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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라'김희정, 마이너인생이 준 메이저급 감동

'나노라'김희정, 마이너인생이 준 메이저급 감동

발행 :

김수진 기자
SBS '폼나게 살거야' 김희정 <사진제공=SBS>
SBS '폼나게 살거야' 김희정 <사진제공=SBS>


어려움을 극복하고 폼 나게 살아보려 좌충우돌 하는 가족의 이야기. 방송중인 SBS 주말극 '폼나게 살거야'(연출 홍창욱) 얘기다.


이 드라마는 일찌감치 바람난 남편은 딴살림 차린 지 오래고, 홀로 작은 식당을 꾸려나가며 어렵게 5남매를 키워 이제 좀 살만하다고 생각했는데, 그 보상은 폐암으로 돌아온 모성애(이효춘 분)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문영남 작가가 지난해 인기리에 종영된 KBS 2TV 주말극 '수상한삼형제'이후에 선보이는 드라마로 방송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지난 9월 17일부터 전파를 타기 시작한 '폼나게 살거야'는 현재 시청률 한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50부작으로 기획된 이 드라마는 지난 30일 방송분까지 총 14회를 내보냈다.


벌써부터 일부에선 시쳇말로 '막장극의 대가'인 문영남 작가의 신작인 '폼나게 살거야'를 두고 '막장의 한계인가'라는 비판적인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또 일부에선 문영남 작가의 필력은 20회로 접어들면서 진가를 발휘한다고 아직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있다.


지난 30일 방송분에서 드디어 문영남 작가의 필력이 서서히 발톱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드디어 문 작가의 반격이 시작된 것이다.


모성애의 둘째딸인 나노라(김희정 분)를 통해서다. 문영남 작가의 페르소나라 불리는 김희정은 나노라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앞으로 전개될 드라마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나노라는 중학교시절 아버지의 바람으로 인해 심한 우울증에 걸린 엄마를 대신해 살림살이를 하며 형제들에게 치이다 일찌감치 가출해 최종학력이 중학교 중퇴인 37살의 노처녀. 술집과 다방을 떠돌며 단순, 무식, 싸구려로 점철된 인생을 살아온 여인네다.


교사인 오빠 나대라(손현주 분), 부유하게 자랐지만 결혼이후 독하게 변해버린 나대라의 아내 남은정(최수린 분), 대학도 나오고 현재 홈쇼핑 MD로 살아가는 넷째 딸 나아라(윤세인 분), 재수생인 나주라(최우식 분) 등 나노라의 가족은 그녀의 등장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지만, 가족의 중대 결정을 내리는 순간에는 나노라의 단순하고 무식하다는 '편견'의 잣대가 적용된다. 13회까지는 그랬다.


14회를 통해 나노라는 한번 사는 인생에서 행복의 기준이 얼마나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려줬다.


맞선을 본 재력남 대신 어딘지 모르게 어리바리해 보이고 돈도 없지만, 자신을 변함없이 사랑해주는 고아출신 남자 신기한(오대규 분)을 선택했다.


"너랑 나 같은 사람들은 생각하면 더 손해야"라고 서로의 무지를 탓하며, 신기한을 막 대했던 그녀지만 엄마의 소원인 돈 많은 남자에게 눈 딱 감고 시집을 가지 않았다. 맞선을 보러가는 자신의 구두를 두 손으로 닦아주고, 그녀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바보같이 눈물만 흘리는 신기한의 진심을 택했다.


결국 결혼이라는 현실 앞에 조건이 아닌 진실된 마음을 택한 것이다.


또한 나노라는 그녀만의 표현방식으로 가족의 소중함도 일깨워줬다.


부유하게 자란 홈쇼핑PD 최신형(기태영 분)과 7년 연애를 했지만, 결국 빈부의 차이로 결별한 동생 나아라와의 에피소드를 통해서다.


결별한 나아라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7년 동안 선물한 모든 것을 돌려 달라"는 핑계로 화해를 해보려고 시도하는 최신형. 나아라는 그를 만나기 위해 무릎 나온 트레이닝 복 차림으로 집을 나섰다.


나노라는 그런 동생의 모습을 보고 "마지막 모습은 신형이가 아쉬워할 정도로 최대한 예뻐 보여야한다"며 자신의 옷으로 한껏 치장을 해 내보냈다.


결과는 정반대였다. 나노라의 처방은 오히려 부작용을 낳았다. 짧은 치마에 싸구려 옷으로 치장한 나아라를 보고 최신형은 독설을 내뱉었고, 설왕설래하는 과정에서 나아라의 옷은 최신형으로 인해 찢어지고 말았다. "어디서 이렇게 싸구려를 입고 다니냐"는 최신형의 말에 결국, 나아라는 눈물을 터트리며 발길을 집으로 돌렸다.


이 에피소드는 일차원적으로 웃음을 선사했지만, 곱씹을수록 눈물이 핑 돌게 만드는 문영남 작가의 '스킬'일 것이다.


언니 나노라의 취향을 알면서도 그 말에 순종한 동생 나아라나, 동생이 결별한 남자친구에게 마지막 모습은 예뻐 보여야한다며, 자신의 기준에서 가장 좋은 것으로 치장을 해준 언니. 이것이 삶이고 가족이고 인생 아니겠는가.


나노라의 옷은 비록 싸구려에 싼 티가 철철 넘칠지 몰라도, 나노라의 마음만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족의 정이다. 세상의 잣대로 나노라의 인생은 마이너일지 모른다. 하지만 그녀만의 폼생폼사 철학은 그 세계에서 만큼은 당당한 메이저다. 문 작가는 나노라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눈물을 선사할 것이다.


SBS '폼나게 살거야' 김희정 <사진제공=SBS>
SBS '폼나게 살거야' 김희정 <사진제공=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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