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먼다큐 사랑'도 못 볼 줄이야.
MBC가 2006년부터 선보이고 있는 5월의 기획이 바로 '휴먼다큐 사랑'이다. 진정 스페셜 다운 스페셜로 칭송받고 있는 'MBC 스페셜' 팀이 수개월을 준비한 사랑과 감동의 이야기를 5월 내내 방송하며 시청자들의 웃게 하고 울게 했던 '휴먼다큐 사랑'. 이미 5월의 브랜드가 된 이 방송을 올해 5월에는 볼 수 없다.
지난달 5일부터 30일을 훌쩍 넘겨 이어지고 있는 MBC 파업 때문이다. 때문에 올해 5월의 '휴먼다큐 사랑'은 지난 7일 방송된 '5년간의 사랑'이 처음이자 끝이다. 원래 '휴먼다큐 사랑'을 준비하면서 오프닝 격으로 지금껏 '휴먼다큐 사랑'을 통해 많은 관심을 받았던 이들의 현재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만들었던 프로그램이다.
물론 준비마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제작진들은 수개월 전부터 프로그램을 준비해 거의 모든 촬영을 마쳤다. 그러나 파업에 들어가면서 이후의 작업들이 중단됐다. 편집 및 효과, 음악 등 후반작업이 올스톱 상태다. 연출자들은 애지중지 자식처럼 만든 결과물을 안고 그저 속이 까맣게 탄다.
'휴먼다큐 사랑' 뿐 아니라 'MBC 스페셜' 모두가 그렇다. 그나마 파업에 동참하지 않은 간부급 PD가 연출한 '승가원의 천사들'이나 옴니버스 형식의 '5년의 사랑'이 때맞춰 방송했을 뿐, 다른 작품들은 언제 전파를 타게 될 지 가늠조차 하기 어려운 상태다. 한 시사교양국 관계자는 "'휴먼다큐 사랑'으로 제작된 기획들이 아예 방송되지 않는 일은 없을 것이다. 다만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방송하려고 했던 따뜻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들이 때맞춰 전파를 타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전했다.
MBC 노조는 김재철 MBC 사장이 노사 합의의 전제 조건으로 교체했던 황희만 전 보도본부장을 부사장에 임명한 것에 반발, 퇴진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갔다. '큰집 불려가 조인트' 파문을 불렀던 김우룡 전 방송문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을 고소하겠다며 기자회견을 했던 김재철 사장은 노조에 대해 민형사상 고소를 했다. 단식투쟁 중이던 이근행 노조위원장은 지난 7일 끝내 응급실에 실려갔다. 파업 장기화에도 양 측의 입장이 전혀 좁혀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시청자들은 지지를 보내면서도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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