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극과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그녀, 정려원이 칼을 들었다.
정려원은 오는 2월 16일 방송되는 SBS 드라마 '자명고'(극본 정성희ㆍ 연출 이명우)에서 조국 낙랑국을 위해 사랑하는 이에게 칼을 들이대는 비운의 여인 '자명공주' 역을 맡아 데뷔이후 첫 사극에 도전한다. 그런 그녀를 '자명고' 세트장이 있는 강원도 속초에서 만났다.
현장공개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장에 정려원은 하늘하늘하게 나풀거리는 극 중 의상을 입고 등장했다. 다음은 정려원과 일문일답.
-첫 사극인데 소감이 어떤가.
▶저는 사극을 평생 안할 줄 알았다. 사극 연기 하시는 분들 보면서 힘들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 사극은 못하겠다고 생각했다. 제가 선택했다기보다는 작품이 절 찾아 왔다는 생각이 든다. 사극의 사자도 싫어했는데 저 자신이 신기하다. 또 몸이 적응한다는데 놀랐다. 사극을 하다 보니 캐릭터에 맞춰 몸이 맞춰지더라. 생각보다 빨리 이입돼 많이 뿌듯하다.
-작품이 찾아왔다니 무슨 소리인지.
▶'자명고'를 처음 받아 들었을 때 제가 호주에서 온 후 생활이랑 비슷하단 생각이 들었다. 호주서 와서 9년 동안 한국 생활한 것과 많이 비슷하다. 연예인을 하고 싶어 한 게 아니라 놀러왔다가 우연찮게 연예인이 되고 이후 가수로 활동하고 이런 게 우연인줄 알았는데 결국은 제 운명이었고 제가 받아 들일일이라 생각했다.
극 중 자명도 본인의 의지로 살아간다고 생각하지만 대의에 따라 살아가게끔 돼있는 것을 보면 그렇다. 작품을 하게 되면서 너무 떨렸다. 이 결정을 내리기까지 정말 오만가지 생각을 다했다. 결정하기 가장 힘들었고, 정말이지 결정을 내리기까지 다리가 덜덜 떨렸던 작품이다.

-고난이도 액션신이 나오는데.
▶액션은 중독이 있더라. 무술 감독님들이 멋있는 액션 보여주면 따라하고 싶고 재밌더라. 많이 해보고 싶었다. 따라하고 싶고 와이어 같은 경우, 즐겨 타고 있다(웃음).
-사극을 왜 하게 됐나.
▶사실 불가능한 것에 도전하는 것을 굉장히 좋아한다. 500원이 수중에 있으면 1000원짜리 집을, 대출을 받아서라도 사서 열심히 갚아 나가는 게 낫다는 생각이다. 그렇게 무리해서라도 1000원짜리 집을 사놓으면 시간이 흐르면 어쩔 수 없이 내 것이 되는 것 아닌가. 처음에 무리를 하더라도 시간이 흐르면 2 배를 얻게 되는 것이다. 시청자들이 좋아하시면 인테리어까지 공짜로 얻는 셈이다. 안 좋아하시면 그래도 1000원짜리 집을 얻는 것이고. 또 호주에서도 모험을 한 적이 없어 꼭 한번 부딪쳐보고 싶어 사극에 도전하게 됐다.
-지금 뭐가 제일 힘드나
▶힘들기보다는 벅차다. 앞으로 내 자신이 얼마만큼 변하게 될지 또 내 자신 안에 어떤 모습이 있을지 걱정된다. 만약에 힘든 게 있다면 이 추위를 어떻게 이겨낼 수 있을까 하는 정도?(웃음). 핫팩으로 버티고 있다.
-드라마에서 서커스를 한다는데.
▶단시간 내 소련식 스파르타 교육을 받았다. 사람이 코너에 몰리면 별의별 것을 다하게 되더라. 태어나서 언제 이런 다양한 경험들을 해보겠나. 서커스, 변검, 화려한 액션 등 이것저것 많이 한다. 저도 제가 뭘 배울지 기대된다(웃음).
-칼을 처음 잡아보는 소감이 어떤지.
▶칼 잡는 느낌이다(웃음). 칼이 없으면 손이 허전하다. 심심하고, 칼이 그립고 왠지 있어야 할 것 같다. 주변에서도 처음엔 어색했는데 이젠 어울린다고 하더라.
-주위 배우들과 호흡은 잘 맞나.
▶박민영과 첫 호흡이라 걱정을 많이 했는데, 깜짝 놀랐다. 리액션을 너무 탁월하게 잘해준다. 이미 칼을 갈고 왔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 나이 또래 답지 않게 배울게 굉장히 많은 친구란 생각이 들었다. 그런 모습을 보고 도전감도 들고 앞으로 같이하게 될 신들이 너무 기대된다.

-올해 드라마에 여장부 여걸들이 득세하는데 본인의 성격은 어떤가.
▶털털, 솔직 직설적인 편이다. 생각나는 대로 얘기를 그냥 바로 곧이곧대로 하는 편이다. 극 중 자명과 많이 흡사한 편이다. 복숭아 같다. 물렁물렁하지만 속이 딱딱한.
-드라마 타이틀 롤이라 홀로 이끌어 가야 하는 부담감이 있을 텐데.
▶'자명고'란 이름 자체에서 오는 부담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큰 부담 갖지 않으려 한다. 드라마는 하나의 거대한 퍼즐이고 모두가 같이 맞춰나가야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작가, 감독 등 제작진과 연기자 모두가 같이 앉아서 맞춰나가는 거라 생각한다. 그 분들을 돋보이게 하는 것이 저의 역할이라 생각하고 부담 갖지 않고 열심히 하려한다. 처음에는 '자명고'란 제목을 보고 부담이 좀 됐지만 부담 안가지려 한다.
-액션연기 소감은.
▶연습할 시간이 좀 있었으면 정말 미친 듯이 날아 다녔을 텐데 최소한의 시간을 갖고 최대한의 효과를 내려하니까 체력이 완전히 저하됐다가 감기까지 걸려서 더 악화됐다. 갑옷, 와이어 등이 무게가 많이 나가서 고기를 매일같이 먹고 있다.
-도움을 얻으려고 따로 준비한 것은 뭔가.
▶액션영화 등을 많이 봤다. 최선을 다하려했다. 사극을 보니 100점짜리 사극 톤 연기가 따로 있더라. 그렇게 하지 못할뿐더러 저만의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정려원스러운 사극을 만들려한다.
-극 중 자명처럼 대의를 위해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칼을 겨눌 수 있나.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의를 위해 태어난 사람들은 외로울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어릴 적엔 '수퍼맨'을 이해할 수 없었는데 '다크 나이트'를 보니 갑자기 생각이 든 게 그들에게는 사랑이란 감정이 들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정말 외롭지만 그들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공감했다. 저는 칼을 겨눌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