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Starnews Logo

'방송과의 전쟁', 新 풍자 개그? "웃기려 했을 뿐"(인터뷰)

'방송과의 전쟁', 新 풍자 개그? "웃기려 했을 뿐"(인터뷰)

발행 :

이경호 기자
KBS 2TV '개그콘서트-방송과의 전쟁' 안일권 변승윤 김대범(좌측으로부터) ⓒ사진=이기범 기자
KBS 2TV '개그콘서트-방송과의 전쟁' 안일권 변승윤 김대범(좌측으로부터) ⓒ사진=이기범 기자


2012년 개그계는 웃음 풍년이다. 지난해에 이어 KBS 2TV '개그콘서트'는 개그맨과 개그우먼의 맹활약 속에 웃음보따리를 끊임없이 풀고 있다.


지난해 '개그콘서트'는 '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남자' '사마귀 유치원'의 사회 풍자개그가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에 힘입어 '불편한 진실'도 사회 풍자로 한바탕 웃음을 쏟아내게 했다.


2012년에도 풍자 개그의 열풍이 계속되고 가운데 최근에는 '개그콘서트'의 코너 '방송과의 전쟁'이 풍자 개그를 이끌고 있다. 이 코너를 이끄는 주인공들은 바로 변승윤 김대범 안일권 박성호 김장군 김혜선이다.


이중 변승윤 김대범 박성호는 모처럼 만에 새 코너로 돌아와 일요일 안방극장 시청자들을 잠을 설치게 하고 있다. 진지한 표정과 대사는 웃지 않고는 도저히 못 배긴다. 두목 김대범과 변승윤 박성호의 입담은 활짝 핀 벚꽃처럼 수수하면서도 화려하다.


'방송과의 전쟁' 멤버들은 신(新) 풍자 개그로 다음 무대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제 막 출발선을 넘어선 이들에게는 발 닿는 곳이 곧 길이 되고 있다. 세 사람은 한 무대에서 하나의 개그로 뭉친 것에 어깨동무를 한다.


'방송과의 전쟁'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이 코너의 제목은 한 영화를 떠올리게 한다. 바로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다. 영화가 모티브가 됐지만 지금 방송되고 있는 코너는 초창기 모습과는 많이 달랐다.


"처음에는 사실 정말 유치했다. 지금처럼 겉은 건달이고 파도 나뉘어져 있었다. 대학로 공연에서 해봤는데, 너무 단순해 나중에는 웃음이 끊겼다. 그래서 3주간 소재를 찾았고, 회의 끝에 방송심의를 다뤄보기로 했다. 변승윤의 발연기도 그 때 나오게 됐다."


시사, 연예이든 풍자개그를 풀어내기란 쉽지 않다. 이 아이디어의 시작은 개그 베테랑 박성호와 최근 개그 무대에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김대범의 아이디어였다.


"박성호와 김대범이 이 코너를 만든 주축 멤버다. 변승윤은 이후 발연기로 합류하게 됐다. 사실 이 코너는 처음에 건달 개그로 출발했다."


KBS 2TV '개그콘서트-방송과의 전쟁' 안일권 변승윤 김대범(좌측으로부터) ⓒ사진=이기범 기자
KBS 2TV '개그콘서트-방송과의 전쟁' 안일권 변승윤 김대범(좌측으로부터) ⓒ사진=이기범 기자

'방송과의 전쟁'은 여느 방송사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코너. 풍자의 수위도 만만치 않다. 시청자들은 한바탕 웃음을 쏟아내지만 개그를 하는 당사자들에게는 부담이 될 것 같은 느낌이다.


그러나 이런 걸 기우라고 해야겠다. 김대범은 이런 아이디어를 잘 내고 있고, 맏형 박성호는 적재적소에 포인트만 잡아 이야기를 잘 풀어낸다. 방송법 심의에 걸리지 않을 정도의 아이디어와 제작진의 도움으로 자체 필터링을 한다.


코너를 기획한 주요 인물인 김대범은 풍자 개그를 의도한 것은 아니라며 머쓱해 했다. 코너를 기획할 당시 스스로 재밌고 웃겨서 아이템을 만들기 시작했다.


"사실 저는 풍자를 잘 할 줄 모른다. 지식이 많은 것도 아니다. '아, 이런 걸 가지고 풍자 개그를 만들어 보자'는 생각은 없었다. 오해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풍자에 대한 사명감은 없다. 단, 웃기는 게 사명감이라면 그럴 수 있다."


변승윤과 안일권은 김대범의 이런 모습에 "김대범은 박학다식한 친구다. '방송과의 전쟁'을 함께 하면서 저런 아이템을 낼 수 있는 걸 보면 정말 대단하다"고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방송과의 전쟁'에 뒤늦게 합류한 변승윤. 과거 '초고속 카메라'로 한바탕 표정 개그를 선보였던 그는 모처럼 만에 무대에 서게 돼 기쁘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대범 안일권 역시 10년 지기가 한 자리에 모이니 기쁘다고 말했다.


"무대에서 대중들을 웃길 수 있다니 뿌듯하다. 제가 대스타도 아니지만 코너를 통해 주변에서 많은 관심을 보내주셔 감사할 따름이다. 좋은 웃음으로 대중들 앞에 꾸준히 서고 싶다."(변승윤)


"우리는 10년 지기다. 예전에 (변)승윤이 형에게 코너를 같이 하자고 제안했었는데 늘 거절했다. 한편으로는 서운한 점도 있었다. 이번에는 형이 우리가 연습하는 걸 보고 좋다는 말과 합류하게 돼 기쁘다."(김대범)


KBS 2TV '개그콘서트-방송과의 전쟁' 변승윤 김혜선 안일권 김대범(좌측으로부터) ⓒ사진=이기범 기자
KBS 2TV '개그콘서트-방송과의 전쟁' 변승윤 김혜선 안일권 김대범(좌측으로부터) ⓒ사진=이기범 기자


'개그콘서트'에는 '방송과의 전쟁' 외에도 '사마귀 유치원' '불편한 진실' '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남자' 등 크고 작게 사회 풍자 개그 코너가 있다. 그럼에도 '방송과의 전쟁'은 새로운 풍자개그로 각광 받고 있다.


"위에서 신선하다는 말을 많이 했다. 시사적인 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방송가의 이야기를 다뤄서 그런 것 같다. 최근 방송사 파업과 'K팝스타'를 다뤄 관심의 농도가 짙어졌다. 먼저 풍자라는 것에 국한되지 않고 시청자를 웃길 수 있는 개그를 할 예정이다."


'방송과의 전쟁'은 무엇보다 팀워크가 우선이다. 물론 이들의 팀워크 컨디션은 최고다. 변승윤은 서로를 격려하고 다독이는 게 좋은 무기라고 손꼽았다.


"김대범과 안일권이 많이 힘이 됐다. 박성호 형님도 물론이거니와 이 코너의 막내인 (김)장군, (김)혜선 역시 많은 힘이 된다. 이들과 처음으로 호흡을 맞추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불편함 없이 자연스럽다. 가족 같다."(변승윤)


이제 겨우 한 달 방송이지만 '방송과의 전쟁'은 '개그콘서트'에서 화제의 코너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무엇보다 방송법을 주로 다루고 있기에 소재와 아이템 또한 앞으로 무궁무진 하다.


"이제 딱 한 달 했다. 주변에서 좋다는 평이 많아서 기분이 좋다. 우리 코너가 집중 관심을 받기 시작한 거는 MBC '무한도전'이 결방에 대해 얘기했을 때가 아닐까 싶다. '무한도전' 결방에 시청자들의 갈증을 풀어냈다는 반응이다."


사진


방송에 대한 풍자 개그, 소재는 무궁무진하지만 적정선을 지키면서 시청자들 앞에 서기란 쉽지 않다. '방송과의 전쟁'은 앞으로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갈까. 김대범과 변승윤은 방향성을 떠나 가장 중요한 것은 웃음이라고 손꼽았다.


"방송에서 하는 풍자는 웃음이 목적이다. 앞으로 방송 흐름에 대한 부분을 콕콕 집어낼 생각이다. 이는 앞으로 방송가에 좋은 일들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시청자들이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김대범은 '방송과의 전쟁'에서 건달 두목 역할을 소화하고 있다. 그는 누군가 자신에게 진짜 건달처럼 생겼다고 해서 '나라는 사람이 무섭나?'고 생각한 적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웃음 뒤에 찾아오는 고뇌일까.


"두목의 느낌. 정말 건달처럼 생겼다고 하니 부담도 됐고, 걱정스러웠다. 그러나 역할에 제가 잘 어울리나 보다고 좋게 받아들인다. 칭찬이 아닐 수도 있는데. 그래도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있으니 그런 게 아닐까 싶다."(김대범)


변승윤과 안일권은 김대범의 고민에 "저런 착한 건달이 다 있어? 대범이처럼 마음이 여린 친구도 없을 거다. 겉으로는 무뚝뚝하지만 여리다."


2012년 새로운 개그 코드를 만들어 낸 '방송과의 전쟁'. 이를 이끌고 있는 이들의 활약이 끝없는 기대를 불러 모은다.


주요 기사

연예-방송의 인기 급상승 뉴스

연예-방송의 최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