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 제작 현장 속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드라마의 제왕' 속 리얼함은 극의 완성도는 높였지만 흥행에는 아쉬움을 남긴 절반의 성공이었다.
지난 7일 오후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드라마의 제왕'(극본 장항준 이지효 연출 홍성창, 이하 '드제')은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 그려질 수 있는 모든 일들을 극 속에 담아내면서 방송 전부터 많은 관심을 가지게 했다.
'드제'가 그린 현실은 긴장감 넘쳤고, 리얼했다. 지난해 11월 첫 방송부터 그려진 '드제' 속 모습은 신속하게 돌아가는 이른바 '생방송 드라마'의 한 장면이었다. 방송 날 저녁이 돼서야 모든 촬영이 끝나 최종 편집 테이프를 오토바이를 타고 전달하는 상황은 최근 드라마 제작 현실이 얼마나 급박한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드제'는 이에 사고로 인해 사망자가 발생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그려내며 제작자 앤서니 김(김명민 분)이 방송 업계에서 물러나는 모습도 그려냈다.
'드제'가 그려낸 것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드제'는 S 방송사 국장 문상일(윤주상 분)이 제작비의 투명성을 강조하는 모습을 그리면서 최근 불거졌던 출연료 미지급 사태를 언급했고, 톱스타 강현민(최시원 분)이 자신의 이미지 추락을 막기 위해 음주운전 사고를 어머니의 병환을 핑계로 둘러대며 드라마 '경성의 아침' 주연 자리 하차 위기에서 벗어나는 모습도 그리며 이른바 '언론 플레이'를 연상케 하기도 했다.
이렇듯 '드제'는 실제로 드라마에 참여하고 있는 배우들과 방송사, 작가, 제작사 간에 일어날 법한 현실에서의 일련의 상황들을 극 속에 녹아내며 시청자들을 더욱 흥미롭게 했다.
'드제' 제작 관계자는 이에 대해 "분명 현실적인 극의 전개를 그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몇몇 극 속 상황들을 통해 특정 사건을 언급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드제'의 리얼함에 대한 출연진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제국 프로덕션 오진완 대표를 연기한 정만식은 최근 스타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드제' 속에서 그려지는 일들은 실제 모습과 최소한 50%는 같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S 방송사 남운형 국장을 연기한 권해효도 "'드제'가 현재 지금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들이 어떻게 만들어지면서 느껴지는 종사자들의 절박하면서도 어려운 과정들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전한 바 있다.
이들의 말처럼 현실보다 더 리얼한 드라마로서 '드제'가 가진 특색은 분명했고 뚜렷했다.
하지만 이러한 리얼함이 너무 과했던 탓이었을까. 긴장감 높은 극 전개와 배우들의 호연, 흥미로운 상황 설정 등 다양한 흥행 요소가 포진됐음에도 '드제'는 방송 내내 10%를 밑도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몇몇 시청자들은 이에 대해 "너무 리얼해서인지 자극적인 내용이 다소 불편한 부분인 것 같다", "뭔가 동떨어진 느낌을 받았다" 등의 반응부터 "극 전개가 빠르고 리얼해서 더 재미있다", "배우들의 열연이 극의 몰입을 더욱 높였다" 등의 반응까지 다소 엇갈리기도 했다.
'장르 드라마'로서 나름대로의 색깔을 가지며 리얼함으로 무장했던 '드제'는 아쉽게 흥행에서는 실패하며 절반의 성공으로 종영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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