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Starnews Logo

영원한 테마? '핏줄찾기'에 목 맨 안방극장

영원한 테마? '핏줄찾기'에 목 맨 안방극장

발행 :

김현록 기자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마이 프린세스', '짝패', '욕망의 불꽃', '반짝반짝 빛나는'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마이 프린세스', '짝패', '욕망의 불꽃', '반짝반짝 빛나는'

안방극장이 '핏줄 찾기'에 목을 맸다. 방송 3사 드라마 평일과 주말, 연속극과 미니시리즈를 이리저리 둘러봐도 '꼬인 핏줄' 하나 없는 가족극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나 다름없다.


최근의 '핏줄찾기' 선봉에는 MBC가 있다. MBC 월화사극 '짝패'는 한날 한시 양반집과 거지 움막에서 태어난 주인공 천둥(천정명 분)과 귀동(이상윤 분)의 이야기고, MBC 주말극 '반짝반짝 빛나는' 또한 병원에서 뒤바뀐 두 여인 한정원(김현주 분)과 황금란(이유리 분)이 본래 가족을 찾아가며 벌어지는 갈등과 화해를 그린다.


대한민국 황실재건을 테마로 삼은 수목극 '마이 프린세스'는 공주님 이설(김태희 분)의 핏줄 증명하기가 극 전체를 관통한다. 일일극 '폭풍의 연인'에선 여주인공 별녀(최은서 분)가 사업가 유태권(정보석 분)의 딸로 드러났다.


시트콤 '몽땅 내사랑' 조차 짠돌이 김원장(김갑수 분)이 진짜 딸(윤승아 분)을 찾아가는 과정이 큰 줄기고, 재벌가의 처연한 후계 경쟁을 그리는 주말특별기획 '욕망의 불꽃'은 존재조차 몰랐던 친딸(서우 분)과 친자식 처럼 기른 아들(유승호 분)을 어떻게든 갈라놓으려는 재벌가 어머니 윤나영(신은경 분)이 중심이다.


KBS, SBS라고 사정이 크게 다르지는 않다. KBS 1TV 일일극 '웃어라 동해야'는 주인공 동해(지창욱 분)이 오매불망 찾아다닌 아버지 제임스가 옛 연인 새와(박정아 분)의 시아버지(강석우 분)더라 라는 비비 꼬인 가족관계를 전면에 내세웠다. 정치드라마를 내세운 KBS 2TV 수목극 '프레지던트'조차 대권후보 장일준(최수종 분)의 숨겨진 아들(제이 분) 코드가 있다.


꼬인 핏줄관계가 얼마나 복잡하느냐를 두고 경쟁을 벌인다면 SBS '신기생뎐'은 단연 1등이라 할 만 하다. 여주인공 단사란(임수향 분)은 사실 병원장 금어산(한진희 분)과 부용각 주방장 한순덕(김혜선 분)의 하룻밤 인연으로 생긴 딸. 한순덕이 처지 때문에 딸을 금어산의 집 앞에 버렸으나 사실을 모르는 금어산이 가정부에게 입양을 시켰다. 현재 시점에서 단사란은 그 가정부마저 죽고 다른 여자와 재혼한 단철수(김주영 분)을 친아버지로 알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웃어라 동해야', '신기생뎐', '몽땅 내사랑', '폭풍의 연인'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웃어라 동해야', '신기생뎐', '몽땅 내사랑', '폭풍의 연인'

출생의 비밀이 극을 이끄는 가장 주요한 키워드가 되는 이들 드라마들은 '꼬인 핏줄'이 곧 '엇갈린 운명'이 되는 한국 사회의 지독한 혈연주의, 부의 세습이 점점 공고화되는 사회 분위기를 고스란히 반영한다는 평가다. 열심히 일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가 점점 과거의 일이 되고있는 요즘, 숨겨진 핏줄이 아니고서야 인생 역전은 불가능하다는 공공연한 인식이 드라마에도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소재, 장르의 한계도 지적된다. 전문직 드라마들이 많지 않은데다, 트렌디 드라마까지 명맥이 끊기다시피 한 상황에서 가족 드라마들이 득세하면서 숨겨진 혈연관계가 주요 소재로 더욱 빈번하게 등장하게 된 셈이다. 불륜 등 자극적인 관계를 내세워 극의 허술함을 덮으려 했던 일명 '막장 드라마'의 광풍이 큰 몫을 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찮다. 한 지상파 드라마국 관계자는 "엇갈린 혈연관계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쓰이는 대표적 드라마 소재이고 이미 검증된 소재"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출생의 비밀은 그리스 신화는 물론 각종 영웅신화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요소고, 신화나 이야기 속 주인공들에게 정당성과 특별한 매력을 부여하는 코드이기도 하다. 할리우드의 대표 SF영화 시리즈 '스타워즈'의 가장 유명한 명대사가 악당 다스베이더가 주인공 루크 스카이워커에게 출생의 비밀을 밝히는 "아임 유어 파더(내가 네 아버지다)"일 정도다.


드라마 관계자는 "비록 엇갈린 혈연관계를 공통의 소재로 삼더라도 극을 풀어가는 방식이나 극에서 차지하는 비중 등은 작품마다 다르다"고 밝혔다. 그는 "출생의 비밀은 드라마에서 쓰이는 여러 장치 가운데 하나일수도 있고, 극 전체를 관통하는 맥일 수도 있다. 초반에 그 비밀을 밝힐 수도 있고 막판 반전으로 쓰기도 한다. 누가 만드는 작품이냐에 따라서도 그 분위기가 크게 바뀐다"며 "만듦새나 이야기에 따라 시청자들이 느끼는 재미나 감동은 크게 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요 기사

    연예-방송의 인기 급상승 뉴스

    연예-방송의 최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