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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시청자, 드라마 보듯 예능 본다

요즘 시청자, 드라마 보듯 예능 본다

발행 :

최문정 기자
일요일 오후 방송되는 KBS 2TV '해피선데이'의 '1박2일'코너와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우리 결혼했어요' 코너, SBS '일요일이 좋다'의 '1박2일' 코너 <사진출처=KBS,MBC,SBS>
일요일 오후 방송되는 KBS 2TV '해피선데이'의 '1박2일'코너와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우리 결혼했어요' 코너, SBS '일요일이 좋다'의 '1박2일' 코너 <사진출처=KBS,MBC,SBS>

"방송이 변했다"는 말을 당연하게 한다. 그러나 좀 더 넓은 시각에서 보면 변한 건 방송 환경만이 아니다. 변화된 방송, 특히 예능 패턴에 맞춰 시청자도 변했다. 변해버린 시청자, 그들을 분석해 본다.


◆ "나만의 정해진 코스가 있죠"


"일요일이면 우선 '패밀리가 떴다'를 보다가 끝나면 '1박2일'로 돌리죠."


TV 시청에도 코스가 있다. 서양 요리 코스 나오듯 전체로 입맛 살리고 메인을 즐기는 방식은 아니라지만 철저히 내 입맛에 맞춰 내가 만든 나만의 코스다.


보통 주중 두드러지게 나타났던 이러한 시청 패턴이 주말, 그것도 경쟁이 심한 주말 오후 예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조금만 기운이 빠지는 듯해도 이리저리 휙휙 옮겨 다니던 철새 시청자가 이제는 정착, 느긋하게 하게 즐긴다. 한 번 내 사랑은 영원한 내 사랑, 마치 드라마를 좋아하는 현장에 선물까지 보내며 적극적으로 열띤 지지의사를 보인다.


한 예능국 PD는 "한 번 대세를 타기 시작하면 그 추세를 꺾기 어렵다"며 "한 번 화자 되고 이슈가 되면 점점 더 시청률이 높아지지 좀처럼 떨어지질 않는다. 마치 드라마가 초반에 대세가 정해지고 나면 그 후에 아무리 노력해도 뒤집기 어렵듯 예능도 그렇다"고 말했다.


다른 예능국 PD는 "이제는 예능도 초반 시청률이 중요하다"고 밝히고 "코너를 새롭게 선보인 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에도 대세몰이 하지 못한다면 큰 기대를 두지 않는다"며 "이젠 방송사에서도 대체로 정착하기까지 오랜 시간을 두고 지켜봐주지 만은 않는다"고 말했다.


◆ 스토리, 캐릭터..드라마? 예능!!


SBS '일요일이 좋다'의 '패밀리가 떴다' 코너는 각자의 캐릭터를 분명히 밝힌 출연진 소개를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있다. '달콤 살벌' 박예진, '천데렐라' 이천희와 '김계모' 김수로 등이 그 예다. 취미 역시도 캐릭터를 살려 이효리의 취미는 'X침', 윤종신의 취미는 '라면스프 넣어 요리하기'다.


이는 KBS 2TV '해피선데이'의 인기 코너 '1박2일' 역시 마찬가지다. '허당' 이승기, '은초딩' 은지원, '힘의 강자'이자 리더인 강호동 등의 출연진 모두 분명한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 초반 캐릭터를 잡지 못해 마음고생이 많았다던 이수근도 '국민 일꾼'이자 '1박2일' 공식 운전사라는 확고한 캐릭터를 갖게 됐다.


리얼이 예능의 대세를 이루게 되며 이젠 예능을 보는 사람들 모두 해당 프로그램의 흐름을 미리 파악하고 방송을 본다. 그 흐름을 이어가는 출연진 각자의 캐릭터를 분명히 알고 각각의 캐릭터에 대한 기대점을 나름대로 세운다.


예능국의 한 PD는 "요즘은 드라마 보듯 예능을 본다"며 "시청자는 프로그램 스토리의 흐름을 읽으며 시청한다. 프로그램도 기승전결을 넣어 예전 스튜디오에서 치고받는 토크나 게임과는 달리 복합적인 구성을 한다"고 설명했다.


◆ 재핑 줄어든 예능, 편성표 보며 울고 웃는다


"예능프로그램 시청에 있어서도 재핑(리모콘을 손에 들고 자주 채널을 변경하는 행위)이 거의 없어졌다. "


한 방송사 예능국 PD의 말이다. 그는 "예전에는 광고하는 사이 채널이 돌아가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엔 해당 프로그램이 끝날 때까지 웬만하면 채널 변동이 없다"며 "한 번 몰입하면 절대 리모콘을 안 건드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니 더욱 절실해진 것은 유리한 편성이다. 경쟁사 프로그램에 비해 5분 먼저 방송되는 것 하나 만으로도 경쟁에 훨씬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된다. 마치 방송 시작 시간 통일 전 드라마가 그랬듯 예능도 비슷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


이는 뒤집어 보자면 이미 대세를 탄 프로그램이 5분 먼저 방송을 시작할 경우 5분 늦게 시작하는 후발주자는 대세를 뒤집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인 상황에서 투혼을 펼쳐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비슷한 장르의 프로그램이 방송사를 넘어 동시간대에 띠 편성돼 있을 경우, 편성표를 보며 울고 웃어야 하는 경향은 더욱 확고해 진다.


한 예능국 PD는 "채널 변경이 드물어진 상황에 경쟁사에 비해 늦은 시간에 방송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은 큰 부담"이라며 "특히 새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여야 할 경우에는 그 부담이 더욱 커진다"고 털어놨다.


이어 "편성 변경 가능성을 여러 차례 타진해 보기도 했지만 방송사의 편성 정책상 편성 변경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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