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월17일 중국 베이징 올림픽 IBC 내 위치한 MBC 방송센터. MBC '무한도전' 멤버인 정형돈과 노홍철이 땀을 뻘뻘 흘리며 김완태 아나운서, 임오경 해설위원과 함께 '베이징 올림픽 여자 핸드볼 헝가리 전' 중계를 진행한다.
정형돈은 제법 또박또박한 어투로 선수들의 이름을 부르며 전략을 설명하는 '침착' 중계를 한 반면, 노홍철은 특유의 총알 탄 화법으로 '흥분' 중계를 한다. 중계를 마친 정형돈과 노홍철은 서로를 바라보며 한시름 놨다는 듯 웃는다.
그리곤 중계를 함께 한 김완태 아나운서와 임오경 해설위원을 비롯한 다른 스태프들에게 "떨려 죽는 줄 알았다"며 호들갑을 떤다.

#지난 9월 2일 경기도 일산 MBC 드림센터. '무한도전' 멤버들은 하루 종일 이어진 빽빽한 일정으로 한 풀 꺾인 기세다. "뭐? 디자인을 하라고?" 피곤하다며 누울 기세인 박명수는 김태호 PD 말에 심드렁하다.
이때 이노디자인 김영세 대표가 짜잔~등장했다. '무한도전' 멤버들이 일순간 긴장 한다. 그리고 멤버들은 김 대표에게 칭찬을 듣고 싶어 열심히 디자인 테스트에 응한다.
카메오가 드라마에만 있는 건 아니다.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대세인 요즘, 카메오가 심심찮게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 리얼리티를 살리면서 쏠쏠한 시청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김완태 아나운서, 김영세 대표 등은 '무한도전' 입장에선 극중 리얼리티를 한껏 살리는 구세주 같은 카메오들이다.
'무한도전'의 한 제작진은 "김영세 대표나 이상봉 디자이너, 방현주 아나운서 등의 등장은 방송에서 리얼리티를 살리는 데 큰 도움을 줬다"며 "리얼리티 예능에서 카메라 밖과 안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데 필요한 부분이다"고 밝혔다.

이는 MBC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서희태, 서혜경, 용재 오닐 등과 같은 음악가가 등장하거나 SBS '온 에어'에서 배우 역할로 전도연, 강혜정이 출연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베토벤 바이러스' 14회 방송분에 출연한 서혜경 피아니스트는 강건우(장근석)가 이끄는 프로젝트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한다. 물론 서혜경이 직접 피아노를 연주하기도 하지만 분명 드라마 속 연기다. 하지만 시청자 입장에서 '진짜' 피아니스트인 서혜경의 출연으로 '진짜' 공연 같은 환상을 심어준다는 것.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의 멤버들이 '전국노래자랑'에 출전했을 당시 진행자인 송해와 인사를 나누는 장면이나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에서 개미커플(서인영-크라운제이)이 새 앨범 홍보를 이유로 원더걸스, 빅뱅, 엄정화 등 동료들에게 CD를 전해주는 장면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브라운관 속에서 분명 연예인이지만 방송에서 각각 동료로 비춰지면서 안부를 묻는 모습이 신선하다. '쌍추커플'(황보-김현중)이 집들이 하는 날 등장한 SS501의 멤버들의 모습도 스타로만 알았던 이들의 일상이 담겨지면서 카메라 안팎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작용을 한다.
'우결'의 한 제작진은 "방송국에 찾아가는 장면 등은 이들의 직장이 방송국이기 때문이다. SS501이나 이휘재와 조여정 커플의 집들이에 등장했던 신봉선, 김현철 같은 인물 역시 리얼리티를 살리면서도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는 장치(카메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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