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윤시윤(29) 을 보면 선한 얼굴과 함께 열심, 예의 등이 떠오른다. 매 작품마다 다른 매력을 갖고 있는 배우임을 보여줬다. 윤시윤은 지난 4일 종영한 KBS 2TV '총리와 나'(극본 김은희 윤은경 연출 이소연 제작 SM C&C)에서 엘리트 수행과장 강인호 역을 연기했다.
이름은 강인하지만 속내는 여린 아이였던 강인호. 그는 4개월간 살아왔던 강인호란 이름에서 벗어나 배우 윤시윤으로 돌아왔다. 윤시윤에게 '총리와 나', '시청률과 배우' , '30대'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예능 속 윤시윤의 모습이 떠올랐다면 잊어라. 그는 소신이 뚜렷하면서도 영민한 사람이었다.

◆ "윤시윤을 억누르다..강인호는 제3자의 인물 "
윤시윤은 드라마 종영 후 2~3일 휴식을 가졌다. 쉬는 동안 친구들도 만났고 하고 싶었던 것들을 했다. 작품을 하는 동안 강인호로 살았고 그의 사고방식이 100% 이해돼 극의 흐름이 저절로 파악됐다. 극중 남다정(윤아 분)을 갖기 위해 소유욕을 극대화 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행복이 먼저였다.
"제가 4개월 정도 인호로 살아오면서 윤시윤이란 인물을 억누르려고 했어요. 인호를 연기하면서 반성한 부분도 있어요. 사랑에는 여러 형태가 있어요. 로맨틱할 수도 있었겠지만 사실 인호는 현실적이고 내면에 상처가 있어요. 그에게 남다정은 쉼터이자 소울 메이트 같은 존재에요. 각자 남녀다 보니 사랑의 형태로 보인 것 같아요. 사랑에 대해서는 저만의 이해하는 것들이 있어야 한다고 봐요."
윤시윤이 해석한 강인호는 어떠했을까. 윤시윤은 원형감옥을 예로 들었다. 강인호가 원형 감옥 한 가운데서 다른 인물들을 지켜보는 것이었다. 17회 마지막 에서도 그가 내레이션을 한 것도 가장 담담하게 남다정, 총리를 제3자의 시선에서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이었다. 1회에서 남다정과 첫 만남에 등장한 스페인어는 원래 불어였다는 비하인드도 들을 수 있었다. 전작에서 스페인과 관련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동안 작품 해온 것들을 돌아보니 극중 대학을 졸업한 엘리트 캐릭터가 처음이에요. 작품하면서도 정장을 입을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처음엔 걱정도 조금 했어요. 제가 회사원이 아니니 정장 자태를 잘 살려낼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KBS 2TV '제빵왕 김탁구', 케이블채널 tvN '이웃집 꽃미남'까지. 편한 옆집 동생 같다가도 학교 선배의 훈훈함이 풍겼다. 윤시윤하면 떠올리는 이미지는 다양했다. 그에게 '총리와 나'는 어떤 의미인지 궁금했다.
"음식으로 치면 '총리와 나'는 신선한 음식이에요. 그동안 늘 같은 것들을 먹진 않았는지, 내가 먹고 싶은 것만 먹은 건 아닌지 반성을 했어요. 매 시즌마다 나오는 작품은 한정돼 있는데 말이에요. 늘 볼 수 있는 모습보다 특이하고 새로운 시도의 드라마로 만족감을 드리고 싶었어요. 분식집으로 치면 어딜 가나 제육덮밥은 맛있잖아요. 그래서 한 번쯤은 평양냉면을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시청률 알지만..배우니까 만족감에 최선"
작품은 최근 막장논란이 일고 있는 드라마 속에서 따뜻한 애기를 선보였지만 시청률 얘기를 피해갈 수 없다. 그에게 시청률에 대한 돌직구를 던졌다. '총리와 나'는 동시간대 2위까지 오르며 저력을 보여줬지만 시청률은 평균 5~6%대를 형성했다. 윤시윤은 겸허히 받아들였다.
"저는 일본 영화중에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라는 영화를 좋아해요. 그 영화 보면 정말 이기심의 끝을 보여주는데 마지막에 우리는 이게 드라마다라는 부분이 나와요. 시청률 평에 대해 알고 있고 배우로서 책임회피를 하지 않을 거고 남 탓도 안 할 거 에요. 배우는 시청률에 신경을 쓸 수 없어요. 그건 시청자의 선택이지 제 맘대로 되는 건 아니잖아요. 그렇지만 만족감을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 해야 해요."
윤시윤은 '총리와 나'를 통해 만인의 이상형 윤아와 호흡을 맞췄다. 윤시윤은 윤아를 여신으로 정의했다. 윤아가 갖고 있는 털털함과 감성에 아낌없이 칭찬했다.
"윤아는 성격이 정말 좋아요. 구김살이 없어요. 단어 그대로 여신이에요. 저도 윤아가 여신이란 것 인정해요. 그게 윤아의 장점이에요. 저도 어리지만 윤아를 보면 잔잔하면서도 감정에 깊이가 있어요. 수채화 감성도 있어요. 아마 윤아는 연기 내공이 쌓일 수록 진가를 발휘할 것 같아요. 동료로서 보증해요. 전작을 했던 박신혜가 프로다운 멋진 여배우라면 윤아는 아날로그적이지만 감정이 풍부한 친구에요."
윤시윤은 작품 초반부터 종영까지 틈틈이 극중 총리 권율이었던 이범수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윤시윤이 밝힌 이범수는 끊임없는 도전을 좋아하고 모든 것을 아름답게 바라보는 등 미학에 남달랐다.
"이 작품을 하게 된 것 중 하나가 프로의 가르침이 그리웠다는 점이에요. 작품 하면서 프로로부터 배움을 얻었어요. 선배님의 연기는 저에게 다 가르침이었어요. 첫 번째는 완벽한 대본이해였고 그 것을 바탕으로 위트와 센스를 가미했어요. 같은 장면이여도 시청자가 보기 좋도록 다듬고 표현하세요."

◆ "최선을 다해 쥐어짜고파..행복한 사람 되고 싶어 "
윤시윤은 지난해 SBS '일요일이 좋다-맨발의 친구들'로 고정 예능인을 경험했다. 야심차게 출발했지만 아쉽게도 11월 폐지돼 첫 예능에 씁쓸함을 느껴야 했다. 결과적으로 얻은 것도 있다. 모든 경험을 성공여부로 나누지 말고 의미에 가치를 두기로 했다.
"'김탁구'때 정말 상상할 수 없는 기쁨을 만끽 했어요. 삶은 마치 수미쌍관 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지금 느끼는 건 어리니까 허세 부리지 말자에요. 세상은 늘 결과물을 내놓으라고 하고 뭐 했냐고 하지만요. 어른 아이가 되고 싶어요. 작품 선택도 어른 아이에 초점을 맞췄었어요. 예능 역시 마찬가지에요. 꺼벙하단 말을 들어도 인간 윤시윤 그대로니까. 다시 제의가 오면 기쁘게 하고 싶어요."
윤시윤의 나이 29세. 그에게 군입대에 대해 조심스럽게 질문했다.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은 거의 다 온 것 같다는 거예요. 제가 우선 배우로서 가진 모든 것을 최선을 다해 쥐어 짜내고 싶고 그것을 다 해낸다면 언제가 됐건 이에요. 지금 임박한 것 같아요. 제가 갖고 있는 소중한 의무니까요."
윤시윤은 이제 30대를 앞두고 있다. 이제 10개월 정도 남았다. 20대의 윤시윤과 30대의 윤시윤은 어떻게 달라질까.
"아직 전 애 같은데 정말 안 믿겨요. 자신도 없고 두렵기도 해요. 왜냐면 모든 책임감이 요구되니까요. 그래서 30대는 35살을 기준으로 보기로 했어요. 그땐 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일 혹은 개인적으로. 20대는 공격적이었으니까 너그러워 지고 싶어요. 결혼도 하지 않았을까요? 아니. 연애가 먼저이겠죠? 하하."
김성희 기자shinvi7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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