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명품 조연배우들의 활약이 극의 재미를 더한다.
지난 2월25일 첫 방송한 KBS 2TV 주말극 '넝쿨째 굴러온 당신'(극본 박지은 연출 김형석 이하'넝쿨당')이 어느 덧 11회를 맞이했다. 시청률 30% 돌파하며 주말 안방극장을 사로잡은 '넝쿨당'의 인기에는 중년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도 포함됐다.
'넝쿨당'은 여주인공이 시집살이를 하기 싫어 고아와 결혼했지만, 예상치 못하게 앞집 이웃이 시댁이 된다. 온갖 고난을 겪고 마침내 한 가족이 된다는 얘기를 담은 이야기다. 시청률 보증수표 김남주를 비롯해 유준상, 강부자, 윤여정, 장용, 김상호 등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주인공 아닌 주변 인물들도 빛이 난다.
장용은 극 중 '장수 단팥빵'집 주인이자 방귀남(유준상 분)의 아버지인 방장수 역을 맡았다. 그는 지난 9회에서 잃어버린 아들인 귀남과 재회하자 폭풍 오열을 했다. 그동안 푸근한 서민층 아버지 역할을 한 그의 눈물은 40년 연기 인생 내공이 담겼다.
방장수의 아내로 등장하는 윤여정의 연기도 돋보인다. 윤여정이 전작에서 기품 있는 사모님 역할을 주로 했다면, 이번 작품을 통해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국민 어머니'로 등극됐다. 앞집 사는 새댁인 차윤희(김남주 분)와 티격태격할 때는 코믹스러웠다. 서로가 고부관계 인지도 모른 채 술주정도 부렸고 신나게 뒷담화를 했다.
그러나 아들을 떠올릴 때는 금방 소심해지고 움츠러들었다. 마침내 아들 귀남과 상봉하자 하염없이 울었다.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너를 보고 죽어야 할 것 같아 죽지도 못했다. 잘 커줘서 고맙다"며 부둥켜안고 모성애를 표현했다.
마지막으로 배우 김상호의 코믹연기는 활력을 불어넣는다. 그는 극 중 귀남의 작은 아버지인 방정배 역으로 등장했다. 똑똑해 보이는 것과 달리 뻥쟁이로 아들인 방장군(곽동연 분)과 대화할 때 콩트 한 장면을 보는 것 같다.
장군이가 밥 먹다 대선관련 뉴스를 보면서 한국 초대 대통령은 이승만이 아닌, 이수만이라고 답할 때 그의 어이없는 표정은 최고였다. 충무로의 신 스틸러 다운 코믹함을 온 몸으로 표현했다.
이처럼 '넝쿨당'이 명품 조연배우들의 맹활약과 막장 없는 고부갈등으로 앞으로 어떻게 전개 될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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