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방송작가협회가 KBS가 봄 개편부터 시행한 PD의 직접 집필 시스템에 대해 성명서를 발표, 강하게 비판했다.
한국방송작가협회는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KBS의 '작가 죽이기'를 즉각 중단하라"고 호소했다.
협회는 "KBS가 단행한 작가 대신 PD가 집필한다는 이른바 'PD집필제'는 KBS가 'PD 역량 강화'를 위해서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으나, 본질은 경비 절감에 있다는 것은 KBS 내 누구라도 아는 사실이다"고 피력했다.
이어 "이것은 지난 수십 년간 한국 방송 발전의 한 축으로서 커다란 기여를 해온 시사, 교양, 다큐멘터리 작가들을 하루아침에 제작 현장에서 몰아내려는 시도이며, 이는 근본적으로 방송작가 직종의 생존권을 짓밟는 행위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국방송작가협회는 또한 "더욱 놀라운 일은 KBS가 작가들의 생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이런 계획을 입안하고 발표하는 순간까지, 정작 그 주대상인 작가들에게 일언반구의 논의가 없었다는 사실이다. 단 한 장의 문서를 보낸 바 없고 한 마디 의견을 청취한 바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구멍가게의 아르바이트생을 그만두게 할 때도 그 근로자에게 납득할 수 있는 해고사유를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는 것이 고용관계의 기초인데, KBS는 그 최소한의 절차마저도 밟지 않고, 경제위기를 빌미로 작가들을 일방적인 희생양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KBS는 이 과정에서 허위사실을 언론에 유포하며 작가들의 명예까지 크게 훼손했다. 외부에 PD집필제를 선전하면서 '객관성이 담보되어야 할 시사정보프로그램의 대본이 현장을 직접 취재하지 않은 작가에 의해 일부 집필됨으로써 프로그램의 객관성 등에서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 운운한 것이 그것이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이와 함께 "이는 지금까지 현장 취재는 물론, 자칫 피디 1인의 독단에 빠질 수 있는 시사다큐 프로그램의 객관적 균형추 역할을 해옴으로써, 프로그램의 객관성 제고에 큰 기여를 해온 작가들의 노력을 악의적으로 왜곡하고 폄하한 파렴치한 행위로,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