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기자 임성언(30)은 독특한 이력을 가졌다. 지난 2003년 KBS 2TV 예능프로그램 '자유선언 토요대작전-산장미팅 장미의 전쟁'(이하 '산장미팅')으로 이름과 얼굴을 알렸다. 벌써 데뷔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아직 임성언에게 '산장미팅'의 이미지는 분명 강하다.
17일 오후 스타뉴스와 만난 임성언은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데뷔 당시의 모습을 갖고 있었다. 상냥하고 발랄하면서도, 예전보다 많이 진중해진 모습의 임성언에게서 그간의 공백기가 느껴졌다. 임성언은 지난 2012년 SBS 드라마 '부탁해요 캡틴' 이후 약 2년간 브라운관에서 보이지 않았다.
"쉬는 동안 연기 공부도 하고 공연도 했어요. 대학로 공연을 하는 동안 직접 관객들과 만나 호흡하는 시간을 가졌죠. 공부하면서 친척이 운영하는 카페에서 경영 공부도 하고 바리스타 준비도 했어요. 모든 음료는 마스터 했죠.(웃음) 알아봐주시는 손님도 있었고, 낯이 익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었어요. 'TV에 나왔던 분은 맞죠?'라고 물어보는 분도 있었고. 데이트 신청도 몇 번 받아봤고요.(웃음)"
공백기 기간 동안 힘든 점이 있었냐고 물으니, 임성언은 사람들의 아무렇지 않은 '질문'이었다고 대답했다.
"제가 방송에 나오지 않으니 사람들은 '뭐하고 지내?' '방송 안 해?'라고 묻곤 했어요. 사실 연기를 하고 싶지 않아서 안 한 건 아니었거든요. 뜻하지 않게 기회가 없었고, 그래서 공백 기간이 생긴 건데 그런 부분을 너무 쉽게 묻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받기도 했어요. 그래서 외부에 나가 사람들을 만나고 관계를 맺는 것을 피하곤 했죠."

임성언은 지난 11일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그 시절 톱10'에 출연해 당일 포털 사이트 검색어 순위에 하루 종일 자리를 차지했다. 대중들은 임성언의 소식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이에 임성언은 기분이 좋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부담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 시절 톱10' 이후 뜨거운 관심이 정말 감사했어요. 부담감도 있었죠. 그런데 그 부담은 용기로 느껴지기도 했어요. 그 부담을 기다리고 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죠. 부담에서 힘이 느껴졌거든요. '이제 정말 시작하는구나. 열심히 해보자' 하며 스스로를 다지는 시간이 됐어요."
현재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배우들 중 의외로 '산장미팅' 출신의 배우가 많다. '그 시절 톱10'으로 임성언이 관심을 받았던 당시, 함께 출연했던 이윤지, 강정화, 최하나, 김빈우 등의 배우도 함께 화제로 떠올랐다. 임성언은 솔직한 심정으로 잘 된 배우들에 대해 부러움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사실 TV에 나오는 모습을 보면 부러운 마음이 있었어요. '나도 저 자리에 있어야 하는데'라는 생각도 들었죠. 그런데 어릴 때라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마음도 급했어요. 저도 얼른 그 배우들을 따라가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죠. 지금은 오히려 주위를 돌아보고 주변을 챙길 수 있는 여유가 생겼어요. 그래서 더 좋은 것 같아요."

'산장미팅' 이미지는 과연 임성언에게 낙인일까, 오히려 도움일까. 임성언은 '산장미팅'이 없었으면 지금의 자신은 없었을 거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산장미팅'이 아니었으면 제 이름을 어떻게 알렸을까 싶어요. 정말 고마운 프로그램이에요. 그런데 아쉽게도 연락하는 멤버들은 없어요. 당시 저는 휴대폰이 없어서 멤버들과 연락할 기회가 없었어요. 아쉽죠."
임성언은 오는 7월 방송되는 SBS 아침드라마 '청담동 스캔들'(극본 김지은 연출 정효)에서 청담동 둘째 며느리 재니 역을 맡는다. 오랜만에 얼굴을 비치는 복귀작이라 임성언은 기대와 부담을 동시에 느끼고 있었다.
"재니는 야심과 야망이 있는 캐릭터에요. 아마 첫 방송이 시작하면 미움을 받을지도 모르겠어요.(웃음) 사실 야망이 있는 재니의 모습은 공백기의 저의 모습과 비슷한 것 같아요. 첫 대본 리딩 때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끝난 게 아쉬울 정도였어요. 정말 많이 기대하고 있고, 많은 관심 가져준 만큼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도 해요."
어느 덧 서른. 배우로서 다시 발을 내디딜 각오를 전한 임성언에게 결혼에 대한 계획은 없냐고 물으니 "좋은 사람이 있으면 빨리 하고 싶다"라고 대답했다.
"또래 친구들이 벌써 엄마가 됐어요. 친구의 아이에게 '이모'라는 소리를 들으면 짠해지곤 해요. 일반인 남자친구와 헤어진 지는 1년 반 정도가 됐어요. 좋은 사람 있으면 당장이라도 결혼을 하고 싶어요."

다시 날개를 달고 날 준비를 마쳤다. 임성언에게 쏟아진 관심이 '청담동 스캔들'까지 이어져 그간의 공백기가 임성언의 말대로 용기를 주기 위한 시간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임성연 역시 "대중들의 관심에 힘입어 계속 응원을 받을 수 있게 활발하게 활동하고 싶어요"라며 다시 한 번 의지를 다졌다.
김영진 기자muri@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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