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Starnews Logo

인기 없어도, 시청률 낮아도..드라마 '연장의 굴레'

인기 없어도, 시청률 낮아도..드라마 '연장의 굴레'

발행 :

최보란 기자
사진


최근 방송가에서는 드라마 연장이 인기를 반증한다던 공식이 통용되지 않는다.


SBS '무사 백동수'가 6회를 연장한 것을 비롯해 MBC '지고는 못살아' '반짝반짝 빛나는', '계백', KBS 2TV '스파이 명월', '동안미녀' SBS '신기생뎐', '보스를 지켜라' 등 올해만 여러 편의 작품들이 방송 횟수를 연장했다. 이들 작품을 살펴보면 꼭 시청률이 높고 화제의 중심에 있던 작품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다.


오히려 드라마가 연장함으로써 무리한 전개가 진행돼 결말이 흐지부지 된 경우도 있다. 또한 방송사와 제작사, 배우들 간 갈등이 일어나기도 한다. 그럼에도 이처럼 많은 드라마들이 굳이 연장을 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미 시청률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한 인기 드라마의 연장은 광고 판매와 관련이 있다. 일정 수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면 광고 판매가 보장되기 때문. 그러나 성적이 저조한 드라마들의 연장은 대체로 편성 문제와 닿아 있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후속 드라마의 편성 때문에 전작의 연장 문제가 논의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후속 드라마가 다양한 연유로 미처 방송 준비를 되지 않았을 때 드라마가 연장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MBC 드라마국의 한 관계자는 "새로운 드라마의 시작이 한 달의 시작 혹은 새해의 시작에 맞추거나, 드라마 종영을 그해에 끝나도록 하는 등 편성상의 효율성을 위해 연장을 유동적으로 둔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드라마의 종영 시점이 애매할 경우 편성의 묘미를 위해 연장을 택하기도 한다는 것.


앞서 '신기생뎐' 측은 후속작인 '여인의 향기' 준비 때문에 불가피하게 연장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지고는 못살아' 역시 '나도, 꽃!'의 캐스팅과 촬영 중 돌발사고 등으로 제작이 늦어지면서 연장설이 대두됐다.


이처럼 후속 드라마가 제때 준비를 마치지 못하는 것은 캐스팅 문제가 큰 이유다. 지상파 3사에서 방송하는 드라마 뿐 아니라, 최근엔 케이블 자체제작과 더불어 종편시대까지 개막을 앞두면서 주연 배우의 기근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


'계백' 역시 후속작인 '빛과 그림자'가 뒤늦게 캐스팅이 마무리되고 갑작스럽게 세트장이 파손되는 등 준비가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문제는 이런 식의 무리한 연장이 늘어가고 있다는 것. 과거 뜨거운 인기와 시청자들의 요구에 의한 연장과 달리, 시청자 반응을 고려하지 않고 방송사정에 따라 고무줄 편성을 하면서 공감을 사지 못하고 있다.


연장은 시청자 뿐 아니라 배우들에게도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다. '반짝반짝 빛나는'은 연장설이 불거진 직후 배우와 방송사 간 갈등설이 제기됐으며, '지고는 못살아'는 연장을 두고 제작사와 배우 간 이견이 펼쳐지기도 했다. '스파이 명월'은 주연배우 한예슬이 드라마 제작 시스템에 대한 불만으로 잠적한 초유의 사태 속에서도 연장 방송을 감행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자 최근 안방극장에선 박수 칠 때 떠난 드라마들이 오히려 돋보이기도 한다. MBC '최고의 사랑'과 KBS 2TV '드림하이' 등은 안정적인 시청률과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시청자 사이에 연장 요청도 많았지만 예정했던 16부작으로 방송을 마무리해 유종의 미를 거뒀다.


'무사 백동수'와 '동안 미녀'와 같이 1위의 여세를 몰고, 연장을 통해 하지 못한 이야기를 더해 긍정적인 결과를 얻기도 한다. 그러나 드라마의 완성도에 대한 고민은 배제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시청자가 원하고, 드라마의 완성도가 담보되는 작품이 아님에도 무리하게 연장하는 것은 결국 시청자들의 실망감만 가져올 것이다. 연장을 하기에 앞서 과연 누구를 또 무엇을 위한 연장인지를 돌이켜 봐야하지 않을까.


주요 기사

    연예-방송의 인기 급상승 뉴스

    연예-방송의 최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