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덕여왕'이 가고 '아이리스'가 지고, 뜨거웠던 지난 연말 브라운관을 뒤로 하고 방송 3사는 올 1월 저마다 야심찬 신작 드라마를 선보였다. 올 1월 방송 3사가 내놓은 신작 드라마는 무려 8편. 이 가운데 이미 7편이 시청자들에게 첫 평가를 받았다.
이들 작품의 명암은 엇갈리고 있다. 시청률 30%를 넘어선 히트작이 벌써 나오는가하면, 예상보다 낮은 한자릿수 시청률로 출발을 끊은 작품도 있다. 하지만 1월이 채 지나지 않은 지금, 성패를 속단하기는 아직 이르다. 시청률과 상관없이 보는 맛, 듣는 맛이 가득한 탓에 요즘 TV 볼 맛 난다는 반응이 이어질 정도다. 1월의 드라마 용사들, 이들을 중간 평가해 봤다.
◆'추노' 기선제압.. '아결여' 뜰까?
1월 신작 드라마 대전에서 가장 큰 승리를 거둔 것은 지난 6일 첫 방송을 시작한 KBS 2TV 수목드라마 '추노'다. 첫 방송부터 19.7%(이하 AGB닐슨미디어리서치 기준)로 괴력을 발휘한 '추노'는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다 단 5회만에 30%를 돌파했다.
옷섶을 풀어헤치고 탄탄한 근육을 드러낸 장혁, 김지석, 한정수 등 짐승남들의 활약은 '추노' 신드롬의 일등공신. 탄탄한 이야기, 맛깔나는 대사, 영화같은 액션은 시청자들의 눈길을 그대로 사로잡고 있다. 개성파 조연들의 열연도 보는 맛을 더한다.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당분간 '추노'의 적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당당히 도전장을 던진 MBC 수목극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이하 '아결여')는 5.5%로 첫 스타트를 끊었다. 4.7%로 막을 내린 전작 '히어로'의 여운과 '추노'의 파워를 아직 넘어서지 못한 셈이다.
'아결여'는 현대를 사는 30대 싱글녀의 일과 사랑이라는 완전히 다른 주제로 승부를 걸었다. 박진희, 엄지원, 왕빛나가 연기하는 톡톡 튀는 캐릭터, 솔직 담백한 대사가 여성 시청자들로부터 어떤 공감을 자아낼 지가 반전의 관건이다.
◆월화드라마 윈윈.. 최후의 승자는?
방송 3사가 약속이나 한 듯 지난 4일 한꺼번에 신작 드라마를 선보인 월화극은 1월 드라마 대전 최대의 격전지다. 국민 드라마로 칭송받던 '선덕여왕'의 빈자리를 누가 차지할 것인지가 그 핵심. '추노'의 기세에 밀린 탓일까, 압도적인 히트작은 나오지 않고 있지만 KBS 2TV '공부의 신'이 시청률 1위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개성 강한 작품들이 고른 사랑을 받고 있다.
문제아 학교에 부임한 열혈교사의 고군분투를 그린 '공부의 신'은 20% 시청률을 돌파하며 동시간대 1위를 이어가고 있다. 잘 자란 유승호, 코미디를 벗은 김수로의 활약을 바탕으로 1등만 기억하는 입시교육을 정당화한다는 비판에도 불구, 방학을 맞은 10대들에게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MBC '파스타'와 SBS '제중원'은 꾸준히 10%대 중반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선전중이다.
깐깐한 이탈리아 유학파 쉐프와 당돌한 주방보조의 좌충우돌을 담은 '파스타'도 돋보이는 월화극. 실수연발 공효진, 버럭남으로 거듭난 이선균, 능글맞은 사장님 알렉스, 설사장 이성민, 꽃미남 요리사 3인방 등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일단 눈길을 끈다. 좁은 주방이 주 무대지만 깊이있는 전개, 속도감 넘치는 요리장면 등 완성도 높은 월화극으로 사랑받고 있다.
격변의 조선 말을 배경으로 천민 백정의 신분상승, 서양 의술 및 신문물에 대한 호기심 등을 두루 다루고 있는 독특한 메디컬 드라마 '제중원'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박용우 연정훈 한혜진 등 조용하지만 폭발력있는 배우들의 앙상블도 시선을 집중시킨다.
SBS '별을 따다줘'의 선전도 눈길을 끈다. 생각없던 된장녀가 갑자기 다섯 이복동생의 엄마가 되면서 억척녀로 분하는 코믹 드라마가 10% 중반의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천사의 유혹'에 이어 9시대 월화드라마가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밖에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현한 경주 최부자 집안을 소재로 한 KBS 1TV 주말극 '명가'가 10%대 꾸준한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인연만들기' 후속으로 방송을 앞둔 MBC 주말극 '민들레 가족'은 '전원일기', '그 여자네 집', '그대 그리고 나'의 김정수 작가가 집필한 또 하나의 가족 드라마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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