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앞두고 걱정에 잠까지 설쳤다는 그는 기자를 보자마자 걱정 가득한 눈으로 "다른 사람들 보니까 어려운 말도 많이 하고 하던데, 저도 그렇게 해야 하나요?"라고 물었다. 편안하게 해도 된다고 하자 "멋있는 포즈로 사진 찍는 것도 너무 어색했어요"라고 금세 너스레를 떨었다. 그냥 말하는 대로 솔직하게 적어달라며 사람 좋은 미소를 짓는 이 배우, 뭔가 달랐다. 호감형 외모에 유쾌한 매력까지 뿜어내는 한근섭(30)과의 만남은 한 시간이 삼십 분처럼 느껴졌다.
한근섭은 지난 8일 종영한 KBS 2TV 월화드라마 '무림학교'에서 최호 역으로 안방극장을 찾았다. 그는 작품을 마친 소감을 묻자 "5개월 동안 촬영을 했는데, 끝나니 백수가 된 기분이다"라고 웃었다.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참여했던 작품은 처음이라 애착이 많이 갔어요. 좋은 동료들과 좋은 배역으로 함께할 수 있어서 즐거웠죠. 사실, 끝났다는 것이 실감이 나질 않네요.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어요. 형으로서 제가 동생들을 이끌어줬어야 했는데 동생들이 오히려 더 어른스러웠던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조금 더 노력을 했으면, 그림이 더 잘 나올 수 있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들고요. 그래도 촬영을 하면서 정말 많이 배웠어요. '무림학교'가 앞으로 제 연기생활에 좋은 밑거름이 될 것 같아요."

촬영 현장 분위기가 어땠느냐고 묻자, 한근섭은 "우리 얘들(동료 배우들)이 다 너무 착해요"라며 자랑을 늘어놨다. 그의 입가는 동료들 칭찬으로 침이 마를 새가 없었다.
"이현우는 주인공이라 신경 쓸 부분도 많았을 텐데, 먼저 다가와서 다 같이 어울릴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줬어요. 초반에 시청률이 생각만큼 나오지 않아 기운이 빠질 때도 나서서 파이팅을 외쳐줬고요. 나중에 현우에게 '그 때 정말 멋있었다'라고 말하기도 했죠. 서예지는 일단 연기를 너무 잘하니까요. 더 많이 친해지지 못한 아쉬움은 있는 것 같아요. 홍빈이는 아이돌 출신 연기자라는 주위 시선 때문에 힘들었을 텐데도 항상 웃음을 잃지 않고 잘해줬어요. 촬영장 분위기가 정말 훈훈했고, 다들 즐겁게 촬영했던 것 같아요."
'무림학교'는 당초 20회로 제작 중이었지만, 제작비 문제 등으로 KBS와 제작사가 갈등을 빚으면서 16회로 조기 종영을 했다. 한근섭에게 작품에 참여한 배우로서 아쉬움이 남지 않느냐고 묻자 "솔직히 아쉽기는 하다"라고 입을 뗐다.
"뒤에 아직 할 이야기가 더 있었는데, 그 이야기를 끝까지 그리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쉬웠던 것 같아요. 상황이 그렇게 되다 보니 저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압축해서 전하게 됐잖아요. 저나 엽정(알렉산더 분) 등 방송 후반부에 나와서 활약을 할 인물들이 있었는데 그것을 다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이 안타까웠죠. 그래도 개인적인 결말은 만족해요. 제가 왕치앙(홍빈 분) 회사에서 일하는 최실장으로 나왔거든요. 요즘 취업도 어려운데 최호는 성공했더라고요.(웃음)"
(인터뷰②)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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