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女주인공, 주중엔 '억척' vs 주말엔 '청순'

치국(治國)에서 제가(齊家)까지 드라마에 여풍이 거세다. 그녀들은 때로는 억척스럽게 때로는 청순하게 다양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5월의 브라운관 앞으로 유혹하고 있다.

특히 주중드라마들은 억척스런 여주인공들이, 주말드라마는 청순한 여주인공들이 극을 주도하고 있어 묘한 대비를 이루고 있다. 억척과 청순 사이, 드라마 여주인공들을 살펴봤다.

◆주중 드라마, '내조의 여왕' 김남주로 대표되는 '억척 여주인공 천하'

주중드라마 여주인공은 억척이 대세다. 인기 1위를 달리고 있는 MBC 월화극 '내조의 여왕'의 천지애(김남주 분)가 대표적 억척 캐릭터.

남편 온달수(오지호 분)의 성공을 위해, 잔머리 굴려가며 내조하는 그녀의 모습은 드라마 여주인공으로서는 단연 '군대일학'(천지애식 말투를 빌리자면)이다.

'내조의 여왕'에 밀려 빛을 보진 못하고 있지만 SBS 월화극 '자명고'의 자명(정려원 분)도 억척이긴 마찬가지.

특히 자명 역 정려원은 자신의 몸보다 더 큰 실제 구렁이를 한 손으로 휘어잡는 억척스러움까지 과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카인과 아벨'에 이어 수목극 1위를 달리고 있는 SBS '시티홀'의 10급 공무원 신미래 캐릭터(김선아)도 '군대일학' 천지애나 '맨손구렁이' 자명 못잖은 들이댐으로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주말 드라마,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 한효주 · 김민정 '눈길'

주중드라마가 억척 여주인공들의 판이었다면 주말에는 180도 달라진 그녀들이 온다. 착한 여주인공들이 브라운관에 나서는 것.

주말극 1,2위를 다투는 SBS 주말극 '찬란한 유산'의 고은성(한효주 분)은 아버지를 잃고 계모에게 버려진 뒤 동생마저 잃어버리는 등 극한의 상황에 처하지만 좌절하지 않고 이겨나가는 캐릭터.

하지만 고은성 역 한효주는 절대 억척스럽지 않다. 돈을 벌기 위해 만두 파는 노점상을 하면서도 밝게 웃고, 선우환(이승기 분)의 할머니의 테스트를 거치면서도 절대 좌절치 않는다.

전통의 청순가련 주인공 엄지의 2009년 판, MBC 주말극 '2009외인구단'의 최엄지(김민정 분)도 청순의 대명사, 큰 눈망울을 껌벅이며 마동탁(박성민 분)에게 화를 내는 그녀에게서 억척을 찾기는 어렵다.

주인공은 아니지만, KBS 2TV 주말극 '솔약국집 아들들'의 '김 간호사' 김복실(유선 분) 캐릭터도 근래 드라마에서 보기 드문 '순둥이'캐릭터.

바람 끼가 다분한 둘째 아들 대풍(이필모 분)의 학대(?)에도 아랑곳 않고 늘 웃음을 잃지 않으며 '솔약국집' 사람들의 사랑과 함께 시청자들의 응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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