해서 내 작품을 하고 싶다고 한다면 '싫어요'라고 할 일은 없다"고 웃음 지으며 굳이 거부하고 있는 것은 아님을 전했다.
김수현 작가 작품에 출연하는 배우들 중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특징은 이미 대중적으로 인정받은 스타보다 김수현 작가의 작품을 통해 인정받게 되는 사람이 많다는 점이다.
김수현 작가는 이에 대해 "난 이미 기성품이 된 스타라고 하는 사람들에게는 관심이 없다"며 "보다가 '괜찮네' 싶은 사람을 골라 작업하는 것이 더 행복하다"고 밝혔다.
이어 "대단한 배우들과 함께 하려면 모셔야 한다. 지금 환경에서 막대한 출연료를 줘가면서 작업하고 싶진 않다"며 "우선은 뭐든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고 이상스러운 착각에 빠지기 직전의 사람들하고 함께 하고 싶다"고 출연 배우 선정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드러냈다.
또한 김수현 작가는 이와 일맥상통한 얘기로 "어른들과 작업하는 것이 좋다"는 또 하나의 배우 선정론을 밝혔다.
김수현 작가는 "어른들은 자기 자신에 대해 이미 정리 정돈이 됐다. '나는 배우다'라는 것이 확실한 사람들이다"며 "그들과 하는 것이 기분 좋다"고 밝혔다.
한편 김수현 작가는 이날 그녀의 페르소나라 불리는 배우들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가감 없이 털어놓기도 했다.
김수현 작가는 대표적인 '김수현 사단'인 김희애에 대해 "김희애는 모범생이다. 아주 완벽을 추구하는 사람이다"고 밝혔다.
이어 "때론 매력이 없다 싶을 만큼 너무 완벽을 추구하는 경향도 있지만 그 친구에게 배역이 가면 늘 안심해도 된다"며 김희애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를 드러냈다.
또 '엄마가 뿔났다'를 통해 함께 했던 장미희에 대해서는 "처음에 장미희에게' 너무 거북해 말고, 연기를 하려고도 말고 그냥 써준 대로 하라'고 했다. '당신의 발성법, 말투대로 그대로 하라', '나를 믿고 오면 된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장미희가 그 나이에 무너지지 않고 너무 예뻤다. 옷도 잘 찾아 입어 눈요기 거리도 있었고 자태도 아름다워 미워하고 싶었지만 미워할 수 없었던 것이 아닌가 한다"며 "장미희 덕을 내가 좀 많이 봤다"고 호평했다.
한때 작품을 함께 하다가 이제는 연예계를 떠난 심은하에 대해서는 "이게 착각일 수도 있다"고 말을 하면서도 "결혼 직전에 만난 적이 있었는데 아마 컴백을 하면 내 걸로 하지 않을까 싶다"며 나름의 믿음을 드러냈다.
이어 "그래도 심은하는 애 키우며 그렇게 살고자 결심한 것 같다. 집안에서 요구한 것도 그것인 것 같고 본인도 미련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김수현 작가는 "내 작품에서 함께하는 연기자들은 다 잘한다. 특별히 누가 잘했다는 것은 없다"며 자신이 함께 한 사람들에 대한 애정과 믿음을 보였다.
이어 "그들은 충분히 잘 했고 나도 잘할 수 있도록 뒷받침도 했으며 그들도 따라오려 노력했다"고 밝히고 "누가 가장 잘했다고 거명하면 화날 사람 많다"며 최고를 선정하는 데는 주저하는 모습으로 가릴 것 없는 폭넓은 애정과 믿음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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