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한도전', '패밀리가 떴다', '1박2일', '야심만만2-예능선수촌', '명랑히어로', '황금어장-라디오스타', '해피투게더' 등 2008년 인기 프로그램은 죄다 집단 MC 체제였다. 예능국 PD나 작가들은 '누구'도 중요하지만 '누구와'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는 올 초 '무한도전'이 군 입대로 하하가 빠진 후에 '제7의 멤버'를 두고 고심했던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무한도전'의 한 제작진은 "여러 명을 두고 고심했다. 당시 전진이 확정된 것도 아니었고 신화의 다른 멤버들이나 김현철, 이윤석, 김신영 등 다양한 멤버들을 번갈아가며 출연시키면서 최적의 조합을 찾기 위해 고심했다"고 말했다.
'무한도전'은 결국 여러 차례의 시행착오 끝에 전스틴(전진)이라는 새로운 멤버를 '제7의 멤버'로 기용했다. 하지만 전스틴의 잔류는 쉽지 않았다. '저질체력', '무한 이기주의', '대한민국 평균 이하'라고 불리던 기존 멤버들 사이에 아이돌 스타 출신으로 외모나 체력 면에서 어느 것 하나 밀리지 않는 전스틴의 조합은 엇박자로 보였던 것. 네티즌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전스틴은 기존 멤버들에 비해 "예능 방송에서 웃기지 않는다"는 치명적 단점을 내세우며 어딘지 부족한 캐릭터를 창조했다. 잘생긴 얼굴에 월등한 체력을 가지고 있으나 웃기지 않았던 전스틴은 기존 멤버들과 비교되며 또 다른 웃음을 선사, 결국 '무한도전' 입성에 성공했다.
무한도전-98% 부족한 찌질남+2% 부족한 완벽남
'무한도전'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주간 예능 방송 시청률 상위권에 랭크되며 무수한 이슈를 만들었다. 사실 '무한도전' 같은 예능 프로그램은 각 캐릭터 별로 팬의 지지 세력이 견고한 만큼 멤버 교체가 쉽지 않다.
하지만 98% 부족한 찌질남들 사이에 2% 부족한 완벽남인 전진이 가세해 새로운 조합을 탄생시켰다. 전진의 가세로 '무한도전' 내에서 '열등반'과 '우열반'을 나누며 묘한 경쟁심을 생기게 했다. 또한 완벽할 것만 같은 전진이 무너지는 모습이 자꾸 노출되면서 '찌질남'들도 '완벽남'을 이길 수 있다는 통쾌함까지 전달하면서 '무한도전'은 올해도 아성을 유지했다.
라디오스타- 라 브라더스는 2008년 최고의 조합
'라디오스타'와 '음악여행, 라라라', '명랑히어로'까지 함께 하는 일명, '라 브라더스' 김국진, 김구라, 윤종신, 신정환은 '2008년이 만든 최고의 조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개 숙인' 김국진, '목청 높이는' 김구라, '깐죽대는' 윤종신, '헛소리하는' 신정환은 게스트를 박대(?)하는 새로운 토크쇼의 장을 열었다.
사실 '라 브라더스'의 완성 역시 쉽지 않았다. 초기 신동이 김국진 대신 멤버였으나 멤버들과의 적지 않은 나이차와 아이돌 스타라는 배경이 자칭 '인터넷 독설가', '예능 늦둥이', '칩사마'라는 마이너를 지향하는 이들과 코드가 맞지 않았다. 결국 아픈 과거가 있는 김국진으로 대체된 후 '라 브라더스'는 성공적인 조합을 만들 수 있었다.
패밀리가 떴다-예능인 VS 非 예능인
스타들이 시골로 내려가 밭일을 한다? 해외 '심플라이프'나 국내 '1박2일'과 비슷하다고 생각한 이 설정은 2008년 최고의 시청률로 아류작이라는 오명을 벗었다. '패밀리가 떴다'는 초반 유재석과 이효리라는 예능계의 두 거성이 만난 것만으로도 기대감을 모았다. 예능 톱 MC와 톱 여가수의 조합은 '해피투게더'의 성공을 보더라도 이미 검증된 바 있었다.
하지만 '패밀리가 떴다'의 성공 요인으로는 이들과 함께 김수로, 윤종신, 이천희, 박예진, 대성 등 비예능인들의 시너지가 한몫했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특성상 타고난 입담과 순발력만으로 좌우되지 않는 긴 촬영 시간 덕분에 '천데렐라', '달콤 살벌한 예진아씨'와 같은 캐릭터를 창조할 수 있다. 이는 곧 '계모 수로'와 '천데렐라', '섹시 퀸'과 '예진아씨' 등으로 묘한 대립을 이루며 조합을 완성할 수 있었다.
'야심만만2-예능선수촌'-그 나물에 그 밥
'야심만만'의 명성을 되찾고자 올해 야심차게 출발한 '야심만만2-예능선수촌' 호는 기존의 포부를 지키지 못한 채 산으로 가고 있다. 결국 지난 17일을 마지막 방송으로 '야심만만2-예능선수촌'의 닉쿤은 하차했다. 닉쿤의 하차는 '라디오스타'에서 하차한 신동과 비슷한 이유로 MC들과의 부적절한 조화를 꼽을 수 있다.
현재 '야심만만2'는 동시간대 '놀러와'와 '미녀들의 수다'와 맞붙으면서 고전하고 있다. 이는 게스트에 따라 영향을 크게 받는 시청률이 이를 반영한다. 각 방송에서 인기가 있는 MC들을 데려와 뚜렷한 캐릭터를 생산하지 못한 채 타 방송사의 캐릭터를 그대로 차용해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인상만 준다는 지적이다.
'세 바퀴'-아줌마 예능인들의 재발견
'세 바퀴'는 이경실, 양희은, 박미선, 김지선으로 대표되는 아줌마 예능인에 '원조 국민여동생' 임예진, '돌싱' 한성주, '신상 아줌마' 이승신을 재발견했다. 이들은 목소리 큰 아줌마들과 묘한 대치를 이루며 재미를 선사했다.
임예진은 '거친 아줌마' 이경실에게 '귀여운 아줌마'로 대응했다. '돌싱' 한성주는 그간 한국 사회에서 고개숙여오던 이혼녀 신분임에도 당당하고 솔직한 모습으로 등장해 호감을 얻었다. '신상 아줌마' 이승신은 남편인 김종진과 닭살 행각을 펼치며 결혼한 지 30년이 넘었다는 양희은의 약을 올렸다. 이들과 함께 '남편 아줌마'로 출연하는 조형기의 시기적절한 입담은 '세 바퀴'의 조합에 완성을 기한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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