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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우 감독 "'트랩'은 소시오패스에 대한 보고서"[★FULL인터뷰]

박신우 감독 "'트랩'은 소시오패스에 대한 보고서"[★FULL인터뷰]

발행 :

한해선 기자
박신우 감독 /사진=OCN
박신우 감독 /사진=OCN


OCN이 또 하나의 파격적인 시도를 했다. 드라마틱 시네마(Dramatic Cinema)라는, 그야말로 드라마 형식인 영화라는 장르의 새 결합을 선보인 것. 그 시작이 된 '트랩'은 총 7부로 방영되면서 매회 압축적이고 쫀쫀한 전개로 시청자들을 몰입케 만들었고, 최고 시청률 4.0%(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로 성공적인 포문을 열었다.


'트랩'은 알 수 없는 덫에 걸린 국민 앵커 강우현(이서진 분)을 중심으로 베테랑 형사 고동국(성동일 분), 스타 프로파일러 윤서영(임화영 분) 등이 사건의 전말을 파헤치는 하드보일드 추적 스릴러.


'트랩'은 주인공 강우현이란 덫으로 시청자들을 묶었다. 강우현은 극 초반 아내와 아이를 모두 잃은 선량한 피해자로 출발했지만, 후반에 그가 가장 거악의 소시오패스였단 사실이 밝혀지면서 최대 반전을 선사했다. 이런 반전을 몰랐던 시청자들은 이서진에게 표정 연기가 어색하다며 새삼 '연기력 논란'을 제기했지만, 어쩌면 이로써 이서진의 소시오패스 열연이 입증된 바.


이서진뿐만 아니라 성동일, 임화영 등 '트랩'에 출연한 모든 배우의 캐릭터가 그 짧은 7부작 안에 살아나면서 연기력을 재조명 받게 됐다. 영화감독 박신우의 드라마 분야 도전은 비교적 성공적. 앞서 영화 '백야행 - 하얀 어둠 속을 걷다' '분노의 역류' 등을 선보이면서 제9회 부산국제영화제 선재상, 제4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 제3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단편의 얼굴상을 수상한 바 있다. '트랩'으로 박신우 감독을 만나 봤다.


박신우 감독 /사진=OCN
박신우 감독 /사진=OCN


-첫 선을 보인 드라마 '트랩'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종영했다.


▶이전까진 영화를 하다가 드라마는 처음 접하는 포맷이다보니 연출하면서 힘든 부분도 많았는데 무사히 잘 정리된 것 같아서 다행이었다. 다음 행보를 더 고민하게 됐다.


-차기작이 영화도 될 수 있고 드라마도 될 수 있단 말인가.


▶아직은 '트랩'에서 벗어나지 않았는데 대본이 가장 중요하겠다. 드라마, 영화 가리지 않고 여러 포맷으로 열어두고 있다.


-'트랩'이 드라마틱 시네마란 파격적인 형식으로 제작된 배경은?


▶필름몬스터라는 영화사에서 영화로 준비하던 작품이었다. 내용이 너무 세고 뒷 결말의 반전이 보는 분들에게 불편할 거란 맹점도 있었다. 제작 난항을 겪던 중에 OCN에서 드라마화를 적극적으로 제안해줘서 만들어 볼 수 있겠다 싶었다. 평소 드라마 진출도 하고 싶었다. 요즘 드라마들은 퀄리티가 높지 않은가. '도깨비' 등 판타지에서도 과감해진 것 같다. 특히 '트랩'은 드라마가 더 좋은 포맷인 것 같았다.


-영화와 드라마, 연출의 차이점은 무엇이었나?


▶내가 하고자하는 이야기를 붓을 들고 하느냐 연필로 데셍하느냐의 차이겠다. 영화는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게 좋았고, 드라마는 풍성하게 캐릭터를 보여준 게 좋았다. 경계를 별로 생각하지 않는 편이었다. 드라마화 하면서는 캐릭터들에 시간이 필요한 서사와 감정을 잘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다. 한편으론 2시간짜리를 연출하다가 방대한 양을 소화하려다 보니 부담감이 있기도 했다. 그 가운데 콘티를 놓치지 않으려 했다. 드라마에선 콘티가 없지만 영화에는 콘티가 있다. 영화와 다르게 접근하면서 감독으로서 영화적인 부분을 놓치지 않고 디테일하게 설계하려 했다.


박신우 감독 /사진=OCN
박신우 감독 /사진=OCN


-앞으로 드라마틱 시네마의 제작이 많아질 거라 전망하나.


▶많아질 것 같다. 많은 분들이 '시네마틱 드라마'라고 아실 텐데 '드라마틱 시네마'다. 그만큼 영화적인 것을 많이 보여주려고 했다. 처음부터 영화적인 걸 상기하면서 연출했다.


-이서진이 분한 강우현 캐릭터가 후반부에 '안티히어로'로 변모하는 건지에 대한 기대 반응도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강우현이 저지른 원죄가 너무 컸다. 아이를 그렇게까지 만든 사람에 '히어로'를 붙이면 안 됐다.


-'트랩'에서 숨겨진 장치가 있었다면?


▶아이들의 장난감이었다. 강우현 아들이 가진 장난감은 타나토스로, 악의 캐릭터였다. 고형사가 아이에게 주려는 장난감 선물은 에반인데 선의 캐릭터로 차이를 뒀다.


-강우현의 소시오패스 실체를 밝히는 마지막 엔딩 반전이 '트랩'의 최대 트랩이었나.


▶오히려 반전이 중요한 드라마라 생각하진 않았다. 영화로 했다면 그냥 뒷통수를 때리고 끝났을 거다. 드라마로 가면서 반전이 밝혀진 후 악인이 행한 행위와 방식을 제일 중요한 메시지로 생각했다. 악인으로서 혀를 내두를 수 있는 방식이어야 강우현을 매력적인 악인으로 보일 수 있겠다 생각했다.


박신우 감독 /사진=OCN
박신우 감독 /사진=OCN


-'트랩'이 시청자들에게 주고 싶었던 중점 메시지는?


▶'트랩'은 소시오패스에 대한 보고서였다. 요즘 사람들 중에 소시오패스가 5분의 1 정도로 많이 있다고 하더라. 그들을 대처하는 방법의 고민을 해보는 이야기였다. 소시오패스 집단도 있지만 강우현이란 이종의 인물도 있다는 걸 보여줬다. 자신을 선의의 피해자로 만들면서 일을 저질렀는데 소시오패스의 목표는 정체를 들키지 않는 것이라 생각했다. 어떤 학자는 '소시오패스는 신인류로 진화한 것'이라고 했다더라. 오너나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그런 사람들이 많다고도 하더라. 소시오패스적인 선택을 많이 하는 사람들이의 사회 문제를 짚어보고 싶었다.


-극 중 강우현이 등장하는 장면에서 뱀이 자주 등장했다. 어떤 메타포였나.


▶소시오패스가 사람과 관계를 맺으면서 상대의 캐릭터를 빨아먹고 자기만 성장한다. 뱀이 허물을 성장의 흔적으로 남겨놓듯이, 강우현을 통해 악이 점점 성장하는 걸 보여주려 했다.


-이야기 속에서 사회 권력층을 저격한 이유는?


▶개인적으로 소시오패스를 만났던 것 같다. 그래서 분노했던 차에 원안을 받게 됐다. 원안에서는 주인공이 사적인 자기 방어를 했다. 여기에 내 이야기를 할 수 있겠다 생각했다. 소시오패스와 사이코패스의 차이는 뭘까 생각했는데 학명의 차이만 있을 뿐인 것 같다. 이기적이고 양심 없는 사람을 그렇게 부른 것일 텐데, 둘은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트랩'에선 그런 악당을 피하기 위한 방법론을 고민했다. 방법으론 세 가지가 있다. 첫 번째, 그들을 만나면 피한다. 두 번째, 선의의 연대를 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이간질과 거짓말의 천재이기 때문이다. 세 번째, 소시오패스를 잡기 위해 더 큰 악에 접근한다. 이 것들은 고형사가 보여준 방식이다.


-권력층을 연출자로선 어떻게 그리고 싶었나.


▶'도련님'이라 불린 국내 굴지의 대기업 막내아들 이시훈에 대해 일본어가 오히려 불편하게 느껴지게끔 대사를 말해달라고 주문했다. 악당 무리를 일부러 희화화해서 그렸다. 어린 사람이 대장 노릇이고 나이 든 사람이 굽실 거리도록 했다.


-시청자들에게 마지막 한 말씀.


▶'트랩'이 짧긴 했지만 한 번 더 봐주시면 또 다른 재미로 봐주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켜켜이 숨겨놓은 얘기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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