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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원·최양락 "왕의 귀환? 집안 분위기 달라져"(인터뷰)

이봉원·최양락 "왕의 귀환? 집안 분위기 달라져"(인터뷰)

발행 :

김지연 기자
최양락(왼쪽)과 이봉원 ⓒ사진=송희진 기자 songhj@
최양락(왼쪽)과 이봉원 ⓒ사진=송희진 기자 songhj@

한 동안 우리 곁을 떠났던 80년대 개그스타에서 화려하게 돌아온 이봉원과 최양락을 만났다. 언제나 그렇듯 활기 넘치는 두 사람, 요즘 받고 있는 관심이 너무나 낯선 듯 연신 얼굴에서는 미소와 약간의 불안감이 교차하고 있었다.


'제 2의 전성기'가 왔다는 말들이 그들에게는 어떤 느낌으로 다가가고 있을까. 이봉원과 최양락을 만나 솔직한 속내를 들어봤다.


"그냥 한 건데 '제 2의 전성기'니 '왕의 귀환'이니 이런 소리 하면 솔직히 부담스럽다. 무슨 왕이냐, 잘 하다가도 조금만 못하는 모습이 보이면 왕이 아닌 내시였단 소리가 나올 거다. 하하하."(이봉원)


"나 역시 진짜 당황스럽다. 늘 해왔던 일을 했을 뿐인데 새삼스럽게 지금 왜 사람들이 열광하는지 모르겠다. 다만 한물간 개그맨 아빠, 한물간 개그맨 신랑에서 '왕의 귀환'이라고 하니 집안 분위기가 달라졌다. 아들놈은 내가 나갈 때 '마마 다녀오세요'라고 농담도 하더라."(최양락)


왕년의 톱스타답게 거침없는 얘기가 쏟아졌다. 최양락은 지금의 인기를 만끽하겠다고 했다.


물론 최양락은 이봉원의 말에 동조하며 "사람들의 기대가 부담스러운 사실이다. 얼마하다 결국 바닥을 드러내면 왕이 아니었다고 하지 않겠나. 다행히 지금이 우리에게 처음이 아니다. 자고 일어났더니 스타가 된 게 아니다"라며 인기의 덧없음을 지적했다.


왜 안 그럴까. 사실 요즘의 상황도 신기할 뿐이다. 평생 희극인이란 생각에 특별한 무대를 준비하고, 기획했지 이렇게 자신들의 경험을 털어놓은 것만으로 대박이 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딱 한 번 출연했는데, 이런 반응이 나오니 꿈을 꾸는 것 같다. 솔직히 나를 잘 아는 사람들은 최고의 개그맨 하면 나를 꼽는다. 자랑이 아니라, 그만큼 열심히 했다는 거다. 그런데 '야심만만'에서는 그냥 술만 없었을 뿐 평소 지인들과 하던 모습 그대로 했던 게 이런 뜨거운 반응이 나올 줄 예상 못했다."(최양락)


예전에야 개그맨이라면 특별 무대를 꾸미고, 아이템을 짜면서 콩트를 준비했다. 그런데 요새 개그는 말만으로도 웃길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손쉽게 사람들을 웃길 수는 있지만, 덕분에 이들 역시 새롭게 주목받았지만, 아쉬움도 크다고 지적했다.


"솔직히 후배 개그맨들에게 코미디 연기를 보여주고 싶다. 토크도 좋지만, 주종목인 콩트 무대가 없어져 버려 아쉽다. 최양락 씨도 그럴 거다. 콩트가 들어가는 품에 비해 효과가 적다고 하니까 다들 토크를 한다. 토크는 무대 세트도 필요 없고 그냥 몇 명이 모여 수다만 떨면 된다. 옛날 그 무대가 그리운 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이봉원)


최양락도 이봉원의 말에 전적으로 동감을 표시했다. 다만 그는 달라는 현 흐름에 어떤 게 옳은 것인지 본인도 판단이 서지 않는다는 듯 묘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나는 희극인이야. 희극인이지. 평생 코미디 연기를 한. 그런데 요즘의 상황을 보면 어떻게 해야 할지..."(최양락)


최양락(왼쪽)과 이봉원 ⓒ사진=송희진 기자 songhj@
최양락(왼쪽)과 이봉원 ⓒ사진=송희진 기자 songhj@

마냥 신나고, 기쁘지만은 않았다. 가슴 한 켠은 콩트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이 남아 있었다.


물론 그렇다고 우울해 있을 이들이 아니다. 최양락과 이봉원, 두 사람 모두 올해 야심찬 목표를 갖고 있다.


"시절이 너무 어렵다. 이렇게 웃음이 안 나오는 요즘, 내가 사람들에게 큰 웃음을 주고 싶다. 한참 세월이 지나서 '그래, 그때 힘들었지만 최양락 덕에 많이 웃었지'라는 말을 듣고 싶다."(최양락)


그는 이게 올해의 목표라 했다. 이봉원도 지지 않는다.


"난 희극인의 삶에 충실하고 싶다. 올해 꼭 콩트 무대를 선보이고 싶다. 쉽지 않겠지만, 사람들에게 개그의 진수를 보여주고 싶다."


10, 20대 친구들은 잘 모른다. 하지만 이들은 80년대 최고의 스타였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때문에 지금의 뜨거운 반응에 호들갑 떨며 좋아하지 않는다. 언젠가 우리를 알아주겠지라며 묵묵히 이 길을 걸어온 최양락, 이봉원이기 때문이다.


"개그맨 뭐 있나. 사람들에게 큰 웃음 안겨드리면 되지. 그러기 위해선 늘 자만하면 안 돼. 노력이 필요하다"라며 최양락과 이봉원이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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