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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좋은 일을 왜하나" MBC영화대상 폐지론 속사정

"남좋은 일을 왜하나" MBC영화대상 폐지론 속사정

발행 :

김현록 기자
2010년 제8회 대한민국영화대상 수상자들 <사진=MBC>
2010년 제8회 대한민국영화대상 수상자들 <사진=MBC>


대한민국영화대상이 사라질 전망이다. 2009년에 이어 2011년 시상식이 또 무산됐으니, 사실상 폐지라는 분위기다. 올 연말 확정되는 내년 사업안에서 대한민국 영화대상이 사라진다면 영구 폐지가 확정된다.


2002년 출발한 후발주자인 대한민국 영화대상은 초기부터 높은 상금을 내세웠다. 최우수작품상은 5000만원, 감독상은 3000만원, 각본상과 남녀주연상은 2000만원 등 매회 2억원 넘는 상금을 영화인에게 안겼다.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3'의 1위 상금이 5억원까지 오른 요즘이지만, 당시엔 파격적인 시작이었다. 지금까지도 국내 영화상 시상식 가운데 최고액의 상금이다. 결국 이것이 발목을 잡았다.


금융위기가 닥친 2009년,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1차례 영화제가 취소됐고, 2010년 어렵사리 열렸으나 2011년 다시 좌초했다. 상금을 비롯한 높은 제작비을 고려하면 비용 대비 효율이 나쁘다는 게 주된 이유다. 어렵게 열린 지난해 시상식도 시청률이 높지 않았다. 고비용을 이유로 있던 프로그램도 돈을 깎고 폐지하는 게 요즘 MBC 분위기다 보니 "그나마 대학가요제 계속하는 게 어디냐"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그러나 상금을 줄이거나 없애는 등 회생 방안을 찾는 대신 폐지를 대안으로 삼은 건 해묵은 내부 고민이 한 몫을 했다. 영화 시상식의 해묵은 논란을 없애고 아래 일반 관객과 전문가가 함께하는 공정한 시상식을 만들자는 취지로 시작, 성과를 냈지만 그 주최인 MBC는 방송사다. MBC 관계자들은 방송사가 영화상 시상식을 주최한다는 사실 자체가 영화상을 흔들어 왔다고 토로했다. 더욱이 정권과 사장이 바뀌면서 입지가 더욱 흔들렸다.


한 관계자는 "왜 방송사가 돈 들이고 공 들여 영화상을 주느냐, 왜 남만 좋은 일을 하느냐는 목소리가 내부에서 끊이지 않았다"며 "거액의 상금을 주고 영화인들의 공로를 칭찬하지만 사실 그 뿐 피드백은 거의 없었다"고 귀띔했다. 다른 관계자는 "영화상이 너무 많아 시작 당시와는 분위기가 다르다"며 "여기까지 온 것은 아쉽지만 존립이 어렵게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나 아쉬움도 크다. 전문 위원 500명과 관객으로 구성된 일반 위원 500명, 총 1000명의 심사 위원단이 투표로 수상자(작)를 결정했던 대한민국영화대상은 공정성 시비가 끊이지 않았던 영화 시상식에 새 활력을 불어넣었다. 1회 작품상 수상작인 '오아시스'가 6관왕, 2회 '살인의 추억'이 7관왕에 오르는 등 확실한 '그 해의 영화'를 알렸다는 점 또한 대한민국영화대상의 미덕이었다. 지난해 영진위 사업심사 '0점 논란'에 휘말렸던 '시'에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을 한꺼번에 안긴 것이 또한 영화대상이었다.


그 역사는 8회로 끝날 전망이다. 올해도 석연찮은 수상자 선정 과정으로 잡음을 일으킨 대종상이 50년 가까운 역사를 이어가고 있는 걸 생각하면 더 씁쓸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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