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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이슈·신구조화.. 이것이 김수현작가 스타일!

대사·이슈·신구조화.. 이것이 김수현작가 스타일!

발행 :

윤상근 기자
김수현 작가 ⓒ사진=스타뉴스
김수현 작가 ⓒ사진=스타뉴스

귀에 쏙쏙 들리는 대사들과 눈길이 가는 주제의식, 그리고 세대를 아우르는 배우들의 집합까지. 이 모두 히트작가 김수현 작가만의 스타일이다.


오랜 시간에 걸쳐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아온 김수현 작가. 이제는 드라마의 모습만 봐도 김수현 작가가 썼는지 여부를 알 수 있을 정도가 됐다. 그만의 스타일에 익숙해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시청자들은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들을 보며 세대를 아우르는 출연진이 함께 모여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고, 그 속에서 특유의 희노애락을 그려내면서 즐거워하고 공감했다. 또한 드라마 속 배우들이 내뱉는 센스 있는 대사들을 접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드라마 속 이슈를 통해 각자 그 메시지에 답했다.


김수현 작가가 그려내는 드라마 속 고정 패턴들을 파악한 지도 오래됐다. 하지만 그 패턴이 식상하지 않고, 오히려 궁금증을 유발하고 드라마에 몰입할 수 있게 하는 요소들이라는 점에서 시청자들은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 10월27일 첫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JTBC 드라마 '무자식 상팔자'(극본 김수현 연출 정을영)에서도 그의 진가는 여지없이 드러난다. 평범하지 않은 대사는 기본이고 미혼모를 소재로 한 갈등 전개, 배우 이순재부터 걸그룹 멤버 손나은까지 세대를 넘나드는 캐스팅 등 김수현 작가만의 스타일이 묻어나는 설정이다.


ⓒ종합편성채널 JTBC 드라마 '무자식 상팔자' 방송화면
ⓒ종합편성채널 JTBC 드라마 '무자식 상팔자' 방송화면

귀에 쏙쏙! 김수현 작가 드라마는 대본에서 알 수 있다


"벼슬했어? 우길 걸 우겨야지. 천하의 고아도 아니고 무식한 것도 아니고 어린 것도 아닌 게. 이런 가당치 않은 일 벌여놓고 어떻게든 수습해야지. 집안에 미혼모 딸년 만들어놓고 내가 할아버지 할머니 얼굴 어떻게 봐. 동네 창피는 어떡하고. 네 동생들 혼사길 지장 없으란 법 있어?"


'무자식 상팔자' 속 인물인 이지애(김해숙 분)의 대사다. 미혼모가 된 딸 안소영(엄지원 분)의 모습에 분개해 자신의 속마음을 거침없이 쏟아 부었다. 그렇다고 안소영도 여기에 절대 지지 않는다. "3년 동안 꼼짝 않고 애만 키울거야. 3년 먹고 살 건 있어", "엄마 이러면 나 증발한다! 절대로 못 찾는 데로 사라진다고"라고 말한다. 역시 거침없다.


흔히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에 대해 생각할 때 '길고 빠른 대사'를 떠올리곤 한다.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김수현 작가가 쓰는 대사에는 일정한 말투가 있다', '마치 속사포 같다', '직설적이고 시원시원하다' 등 다양한 반응을 일으킬 만큼 그의 드라마에서 나오는 대사는 여느 드라마와는 분명 차이가 있다.


물론 '비현실적이다', '대사가 너무 길다' 등의 몇몇 반응을 보이는 시청자들도 적지는 않다. 실제 가족들이 많이 모인 자리에서 누군가 길게 얘기를 하는 경우도 많지 않거니와 대화를 할 때 주고받는 모습들이 생각보다 즉각적이거나 타이트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곧,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가 대사 처리를 중요시함으로써 시청자들이 극중 인물들이 떠는 수다에 집중하게 만들고 그 속에서 희열을 만들게 하는 요인으로도 작용케 하고 있는 것이다.


말 그대로다.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는 대본에서 알 수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 드라마 '무자식 상팔자' '천일의 약속', '인생은 아름다워' ⓒ제공=JTBC, SBS
(왼쪽부터 시계방향) 드라마 '무자식 상팔자' '천일의 약속', '인생은 아름다워' ⓒ제공=JTBC, SBS

미혼모부터 동성애·불륜까지..김수현 작가가 만드는 '이슈 메이킹'이란


이제까지 김수현 작가가 집필한 드라마들을 짚어보면 또 하나의 공통점을 찾아낼 수 있다. 바로 갈등을 만들어내는 '이슈'다.


'무자식 상팔자'에서는 '미혼모가 된 판사'가 이슈다. 이 세 마디 속에서 갈등 요소는 다 들어있다. 미혼모가 가져올 대가족 안에서의 파장과, 그 미혼모가 전직 판사였다는 사실이 가져올 또 다른 갈등, 그리고 미혼모이자 판사인 안소영의 앞으로의 행보 등 하나의 이슈가 가져올 극중 갈등은 무궁무진하다.


김수현 작가의 전작에서도 역시 이슈를 쉽게 찾을 수 있다. 김래원, 수애 주연의 드라마 '천일의 약속'에서는 '알츠하이머성 치매에 걸린 한 여성'의 이야기를 그렸다. 점차 기억을 잃어가는 모습을 바라보는 가족들의 시각을 절묘하게 다뤘다. 극중 치매에 걸린 이서연을 애절하게 연기한 수애가 이 작품을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내 남자의 여자'에서는 말 그대로 불륜을 소재로 했다. 남편과 사별한 40대 여성이 자신의 절친한 친구의 남편과 잘못된 로맨스, 그 이상의 선을 넘어가는 모습을 그렸다. 또한 '인생은 아름다워'에서는 '동성애'를 이슈로 꺼내들며 그 자체만으로 주목을 받았다. 동성애를 연기한 송창의와 이상우가 보여줬던 '간접 키스신'도 화제였다.


이렇듯 김수현 작가는 대한민국에서 이슈가 될 수 있는 다양한 소재를 절묘하게 조합하며 극 몰입도와 완성도를 높여왔다.


김수현 작가가 그리는 '대가족 드라마'는 한결같다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 속에는 가족이 있다. 그리고 그 가족은 언제나 식상하지 않고 한결같기만 하다.


세대를 아우르는 대가족 설정은 김수현 드라마가 그려온 대한민국 가족의 일상적인 모습이었다. '무자식 상팔자'만 보더라도 쉽게 알 수 있다.


대가족의 정점을 자리하고 있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의 세 아들과 며느리들, 그들의 아들, 딸과 손자며느리까지. 요즘 대한민국 사회에서는 흔히 보기 힘든 대가족의 풍경이지만, 아직까지 많은 시청자들은 대가족 안에서 벌여지는 일들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이는 핵가족으로 변화한 우리 사회에 대한 메시지이기도 하고, 가족 구성원이 많은 집안에 대한 동경을 불러일으킴으로써 '자녀는 많을수록 좋다'라고 간접적으로 외치는 것일 수도 있다. '무자식 상팔자'라는 반어법이 적용된 듯(?)한 제목도 그러한 취지와 무관하지는 않아 보인다.


연예인들이 팬들의 무관심이 아닌 욕을 먹으면서 활동하듯, '무자식이 상팔자다'라는 문구에 담긴 속내가 자식들이 너무 속을 썩이는 것에 대한 '배부른' 태도가 숨어있음을 말하려는 것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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