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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 영화만 있나? 끈질긴 게이 드라마 역사③

게이 영화만 있나? 끈질긴 게이 드라마 역사③

발행 :

김건우 기자

[★리포트]

'커피프린스 1호점' 공유 윤은혜(위), '슬픈 유혹' 김갑수 주진모
'커피프린스 1호점' 공유 윤은혜(위), '슬픈 유혹' 김갑수 주진모

영화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에 누구나 빠질 수밖에 없는 매력을 가진 '마성의 게이' 선우가 등장한다. 선우는 달콤한 케이크를 만드는 천재 파티쉐로 이성애자들도 그를 보면 사랑에 빠진다.


영화에 동성애코드는 이제 주류로 올라온 소재다. 충무로는 '왕의 남자' '후회하지 않아' 등을 통해 간접적 직접적으로 동성애 코드를 드러냈다.


하지만 한국 TV 드라마와 영화에서 게이가 본격적인 코드로 등장한 것은 오래되지는 않았다. 2007년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에 최한결(공유 분)이 남장여자 고은찬(윤은혜 분)에게 동성애 감정을 느낀다고 생각하고 고뇌하는 게 그려졌다.


당시 화제를 불러 모았지만 한국 드라마의 게이 코드는 지속적으로 시도됐던 도전이었다.


처음 동성애를 수면으로 올리려던 시도는 1995년 SBS 드라마스페셜 '째즈'였다. 당시 정성환이 영화 '크라잉 게임'의 주제곡 음악을 틀어놓고 근육적인 몸매를 과시하며 끈적이는 춤으로 한재석을 유혹하는 신은 상당히 파격적이었다.


이외에도 정성환이 파리에서 처음 귀국해 사랑하는 남자인 한재석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쳐다보고 포옹 하는 장면도 화제가 됐다. 이 드라마로 한재석과 정성환은 모두 톱스타 대열에 올랐다.


가장 화제가 됐던 드라마는 1999년 KBS 연말특집 단막극 '슬픈 유혹'이다. 이 작품은 표민수 PD와 노희경 작가가 함께 했고 김갑수 주진모 이미숙이 주연을 맡았다.


극중 정문기(김갑수 분)는 회사에서 무능력한 사람으로 취급받고 혼자라는 고독감을 느낀다. 신준영(주진모 분)은 뉴욕 본사에서 근무하는 엘리트지만 동성애라는 현실의 벽에 부딪친다. 이때 준영의 눈에 문기의 고독이 눈에 띄면서 두 사람은 새로운 이끌림을 깨닫는다.


'슬픈 유혹'에는 노희경 작가의 살아있는 명대사가 녹아있다. 문기가 준영에게 "넌 왜 동성애자가 됐냐?"고 묻자 준영은 "당신은 왜 이성애자가 됐습니까?"라고 답한다. 그리고 "당신이 대답하지 못하는 것처럼 나 또한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이다"고 설명한다.


드라마에서 가장 화제가 됐던 대사는 "당신은 부인을 여자라서 만났습니까? 전 제가 사랑하는 사람이 남자였을 뿐 입니다"다.


'슬픈 유혹'은 사랑이란 성별이 중요한 게 아닌 서로의 상처를 만져 줄 수 있는 것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2002년 MBC 베스트극장의 '연인들의 점심식사'도 화제가 됐다. 이 작품은 영화 '식스센스'를 넘어서는 반전이 돋보였다. 드라마는 똑같은 사건을 각자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다르게 기억하는 두 여자와 그 핵심에 있는 두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다.


평범한 커플의 삼각관계 스토리인줄 알았지만 두 남자는 첫 사랑의 가장 짜릿했던 순간이란 질문에 "첫 사랑이 처음 내 손을 잡았던 때였다"며 탁자 밑에서 몰래 손을 잡는다.


동성애자에 대한 한국 사회의 인식과 결혼이란 제도에 관해 매끄럽게 다뤘던 작품으로 꼽힌다.


양성애자가 등장한 드라마도 있다. 바로 2004년 조민기 김성령이 출연한 MBC 베스트극장 '완벽한 룸메이트'다.


30대 초반의 번역가 수정(김성령 분)은 친구의 소개로 룸메이트를 구한다. 또래의 여자가 들어 올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20대 초반의 독문과 남학생 지유(강인형 분)가 찾아온다. 수정이 룸메이트를 구한 것은 불륜관계에 있는 독일어과 교수 재석(조민기 분)의 정부가 되는 느낌이 싫어서다. 그러나 알고 보니 재석과 지유는 사제지간이자 애인관계였다.


'완벽한 룸메이트'의 연출은 '궁'으로 잘 알려진 황인뢰 PD가 맡았다. 황인뢰 PD는 자극적인 설정을 화면으로 드러내지 않고 긴장감을 유지하는 분위기로 새롭게 접근해 호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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