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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연 "스무살에 40대 꿈꿔…멋진 50대 기대"(인터뷰)

이승연 "스무살에 40대 꿈꿔…멋진 50대 기대"(인터뷰)

발행 :

하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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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뀌면 세상이 바뀐다. 여자가 행복해지면 세상이 행복해진다' 저는 이 모토로 일해요."


거침없고 털털했다. 카리스마로 좌중을 압도하면서도 따뜻한 눈빛으로 감싸 안았다. 케이블채널 스토리온 '이승연과 100인의 여자'(이하 100인의 여자)의 이승연은 그렇게 소통하고 있었다.


'100인의 여자'는 패션, 뷰티, 인테리어, 재테크, 교육 등 30~50대 기혼여성들의 관심사를 주제로 한 트렌드 버라이어티쇼다. 주부 방청객 100인이 직접 스튜디오에 나와 매회 펼쳐지는 흥미로운 주제들을 직접 체험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 여성을 위한 대부분의 쇼가 20대 미혼여성에 치우쳐 있는 것을 감안하자면, 아줌마들에게 자신이 '여성'임을 잊지 않게 하는 대한민국 유일무이한 쇼인 셈이다.


지난 5일 서울 상암동 CJ E&M센터에서 '100인의 여자' 녹화를 마친 이승연을 만났다. 하루 2회분을 녹화했음에도, 여전히 에너지 넘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승연은 '수퍼맘 다이어리', '토크앤시티4', '키친로드'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MC를 맡은 베테랑이다. '100인의 여자'는 어떻게 출연하게 된 걸까.


"책임프로듀서를 맡은 이원형 팀장님이 직접 연출하는 쇼라서 출연하게 됐어요. 100인을 데리고 하는 한국에서 보기 드문 쇼라고 설득해서 넘어갔죠. '토크앤시티4'도 같이 했었는데 드라마 스케줄이 겹쳐서 오래 못해서 죄송했었거든요. 원수와 빚을 한 번에 갚는 의미로 하게 됐죠."


전문 방청객도 아닌 일반인 100인과 함께 호흡을 맞추는 게 보통일이 아니다. 한 회 1시간 분량이지만, 실제 녹화는 3시간이 훌쩍 넘는다. 가장 신경쓰는 점은 무엇일까.


"아무래도 100인과의 호흡이 제일 중요해요. 태어나서 이렇게 힘든 쇼는 처음이에요. 재미없으면 졸린 표정하시기 때문에 녹화 내내 좌불안석이죠. 호흡을 길게 이끌어 가는 게 제일 중요해요."


이승연ⓒ스토리온 제공
이승연ⓒ스토리온 제공


고상하게 앉아서 얘기만 나누는 게 아니다. 직접 숟가락을 들고 얼굴을 문지르고, 누워서 복근 운동도 한다. 최근에는 민낯을 공개한 상태로 방송하기도 했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나니, 좋은 의미에서 거리낄 게 없어졌어요. 뻔뻔해지더라고요. 어차피 똑같은 사람이고 여자인데 뭐가 창피하겠어요. 연예인 시작했을 때부터 원래 관리 안하고 내숭 없이 살았어요. 나이 들면 관리 좀 해야지 했었는데 그런 마음이 없어지더라고요."


매회 이슈에 맞는 특별한 사연을 지닌 출연자들이 등장한다. 기억에 남는 출연자를 물어봤다.


"첫 회에 유방암 걸린 분이 출연하셨는데 기억에 남아요. 가슴 재건해드렸거든요. 또 '친정엄마'편에서 시각장애 어머니를 둔 두 딸 얘기가 가슴에 많이 남네요. 공감될 때 가장 뿌듯하고, 제가 주든 프로그램이 주든 뭔가를 드릴 때 정말 기분이 좋아요."


이승연은 최근 37kg이라는 믿기지 않은 수치를 감량한 후 완벽한 복근을 선보여 화제가 됐다. 뺀 것도 놀랍지만 어떻게 찌게 된 걸까.


"임신 중독은 아니었는데 그게 의심될 만큼 쪘었어요. 붓기도 많이 붓고 힘도 들었죠. 출산 후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 운동을 시작했어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아무리 좋은 약과 비법이 있어도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는 게 최고더라고요. 원래 숨쉬기 운동도 하기 싫어하는 스타일인데 다행히 운동이 너무 좋아졌어요. 하루에 4시간씩 처음 한 달반은 일요일도 안 빼고 일주일 내내 했어요."


이승연ⓒ소속사 제공
이승연ⓒ소속사 제공


이승연은 지난 2007년 12월 결혼해 2009년 첫 아이를 낳았다. 결혼하고 나서 가장 달라진 점은 무엇일까.


"원래 외로움을 많이 타는 성격인데, 결혼하고 나서 정말 행복해졌어요. 요즘 삶의 큰 활력소는 아이에요. 아이에서 힘을 얻어 일도 하는 것 같아요. 또 남편이 외조를 정말 잘해줘요. '100인의 여자' 제작회의할 때 항상 와서 이런 거 해보면 어떨까 하고 신경써줘요. 하루일과 끝내고 남편이랑 나란히 누워 도란도란 얘기 나눌 때 정말 행복해요."


배우로서, 여자로서 40대다. 그녀는 40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전 스무살부터 40대가 되고 싶었어요. 40살에 결혼하고 42살에 애를 낳고나서야 행복해졌어요. 신기한 게 그때부터 '아 40대가 되면 더 행복해질거야'라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던 것 같아요. 행복은 위치나 돈, 명예를 떠나서 안정감이잖아요. 그래서 지금은 사실 50대를 꿈꿔요. 멋진 50대가 되고 더 행복해지고 싶어요."


배우이기 전에 대한민국 아줌마인 이승연. '100인의 여자'에 출연하는 '아줌마'들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을까.


"'100인의 여자'는 나를 좋은 쪽으로 바꿔주고 자신감을 갖게 해주고 나를 사랑하게 만들어주는 프로그램이잖아요. 아줌마로서 살아가는 게 얼마나 행복한 건지 깨닫게 해주고 싶어요. 제 신조가 행복하게 사는 건데, 행복하려면 마음이든 뭐든 나눠야 된다고 봐요. 나 혼자 행복하면 소용없고 주위 사람도 행복해야죠."


소탈하게 털어놓는 그녀의 말에, 예상치 못한 질문이 이어져 짧고 굵게 하려 했던 인터뷰가 길어졌다. 연기를 오래하지 않아 스트레스 받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녀는 인생은 어차피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답을 전했다. 인생의 희노애락을 경험하고 안정기에 접어든 그녀에게서 느껴지는 행복은 진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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