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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 "오현경과 라이벌..男, 결국 내게로"(인터뷰)

김희정 "오현경과 라이벌..男, 결국 내게로"(인터뷰)

발행 :

김성희 기자

KBS 2TV 주말연속극 '왕가네 식구들' 오순정 역

배우 김희정/사진=이기범 기자
배우 김희정/사진=이기범 기자


KBS 2TV 주말연속극은 대대로 흥행불패 신화를 썼다. 주말극의 체감 인기를 알려면 '동네 찜질방을 가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지난 16일 종영한 '왕가네 식구들'도 마찬가지였다. 어딜 가나, 남녀노소 화제를 모았다. 작품은 47.8%(닐슨 전국기준)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작품은 사회적 문제를 문영남 작가만의 스타일로 풀어냈지만 그 중에서도 삼각로맨스를 형성했던 캐릭터들이 극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이름처럼 순정이 가득한 오순정 역을 연기한 배우 김희정(44)을 만났다. 그동안 그에게 억세고 당찬 이미지가 강했다면 이번 작품을 통해 청순가련이라는 반전 매력을 엿 볼 수 있었다. 김희정은 연기변신에 성공했다.


배우 김희정/사진=이기범 기자
배우 김희정/사진=이기범 기자


◆ "나라면 그냥 미호 데리고 산다"


작품은 캐릭터들이 각자 원하는 것을 이룬 해피엔딩이었지만 독특하게 30년 후로 설정했다. 결말에 대해 일각에서는 막장이라고 할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김희정은 단순히 막장논란으로 볼 것이 아니라 그 안에 각자를 돌아보라는 메시지가 있음을 강조했다. 현실이 때론 더 막장같은 순간도 있기에 돌이켜 생각해볼 의미가 있었다.


"다들 30년 후 장면을 재밌게 연기했어요. 문영남 선생님은 삶이 평탄하고 이상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독특한 인물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라는 의미를 부여했어요. 사람이 쉽게 변하는 건 아니지만 극중 인물들은 변화했고 과정들도 등장했어요. 그리고 자신과 가정의 화목을 찾으라는 메시지도 같이 던졌어요. 개과천선만이 목표가 아니라 애초에 그런 짓을 하지말자에요. 사람이 자기 멋대로 여도 어차피 돌아갈 곳은 가정이라는 의미에요."


극이 후반부로 오면서 조성하의 아내 찾기에 이목이 집중됐었다. 케이블채널 tvN '응답하라 1994' 남편 찾기 못지않았다. 김희정이 연기한 오순정은 여러 우여곡절 속에서 사랑을 쟁취했다. 인생에 순응하고, 남에게 폐를 안 끼치며 살아온 그에게 주어진 선물이었다. 실제 김희정이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지 궁금했다.


"저라면 민중이를 안 찾았을 것 같고 혼자 미호를 데리고 잘 살았지 않았을까요. 대사 중에 형부에게 '달라진 것은 없다'고 한 적도 기억나네요. 극중 고민중이 이혼을 하고 고난을 겪는 것들을 보면서 연민을 비롯해 여러 복잡한 감정을 느낀 것이 컸던 것 같아요."


극 중간에는 김희정과 조성하가 살림을 합치면서 행복도 잠시나마 등장했다. 이때 육아 갈등 문제도 등장했다.


"사회적으로 이혼가정이 많아지면서 재혼가정도 증가하고 있어요. 결혼이 집안의 문제라면 재혼은 육아 문제가 큰 걸림돌 이지 않을까요. 실제로 이런 고민을 하고 있을 사람들도 있을 건데 그 부분을 잘 조명한 것 같아요. 일련의 에피소드를 통해 한 번 잘 고민하고 결정하라는 의미를 보여줬어요."


배우 김희정/사진=이기범 기자
배우 김희정/사진=이기범 기자


◆ "문영남 작가, 인연을 소중히 하는 분"


지고지순했던 김희정과 조성하의 중년의 로맨스도 빠질 수 없다. 그는 지난달 19일 방송된 42회 옥상 키스신 촬영 에피소드에 대해 언급했다.


"조성하 오빠와 MBC '욕망의 불꽃'을 같이 한 적 있어요. 그 장면 촬영 전에 같이 추어탕을 먹었어요. 둘 다 서로 편하니까 '마늘 먹어? 에이 그냥 먹자'라고 했었어요. 사실은 그날 엄청 추웠던 것만 기억 나네요."


김희정은 문영남 작가 KBS 2TV '소문난 칠공주', '수상한 삼형제', SBS '폼나게 살거야','조강지처 클럽' 등을 함께 했다. 그에게 문 작가는 큰 존재였다.


"제가 좀 선생님 작품을 많이 한 것 같아요. 저는 문영남 작가 선생님을 나문희, 장용, 김해숙 선생님을 비롯해서 현경이, 태란이 보다 늦게 만났지만 저에게 여러 기회를 주셨어요. 인연을 참 소중하게 생각해주신 것 같아요. 마침 캐릭터도 다 달랐어요. 감사한 마음에 선생님께 때로는 죄송할 때도 있었지만 다음에도 제가 함께 할 수 있을지 저도 궁금해요."


'왕가네 식구들'에는 개성이 뚜렷한 연기파 배우들이 총 출동했다. 김희정 역시 자신이 맡은 오순정 역을 잘 소화해냈지만 모니터 하면서 다른 배우들의 연기에 깜짝 놀랄 때가 많았다. 자신을 겸손하게 만든 작품이었다. 연기 뿐 만 아니라 회식 팀워크도 끈끈했다.


"배우들의 연기를 보면 '어떻게 저렇게 하지?' 싶었고 '나만 잘하면 된 다'라고 생각했어요. 너무 좋은 사람들을 만났어요. 이러기 쉽지 않은데. 다들 인성도 훌륭하고 끼도 많았어요. 오만석, 최대철, 한주완 등 뮤지컬을 하던 배우들이 많아서 인지 회식 때 노래방 가면 엄청났어요. 조성하 오빠도 짧은 다리로 팔짝 뛰면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해냈어요. 재밌겠죠?"


배우 김희정/사진=이기범 기자
배우 김희정/사진=이기범 기자


◆ "오현경과 또 연적? 남자들은 나에게로"


그러고 보니 김희정은 오현경과는 지난 2008년 방송된 SBS '조강지처 클럽'에서도 만났다. 그때도 남자배우 안내상(한원수 역)한 명으로 싸웠고 이번에도 또 남자 한 명을 두고 각축전을 벌였다. 두 사람에게 문 작가라는 공통점이 있었고 덕분에 인연이 됐다.


"이번에 또 연적으로 만났어요. 역대 미스코리아와 제가 라이벌로 등장했지만 결국 극중 남자들은 다 저에게 왔네요. 이번 작품 하면서 현경이한테 '또 너니?'라고 말한 게 기억나요. 기 싸움요? 현경이와는 작품을 같이 하면서 호흡도 맞췄기에 따귀 맞는 장면에서도 든든했어요. 사실 맞는 연기도 합이 중요하기 때문이에요. 사석에서도 편하게 지내는 사이에요."


김희정은 지난 1991년 SBS 공채탤런트1기로 데뷔했다. 힘든 단역시간을 거치면서 스스로를 단련했다. 결과적으로 김희정은 시청자를 웃고 울리는 명품배우가 됐다. 지금의 김희정이 23년 전 김희정에게 어떤 말을 하고 싶을까.


"'희정아 해냈다. 결국은 니가 원하는 대로 됐어'라고 말하고 싶어요. 전 한 번에 뜨는 배우가 되는 것보다 진짜 배우로 남고 싶었어요. 단역 기간을 오래하면서 한 단계씩 올라갔으면 했었어요. 그때 만약 큰 역할을 줬다면 오히려 거절했을지도 몰라요. 그동안은 준비과정이었다고 생각해요. 이제 서야 저에게 배우라는 호칭이 어울리는 것 같아요. 사람을 이해하고 인생을 이해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김성희 기자shinvi7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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